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리얼포스를 마지막으로 저의 키보드 사재기(?)는 끝날 줄 알았습니다.

누구라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최근 MX-5000 구입한 분(?)의 애플
뽐뿌질을 보고 주체할 수 없는, 중단 없는 사재기가 계속되었습니다.

확장2, 확장1, IIGS까지 알프스 스위치 풀 세트를 장만하게 되었지요.
(최근에 알았지만, 확장2도 오렌지색 슬라이더가 더 있더군요. ^.^)

1. 구입
   2주전쯤 회사에서 키보드매니아 사이트에 접속하여, 올라온 글을
   읽느라고 몇번 클릭을 했는데, digipen님의 애플IIGS 분양 안내
   글을 운명적으로 보고야 말았습니다.  그것도 일본산 애플IIGS를...

   다들 아시겠지만, 망설임.  이런 것 느끼질 못했습니다. 느끼는 순간
   간발의 차이로 그 귀하디 귀한 애플IIGS가 허공속으로 사라지니깐..

   지금 기억해 보면, 수량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아서 내심사 안되겠구나
   생각했는데 거의 일등으로 당첨되어 드디어 제 손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2. 외형
   우선 두장의 사진은 이미 보셨을테고 가로 38cm, 세로 12.5cm로 애플
   확장 시리즈의 거의 반 정도 면적입니다.  정말 앙증맞은 외모와 크기의
   키보드입니다.  저 또한 실제 물건을 보기 전까지는 이렇게 작을 줄
   몰랐을 정도로 처음에는 보고 놀랐을 정도였습니다.

   선탠은 좀 있지만, 그동안 사용하던 확장1에 비하면 하얀편이고, 특히
   키캡의 모양이 이중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처음 사진으로
   볼때는 키캡의 튀어난 부분만 눌릴 것 같았는데, 전체가 다 움직이더군요.

   또한 키보드 상단 부분에 날카로운 송곳같은 것으로 각인한 것 같은 모델명
   내지는 시리얼 번호가 있습니다.  원래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 키 맵핑
   다른 미니 키보드를 자세히 본 적은 없지만, 애플IIGS의 키 배치도 다분히
   엽기적인 면이 있습니다.
  
   직업상(시스템 어드민) 편집키나 펑션키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없으면 꽤나 불편합니다.

   특히나 Delete, Home, End, 상하좌우 키가 없는 것은 이 키보드의 가치를
   좀 떨어트리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긴 이 키보드는 맥킨토시용이 아니라
   마지막 8비트 컴퓨터의 키보드였으니 없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이때 저의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키보드의 가치가 꼭 키감만 가지고
   얘기할 수 없듯이 키 배치 또한 중요한 변수가 되기는 합니다.

   처음에는 텐키 부분을 키 맵핑해서 사용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텐키
   윗 부분에 있는 clear키가 바로 Nums Lock키의 역할을 하더군요.

   clear키가 On인지 Off인지 육안으로는 알 수는 없지만, Off상태면
   텐키의 숫자키가 방향키의 역할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8,2,4,6키는 상하좌우 방향키, 7번은 Home키, 1번은 End키, 9번은
   Page Up키, 3번은 Page Down키의 역할을 하더군요.  이것을 발견한 것
   만이라도 사용상에 만족을 하게 되었습니다.  추가로 0번키는 Ins키,
   Dot(.)키는 del키를 담당합니다.  

   다들 아시는 것일텐데, 좀 장황하게 기술해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그만큼
   편집키가 없는 것이 처음에는 상당히 답답했습니다.

   이 다음에는 제가 잘 사용하는 펑션키중 F1, F4, F5 그리고 Print키가
   문제 였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스페이스 바 옆에 있는 상하좌우키를 레지스트리 키맵핑하여
   사용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없는 부분은 어찌 저찌하여, 갖추게 되니 더 이상 키 배치로 인한
   불편함은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4. 키감
   제일 중요한 부분이죠.  애플IIGS를 신청하고 난 뒤, 근 2주동안 확장1을
   사용하였습니다.  키보드가 도착되었을때 간단히 ADB 케이블만 뽑아서
   애플IIGS에 연결하였습니다.  과연 확장1에 비하여 얼마나 더 나은 키감을
   보여줄지 궁금한 마음에 사용을 하는데...

   확장1의 미니 버전이라고나 할까요?  솔직히 더 나은 키감을 느끼기에는
   제가 내공이 좀 부족합니다.  확장1 특유의 도각도각하는 맛이 좀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제가 느끼기에는 거의 확장1을 사용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본 사이트의 여러 정보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애플IIGS는
   타이핑하는 자세, 즉 정확히 얘기하면 손가락의 각도에 따라 느낌이 틀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사용하는 분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확장1에 비하여 키와 키사이가 좀 가까운 듯 한 느낌으로, 처음에는
   오타가 나기도 했습니다.

5. 결론
   애플IIGS를 2틀정도 사용하면서, 내린 결론은 키보드 자체의 희소가치로
   인한 것도 있지만 최대의 장점은 공간 활용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확장1을 사용할때는 책상이 꽉 찬 느낌이었으나, 애플IIGS는 훵하니 넑은
   공간을 마련해주더군요.

   즉, 확장1의 키감을 가진 미니키보드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아울러
   없는 키는 레지스트리를 이용하여 맵핑을 한다면 이만한 키보드도 없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