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post.com에서 주문했다 취소가 안되서 결국 그냥 쓰기로 했는데 배송비가 비싼만큼 엄청 빠르군요. 조금 전에 받았는데 주문에서 배송까지 3일 걸렸습니다.

먼저 트랙볼은 처음 써보는 것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뭔가 비교가 될만한 물건을 써봤어야 객관적인 비교평가가 가능한데 써본게 마우스 뿐이라 깊이가 부족하다는 점을 양해해 주기 바랍니다.

-명칭

제목에도 맥컬리 Q볼이라 썼지만 실제 명칭은 "USB 옵티컬 트랙볼"이라 써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맥컬리에서는 "Q볼"(엄밀히는 제품의 파트넘버)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중이고 "USB 옵티컬 트랙볼"이라는 밋밋하고 긴 이름보다는 Q볼쪽이 좋다고 생각하므로 편의상 그렇게 부르도록 합니다.

-외관

사진으로 보면 ms의 트랙볼 익스플로러와 유사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물건을 받아보니 일본쪽 리뷰사이트의 얘기대로 맥컬리 쪽이 훨씬 콤팩트하고 디자인도 아주 비슷하다고 보기는 어려운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추세인 은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실물을 직접 보니 은색 위에 투명 유광도색을 한번 더 한듯한 고급스러운 광택이 나더군요. 자동차의 도색이나 Quad스피커의 유약도색(일명 피아노 마감)등과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은색은 싫지만 그럭저럭 만족... 단, 바닥쪽은 이 광택처리가 없는 싸구려 은색입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니 별 불만은 없습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ms나 로지텍등의 트랙볼과 달리 빤짝이가 박힌 유백색 볼이 붉은 빛을 그대로 투과시키므로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는 점도 있군요. (특별히 신기하거나 예쁘다는 느낌은 없습니다만...)

케이블에서 USB코넥터 끝가지 전부 투명이라는 점도 좀 신기한데 역시 맥킨토시용 답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검정색 케이블이 때를 타지 않으므로 실용적이겠지만 실용성보다 아름다움이 우선하는 맥킨토시용 주변기기다 보니 그에 맞는 디자인을 하고있는것 같네요.  

주의할 점은 케이블이 ms마우스와 비교해 상당히 짧습니다. 일반적인 유저라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본체가 멀리 떨어져있다고 생각한다면 반드시 연장용 USB케이블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USB전용 제품이기도 하므로 PS/2 포트에 연결해 사용하시려는 분은 구입해선 안됩니다)

-그립감

이전에 사용하던 ms 인텔리 옵티컬 마우스는 별로 큰 사이즈는 아닌데도 은근히 버거웠다고 생각합니다. 로지텍이나 ms마우스(혹은 X박스의 패드)를 써보면서 가장 불만이었던 점이 동양인의 손 크기에 편하게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지요.

그에비해 Q볼은 본체 크기도 컴팩트한 편이지만 그립이 편안합니다. 팜레스트위에 손바닥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손가락들이 버튼과 볼 위에 오게됩니다. ms인텔리 옵티컬과 ms휠베이직 정도의 차이라고 보면 맞을것 같습니다.

-버튼과 휠

좌, 우측 모두 버튼이 앞, 뒤로 붙어있는 모양을 하고있는데 실수로 다른것이 눌린다거나, 동시에 두개가 눌린다거나 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더군요. 그립이 자연스럽고 그립한 상태에서 원하는 버튼이 편하게 눌러지므로 문제는 없습니다.

휠의 경우 나름대로 완성도가 높더군요. 가장 싫어하는 휠이 요즘 ms제품에 탑재되 나오는 "헐렁하게 돌아가고 멋대로 힘없이 눌리는"휠인데 그에비하면 Q볼은 로지텍쪽과 상당히 유사한 느낌이라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지텍과 휠을 굴리는 느낌이 조금 다른데, 굴릴시에 한칸한칸 걸리는 느낌이 조금 더 절도있어서 로지텍보다는 이쪽이 마음에 듭니다. 그에 비해  휠을 누를때 드는 힘이 로지텍 이상으로 필요하므로  이것은 좀 불편한것 같습니다. 민감한 차이일수도 있으므로 기본적으로는 로지텍 성향이라 이해하시면 될듯하네요.

