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좋은글들만 읽다가, 모처럼 하나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1. 구입 동기
제가 입력장치, 특히 마우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0년말 부터 시작해서
일년동안 가정생활 및 자기 개발에 철저히 무관심하게(?) 되었고, 아울러
컴퓨터를 가장 잘 이용했던(?) 것이 바로 디아블로2였습니다.
(아~ 그리운 부두 3)

왜 사람들이 그리도 롤플레잉 게임에 열광하는 지, 특히 리니지에 그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포기하고, 다시 리니지를 통하여 생계를 꾸리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날히 저려 오는 손목 통증였습니다.  장시간, 거의 주말에는
밤새면서 디2를 하다보니 손목의 통증이 저리다 못해 나중에 고통을 못 느끼는
무감각의 경지(?)까지 올라서게 되더군요.

이 마우스 저 마우스를 비싼 수업료 지불하고 사용했지만, 딱히 그리 편한 마우스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로지텍 마우스맨이 편했습니다.

이런 저런일로 디2를 끊고 나면서, 조금씩 좋아지긴 했지만 간간히 하던 스타를
제대로 열심히 하면서 통증이 재발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책상이 좁다 보니, 보통 마우스를 잡아보면 손목과 팔꿈치의 앞부분 반만
책상에 걸치게 되고 뒷부분 반은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스타를 하고 나면
저려오는 통증에 드디어 우려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웹서핑을 하는 단순 마우스 조작에도 영향을 주더군요.

심각하게 느낀 자각증상은 단순한 통증이 아니라, 무거운 물건을 들라고 하면
힘이 줄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제 딴에는 힘을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꽉 쥘수가 없더군요.  심각하게 정형외과 가는 것을 고려 했습니다.
그러나 처방은 뻔하죠.  컴퓨터 사용을 줄이라고...  허나 직업이 컴퓨터,
즉 키보드를 수시로 자주 두들겨야 하는데, 그럼 생계는 누가 책임지나?

이러다가 본 사이트에서 켄싱톤 트랙볼 리뷰를 보게 되었고, 평소에 귀가 얅은
저 인지라 과거의 악몽을 잊고 일을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악몽이란 마이크로소프트의 트랙볼 옵티컬과 트랙볼 익스플로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손가락 특히, 엄지 손가락만으로 원하는 위치에 마우스 포인터를
위치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중노동인지 아니면 고도의 기술인지 아실만한 분은
아실 것입니다.

2. 구입 방법
한국에서 미국쇼핑몰에서 하드웨어 제품을 주문하기란 그리 쉽지가 않더군요.
다행히 미국에서 한국으로 출장오는 분이 계셔서 부탁을 드렸는데, 13만원이
소요되었습니다.  마우스가격+배송료+세금까지 포함해서 한화로 계산하니
13만원 정도되었습니다.  

아마 국내에서 정식으로 수입되어 판매가 된다면, 족히 20만원은 넘지 않을까
합니다.

주문할 당시에 옵티칼 방식은 아직 소매점에 판매가 안된 상태였고, 무선은
마이크로소프트나 로지텍 무선 마우스에 톡톡히 질려서 유선으로 제일 비싼
터보 마우스 프로를 주문했습니다.
역시 어떤 분의 글처럼 비싼게 좋다는 신조를 저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

하루 하루를 기다리면서, 본 사이트에 접속해서 리뷰를 읽고 또 읽으면서 이제나
저제나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데 직원 한명이 저한테 염장을 지르더군요.
내 주위에 트랙볼 사용하는 사람치고 3일을 버티는 사람이 없더라.  곧 후회가게
될 것이고, 어떻게 처분해야 하는 고민을 하게 될 것 이라고...  아뭏튼
엄청 약을 올리더군요.  대꾸도 안했습니다.  

3. 마우스웍스 설치
드디어 기다리던 켄싱톤을 손에 얻었습니다.

역시, 당구공 만한 그 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약간의 누드끼가 있더군요.
웬지 후회할 것 같은 묘한 기분으로 설치를 했는데, USB케이블이 짧아서 컴퓨터를
바닥에 두고 사용하면 연결할 수가 없을 것 같더군요.

