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사용기는 절취선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절취선 안에 내용은 생략하셔도 됩니다. ^^;;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 시작 -----------------------------------

제가 이제껏 만져본 키보드는

1. 넷피 9910
2. 컴팩 KB-9965
3. 컴팩 296433,4-001
4. BTC-5900
4.5 기타 잡다한 멤브레인 보급형
5. 아론 109 프로
6. 체리 3000 백색축(논클릭)
7. 지니어스 19eb(?)
8. 아이락스 6110, 6120
9. 울트라나브
10. 체리 1800 갈색축
11. 확장1

이렇습니다. 처음 키보드메니아라는 싸이트를 알게된 계기는 좋다는(?) 넷피니티를 찾아서 입니다.
쓸만한 검정색 멤브레인을 찾고 있었습니다.
하지만....9910은 중국산인데다가 너무 키스트로크가 깊어서 푹푹 빠지는 느낌때문에....포기했었고,
다음으로 쓰게된 9965는 아주 소프트하면서도 쫀득쫀득한 맛이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검정색 키보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여러 보급형 제품을 섭렵했었죠
아론 109프로로 처음 기계식 키보드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혀 다른 세상을
본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찰칵찰칵대는 경쾌한 리듬감은 정말 저를 매료시켰었죠...하지만!
소음의 압박은 무시못할정도 였습니다. 그래서...결국포기하고 또한, 네추럴 키보드에 적응실패도 한 요인이었죠

그때만 해도 저에겐 체리는 기계식의 귀족이라는 인식이 깊게박혀있었습니다. 하지만 10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은
그 당시 군인이었던 저로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한달에 월급 3만원 ㅡㅡ;; ㅎㅎ)
제대를 하고나서 친척집 순회를 하고 나서야 체리라는 산을 넘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
하지만 처음 접한 체리 3000 논클릭의 키압력은 제 상상을 초월하는 키압력이었습니다.
아론 109프로를 먼저 접해본 저로선...이게 무슨 기계식이야? 라는 생각을 하게되고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격으로 체리에 대한 안좋은 인식으로 변했습니다.

여기서 전 아! 체리는 나에겐 맞지 않는구나라는 성급한 판단을 해버리고 팬타방식으로 접어들었지만...
그때 한참 1800 갈색축이 유행을 타고 있었죠...그때 여유자금이 좀 있었던터라 한번더 속아보자라는 심정으로
장터에 구매글을 3번 정도 올렸을때 정말 운이 좋게도 1800갈색축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대단한 행운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저에게 양도해 주신분께 감사드립니다. (--) (__) (--)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 끝 ^^;; -----------------------------------

멤브레인등과 팬타에 익숙해져 있던 저에겐 갈색축은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백색축에 대한 안좋은 추억도 한방에
날려버릴만큼 아주 경쾌한 바닥치기! 팬타방식에 익숙해져 있을때라 쇠봉을 손에들고 돌을 내리치면 뼈속까지 저리는
그런감각이 손가락 마디마디에 느껴지는것이 다소 생소했지만 금방 적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논클릭이지만....나름대로 바닥을 칠때 나는 타격음도 옛날 아론을 생각나게 할 만큼 만족했고 소음도 크지 않다는것이
너무나 맘에 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확장1이라는 물건에 대해서 궁금해졌습니다. 피아노건반이 어떻길래 매니아분들이 그렇게
사족을 못쓰는것일까? 라는 생각으로 만족하고 있던 1800 갈색축과의 저울질에 들어갔습니다.

확장1을 처음 받고 쳐본느낌은....바로 다닥을 때리는 중후함! 이었습니다. 피아노에 대한 얘기는 틀린말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외관은 정말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 없었고 처음에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바닥치는 감각은 뒤로 제쳐두고
뭔가 손가락을 찐덕찐덕하게 잡아끄는 서걱함과 빠른타이핑의 발목을 잡는듯한 지저분함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아! 그래도 갈색축이 이런 맛은 분명 확장1에는 뒤쳐지지만 제 타이핑 스타일엔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처분했습니다.

그런와중에, 보라카이님이 평소 말씀하시던 철판작업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필코갈색축에 대한 성시훈님의 무한뽐뿌와
팁엔테크에 올라와 있는 보라카이님의 철판 작업! 그걸보고는 앞뒤잴것없이 보라카이님께 애절한(^^;;) 사연을 띄우게되었고,
정말 운이 좋게도! 보라카이님은 제 1800 갈색축에 철판 작업을 해주겠노라하셨죠.

이제 철판이 보강된 갈색축과 보강되지 않은 갈색축의 차이점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보강후의 갈색축은




1. 키캡을 벗겨보면 정말 고광택의 철판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치 흑표범의 샛검정을 보는듯합니다.

2. 리듬감이 생겼습니다. 밋밋하고 푹푹꺼지는 감각이 싹 사라지고! 마치 클릭버젼을 치는듯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3. 스페이스바의 연타가 너무도 경쾌합니다. (다다닥을 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오타나면 10번 쳐야 합니다.
                                           여기서 전에는 약간지저분하다는 감각을 보강전에는 항상 느꼈는데
                                           오타가 나는게 오히려 기다려집니다. ^^;;)

4. 초창기 1800을 접했을때의 손마디가 저려오는 감각이 다시 느껴집니다. (이젠 또 다시 적응완료!)

5. 절대 이 키보드는 처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됩니다. ^^;;





정말이지...이 철판보강작업은 80%정도의 완성도를 보이는 체리키보드를 100%로 충전시켜주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부산에 사시는 알음알이님이 저보다 먼저 제 키보드를 만져봤는데...본인은 MX5000을 가지고 있지만 제 1800의 키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더군요!


끝으로 보강후의 갈색축에 대한 총평은! 단단한 리듬감!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다닥에서 600평균타가 바꾸고 난후 630대로 오름)

부족한 사용기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말주변이 많이 없지만..나름대로 보강된 1800에 대한 느낌을 적어봤습니다.

이 사용기를 빌어 보라카이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