-드라이버

macally의 자매회사인 pcally는 문을 닫았는지, 윈도우즈용 드라이버는 맥컬리에 직접 요청메일을 보내고야 받을수 있었습니다.(이것은 팁 게시판에도 올렸습니다) 설치해보니 가속이나 보정에 관련된 부분이 없고 썰렁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버튼 기능 할당이나 ms마우스의 드라이버 처럼 특정 어플리케이션에서만 특정 버튼 기능할당이 있는등 이정도면 꼭 필요한것은 빠진것은 없다는 느낌입니다.

-볼을 굴리는 느낌

유일한 광학식+베어링방식 트랙볼인 Q볼의 사용기에서 사실 이게 제일 중요할지도 모르고, 더 윗부분에서 언급했어야 하겠지만 먼저 밝혔듯이 타 제품과 비교가 불가능 하므로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ㅜㅜ

단, 익스퍼트6의 사용기에서 많이 보이는 베어링의 "서걱서걱"한 느낌이라는것이 무슨소리인지는 알것같더군요.

볼을 굴릴때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는데...
볼을 고속으로 돌려버리면 센서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커서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왠만한 속도까지는 제대로 작동하므로 실제 사용시에 큰 문제가 없을것 같기는 하지는 상당히 찜찜한 단점으로 꼽고 싶군요. (다른 광학식 트랙볼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결론

만듦새도 좋고 스테인레스 볼베어링이 기존 구슬식과 어떻게 다른지 구분이 가는 사람이라면 추천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잠깐 만져보니 마우스보다 크게 불편하다는 느낌은 들지않으므로 특이한것을 선호하는데 마우스만 써본 사람도 괜찮을것 같군요.

국내에서는 팔지 않는다는점이 치명적인 문제일수도 있지만 해외에서 구입해도 저렴하므로 가격까지 생각해 본다면 특별한 약점을 잡기는 어려운 물건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럼...

-추기 (10.22)

스스로도 무서울 정도로 적응이 빠릅니다. 게임(위저드리8 일본어판, 하급생2... 등의 비 실시간 게임^^)에도 도전해 봤는데 그다지 큰 불편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Q볼의 그립감과 버튼의 위치가 상당히 절묘하게 만들어져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적응기간을 일주일 잡았는데 첫날부터 큰 불편이 없더니만... 3~4일이면 완전히 적응이 끝날 기세입니다)

아직까지는 좀 어려운게 폴더-폴더 안에 들어있는 즐겨찾기 찍기인데 이것도 익숙해지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트랙볼 고수(?)인 지인에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쓱쓱쓱" 하며 움직이는 베어링 맛이  쾌감으로 승화되는 중인듯 합니다.^^ (요즘? 유행어로 "코스모"가 느껴집니다!) 이 맛이 빠지면 꽤 허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눈을 확 잡아끄는 기능이나 디자인이 채용된 제품은 아니지만 그립감, 볼을 굴리는 느낌, 버튼의 클릭감등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그럼...  

*추기(10.25)
쓰다보니 이 제품 최대의 약점은 "휠"이라고 생각됩니다. 휠을 굴리는 느낌이 고급스럽다는것은 아주 좋은데 휠을 한칸 굴려서 "찰칵"소리가 나도 화면 스크롤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휠에서 "찰칵"음이 나도 실제로는 내부센서에서 한칸을 움직이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같은데 검지로 휠을 굴려보면 자연스럼게 엄지보다는 휠을 세게 굴리게 되므로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힘이 안들어가는 엄지 가로굴림이므로 휠이 한칸 움직였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8/10칸정도 움직이는 것이지요. 휠을 굴릴때 소리가 났다면 입력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게 서로 미세하게 따로놀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문제의 해결방법은...
휠을 엄지로 힘있게 굴리거나 휠을 쓰지 않는방법... 두가지 입니다. 휠 반응이 제품의 완성도를 많이 깎아먹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