요즘 모니터에 USB허브가 있는 모델이 다수 있던데, 그러면 모를까? 직접 연결해서
사용하기에는 길이가 좀 짧습니다.

우선 급한 마음에 노트북에 연결을 했는데, LG-IBM 씽크패드 모델이고, 빨강콩
트랙포인트 관련 소프트웨어가 기본적으로 설치가 되어 있었는데, 켄싱톤 트랙볼
프로그램인 마우스웍스와 놀랍게도 잘 융화 및 합체가 되어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집에 와서 설치를 하는데, 기존에 깔려 있는 로지텍 마우스웨어와
충돌을 일으켜서 설치가 안 되었습니다.  

로지텍 마우스웨어를 지운 상태에서 켄싱톤 마우스웍스를 먼저 설치하고 나서
다시 로지텍 마우스웨어를 설치하니깐 문제가 해결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마우스웍스의 메뉴가 마우스웨어의 메뉴를 오버라이트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는 마우스웨어의 메인 화면이 먼저 뜨고, 여기서
버튼이나 Acceleration등의 메뉴를 클릭하면 마우스웍스의 화면이 나타나는 문제는
있습니다.  따라서 로지텍 마우스의 버튼을 디폴트외에 다른 기능을 할당하고자
한다면 먼저 지정하고 나서 마우스웍스를 설치해야 합니다.  단 여기서 원래
로지텍 마우스의 버튼을 재지정하는 것은 할 수가 없습니다.

4. 포인팅
한시간동안 주위에서 뭐라고 해도 꼼꼼히 테스트를 하였는데, 역시나 포인팅을
정확히 하는데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일반 마우스에
비해서는 확실히 포인팅을 하기가 어렵더군요.  그런데 마우스웍스 탭메뉴를
보다 보면 Acceleration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전 이 부분이 켄싱톤 트랙볼이 여타 트랙볼에 비하여 우수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면 더 빠르게 느리게 움직이면 더 느리게하는 조절이 가능합니다.

빠른 가속은 있지만, 반대로 느린 감속 기능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을 몇차례 걸쳐서 조정하니 트랙볼의 특성을 고려하면 드디어 어는 정도의
포인팅 수준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일반 마우스의 포인팅을 쫓아 가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적응 기간이 더 필요할 것 같지만, 이 정도만 되도 저는 만족합니다.

5. 볼 굴리기
이미 본 사이트 리뷰에서 지적하였듯이 볼 굴리기 맛이 솔솔 합니다. 아주 아주
미묘하게 느껴지는 사각사각한 맛이 왜 한 리뷰에서 켄싱톤 트랙볼을 사용하기
전에 트랙볼을 논하지 말라는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지와 검지를 볼에 올려 놓으면 자연스럽게 엄지가 좌측 버튼에 올려 놓게
되는데 혹시나 엄지 무게에 의해서 버튼이 눌리는 일은 없더군요.

IBM이 만든 마우스, 일명 푸르딩딩이라는 마우스는 약지 손가락에 의해서 수시로
오른쪽 마우스 버튼이 눌리는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 점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볼 굴리기와 포인팅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기 시작하니깐, 그동안 가졌던 트랙볼에
대한 선입관을 버릴 수 있었습니다.

6. 마우스 대체?
이미 아시겠지만, 아무리 켄싱톤 트랙볼이 휼륭하다고 하나 스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행이도 로지텍 마우스와 같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살짝 켄싱톤 트랙볼을 옆으로 옮겨 놓고, 마우스를 사용하면 되는데 이때 왜 무선으로
구입을 안했을까? 하는 후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후회했습니다.  무선이면
가볍게 들어서 적당한 곳으로 아무 곳이나 두면 되는데 유선이다 보니 첫째,
케이블 길이에 영향을 받고 둘째, 케이블이 꽤나 걸리적 거립니다.  

7. 화면 스크롤
이 부분이 제가 가지고 있는 제일 큰 불만입니다.  켄싱톤 트랙볼에서 스크롤을
할려면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첫째는 기본적으로 장착된 휠을 이용하는 것인데, 볼에 걸쳐논 검지와 중지를 위로
움직여야 합니다.  손 전체를 약 3cm~4cm정도 위로 움직여야 하는데 익숙해지면
모를까 불편하더군요.

