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하다가 이 사이트를 알게 되어서 여러 가지 키보드에 대한 정보를 보고 두뇌의 Flood현상에 어쩔 줄을 모르고 있던 도중, 리뷰란에서 이 키보드를 보게 되었습니다. PS2버젼과 USB버젼이 함께 올라와 있더군요.

여하튼 이 키보드를 처음 웹상에서 보았을 때의 느낌은 '엽기' 그 자체였습니다. 어찌된게 키보드가 놋북형태(팬타그래프) 키보드도 아닌게 펑션키도 없고, 커서키는 구석에 콩알만하게 박혀있고, 숫자패드는 있지도 않고... 그렇게 생긴 놈이 키 눌리는 깊이는 일반 키보드랑 비슷하다니...

특이한 걸 좋아하는 저로써는 어쩔 수 없이 이 녀석을 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OTL 덕분에 엄청난 재정적인 타격을 입었지요... (아이스키 까지 구입한지라...)

일단, 이 키보드를 사용하는 환경은 주로 리눅스 X 상에서 사용합니다. 여기저기서 이 녀석은 유닉스 환경에 최적화된 녀석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특히, 콘트롤 키의 위치가 여기 있는게 이렇게 편하다는건 이 키보드를 구입하고 처음 알게 되었네요.

편집기를 주로 Vi를 사용하는데, Vi특성상 키보드 자판에서 손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 이 키보드 자판 배열의 매력을 100%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콘트롤 키의 위치  덕분에 동선이 더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기존에 쓰던 아론 베이지색은 콘트롤키를 누르느라 손을 아래쪽으로 옮겨야 하는 반면에 이건 그런게 없으니...

게다가 이녀석이 USB 허브 역할을 하는 것도 정말 대만족입니다. 아이스키도 이런게 정말 좋은 점이었는데요, 플래쉬 메모리를 노트북 사용할 때 처럼 키보드에 꼽아서 쓸 수 있으니 정말 편합니다. 컴퓨터 본체를 아래쪽에 내려놓고 쓰는지라 플래쉬 메모리 하나 꼽으려면 허리 운동을 좀 하게 되기 때문이죠. ㅎㅎ

그리고, 리뷰에 달린 리플이나 질문에 달린 리플들 중에 Lite2를 구입하면 전혀 Happy Hacking이 안된다고 한 글들이 많이 보이는데, 솔직히 저는 막손이라 이런건 못 느끼겠더군요. 적어도 아론 기계식 보다 이놈이 더 타격감이 좋은 것 같습니다. 분명 멤브레인인데 어째 이런 키감이 나오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참고로 타이랜드 산입니다)

문제는... 키캡에 인쇄된 문자가 조금씩 지워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네요. 솔직히 키보드를 보고 치지는 않지만, 얼룩덜룩하게 문자가 지워져 있으면 솔직히 좀 보기 흉한게 사실이겠죠...

여튼 키보드 사용 경력이 DT-35, 아론 베이지색 이정도다 보니 이 정도 키감에 이만한 편리성(리눅스 기준)을 구입한 것으로써는 크게 손해보는 장사라고 생각되는 제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 또 한가지 단점...
Delete키를 백스페이스로 설정(딥스위치 설정)해서 쓰는데 이거, 윈도에서 아이스키 쓸 때랑 자꾸 헛갈리네요. \를 연타하는 불상사가 많이 벌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