멋지게 늙어가는 노인처럼... - 제니스 zkb-2

애플 확장2를 시작으로 좀처럼 알프스 슬라이더를 벗어날 수가 없더라구요,,
클릭은 어떤지,,, 또다른 넌클릭은 어떤지,, 리니어는 어떤지..
제 주머니 사정과는 다르게 많은 궁금증만 불러 일으키는 ...

디지펜님으로 부터 제니스 zkb-2 소식을 접했더랬습니다.
범상치 않게 묵직해 보이는 zkb-2는 오래전부터 제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더랬는데.. 그 놈을 드디어 만져 보게 될 줄이야..
가격에서 부터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더군요..
그러나 디지펜님 표를 믿고 과감하게 인수했습니다.

노란 세월의 때가 묻어 있는 첫모습이 정말 좋았습니다.
제 목표이기도 한 멋지게 늙어가기.. 딱 그 모습이더군요.
희끗희끗한 머리에 삼베한복 입고 멋진 SUV를 끌고있는
노인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듯 했습니다.

세월만큼이나 묵직한 무게(89년생)
고운 노란색이 부드럽게 물들어 더한층 멋진 자태
모없이 둥글둥글한 성격의 그것처럼, 걸림없이 부드럽게 내려가는 키
A-Z까지,, 특수키와 펑션키,, 그리고 숫자키까지 모든 키감이 동일한 놀라움
일반 LED가 있는 그 공간이 휑하니 비어 있는 허허로운 모양
수많은 스테빌라이저가 든든하게 받쳐진 꼼꼼함과 그 마무리
커다란 크기에서 오는 서양적인 느낌과 여유로운 빈공간이 주는 동양적 느낌

저에게만 그렇게 보이는가요?
생뚱맞은 제목을 정한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그럼 궁금해하실 키감은?

사실 제 짧은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기엔 많이 위험한 부분이긴 합니다.
아직 체리 리니어도 두드려 본적이 없거든요.
그냥 제 느낌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마디로 '묵직한 부드러움'이라고나 할까요
리니어 답게 걸리는 느낌이나 서걱거림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디지펜님의 신공 때문이겠지요.
대신 바닥치는 느낌이 확장2에 비해서는 덜하고 약간 무거운 감이 있습니다.
여기 글들에서 보면 대개의 리니어가 그러한 듯 하긴 합니다만..
그동안 확장2에 손이 너무 길들여져서 그럴지도 모르구요,,
쎄게 타이핑하는 분들은 오히려 가볍게 느끼실 수도 있겠습니다.

표준키 배열이니 사용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가 엔터키 밑에 있으니 저 같이 코딩하는 친구들에게는 많이
불편한 듯 합니다. 상당히 빈번하게 사용하는데,, 아직도 잘 적응이 안되는군요.
하지만 적응이 빠른분이라면 무난하겠지요.

또 한가지 흠이라면 키와 일체형으로 되어 있는 LED입니다.
밝기가 너무 어둡네요. 사무실에선 불이 들어왔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정확히 수직으로 내려다 봐야만 알수가 있네요.
불빛이 예쁘게 비쳐나오면 더욱 멋졌을텐데요..

zkb-2가 인공적인 부저음을 내는건 많은 분들께서 익히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근데 이놈은 제니스 로고를 들어내면 소리를 온오프 할 수 있는 스위치가 있습니다.
소리를 내고 타이핑을 해보니,, 많이 경망스럽네요.
병아리 소리같이 '짹짹'합니다. 저는 무조건 오프로 해놓고 사용합니다. ㅎㅎ

노랗게 물든 키보드가 이렇게 멋질 수 있다는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오히려 본래의 색이라면 저의 느낌이 팍 깨어질 수도 있을만틈 잘 물든 모습이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무겁게 부드러운 키감에 넓은 스페이스도 좋고...
확장2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네요.
많이 분들이 경험해 보시면 좋을텐데,, 부족한 수량이 아쉽습니다.
키보드가 점점 늘어감에 와이프의 눈총이 많이 따가워 집니다.
언젠가 다른 분들도 같이 즐기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사용기를 대신해 눈요기용 사진 몇장 첨부합니다.
즐거운 키보드 생활 되시길..

이제 곧 아크엔젤 님으로 부터 sgi 대리석과 nmb8255c+이 도착합니다.
ㅎㅎㅎ 흥분됩니다.

디지펜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