둘째는 기본적으로 좌우버튼을 동시에 누른 뒤, 볼을 위아래로 굴리면 되는데
요즘 같은 세상에 스크롤하기 위해서 좌우버튼을 동시에 눌르는 선행작업이
꽤나 귀챦습니다.  아울러 버튼을 다시 눌러야만 스크롤 모드를 벗어날 수 있는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즉 스크롤 하기 위해서는 선행작업, 마치기 위해서는
후행 작업의 두번의 별로 반갑지 않은 행동이 필요합니다.

옵티컬 방식의 켄싱톤 트랙볼이 최근에 릴리스 되었는데, 볼 주위에 마치 조그셔틀
같이 돌리면 상하 및 좌우 스크롤이 되는데 역시 무선으로 구입하지 않은 것도
후회스럽고 옵티컬을 기다리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되더군요.

8. 건강상의 효과
로지텍 마우스를 사용하는 제 손을 제 눈으로 보니깐 손과 손목은 바쁘게 그리고
팔꿈치는 한가하게 그러면서 어떤때는 어깨까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트랙볼은 확실히 대부분이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단 여기서 스크롤할 경우는 얘기가 좀 달라집니다.  역시 많이 움직이지 않기
위해서는 두번째 방법, 좌우 버튼을 먼저 누루면 움직임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역시 좌우를 동시에 누르는 것도 가끔은 실수가 있는데, 상부 우측 버튼을
스크롤 전환 버튼으로 지정하고 나니 휠씬 수훨했습니다.

동일한 시간을 컴퓨터를 사용해도 마우스만을 사용할때 보다는 느끼는 손 피로도를
덜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니다 쉽으면 바로 포기하는 성격인데, 아직까지
보름이상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저의 주요 포인팅 장치가 될 것입니다.

9. Go Back to Analog
회사에 노트북과 피씨가 약 300대 이상있는데,볼 마우스를 사용하는 직원들이 마우스
교체 요청을 합니다.  

막상 볼을 빼고 보면, 볼 자체와 안에 있는 휠들에 때가 정말 꼬질꼬질하게 끼어 있고
정도가 심하면 아예 분해를 해서 닦아야만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경비를 줄여서 좋았지만, 요청했던 직원들은 다소 실망한
표정이더군요.
새 것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은 그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그러나 옵티컬 마우스로 대체를 하면서 이런 일이 많이 줄기는 했습니다.

제 것이든 직원 것이든 볼 마우스의 볼을 닦아 주면 무빙과 포인팅이 개선되는 작은
기쁨과 보람이 있었습니다. 결코 옵티컬 마우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쁨이라고나
할까요?

정기적으로 수시로 마우스를 청소하는 것이 상당히 불편한 일이지만, 한번 하고
나면 뿌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이제서야 제목에 대한 것을 기술하게 되었습니다.  며칠전 부터 볼을 굴리다 보면
볼이 미묘하게 나마 튀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굴리는 자세가 잘못되었나
싶어 좀 제대로 하면 괜챦은 것 같기도 하면서, 내심 불량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오늘 볼을 꺼내서 안을 보니깐, 안에 세개의 휠, 하나는 상하를 담당하고 하나는
좌우를 담당하고 나머지 하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세개의 휠에 때가 낀 것이 보였습니다.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때를 제거하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더군요.  티슈를 닦다 보니 티슈가 너덜너덜
해지고 면봉으로 하니 잘 닦이지 않고, 그러다 안경 닦는 수건으로 하니 확실히
제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볼을 올려 놓고 굴리는데, 아 그 부드러움~~~
볼의 움직임이 확실히 부드러우면서 매끄럽게 됨에 과거 볼 마우스에서 느꼇던
그런 작은 기쁨이 있었습니다.

문득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요즘 같은 디지탈 시대에 다시 과거처럼
볼을 닦아 주어야만 하는 것이 웬지 아날로그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입니다.

아울러 저의 이런 기분을 여기에 자주 오시는 분들도 혹시나 느끼시질 않을까 싶어
이런 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아론키보드에 얽힌 글을 한번 올릴까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