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사용 역사 및 리얼포스 구입동기


다른 분들과는 달리 저는 기대를 많이 한 만큼 처음 치는 순간부터 리얼포스의 키감에 매료되었어요.(많은 키보드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일수도.. ) 어릴때부터 기계식만 접했었는데(어렸을때는 죄다 기계식이었을거 같은데....) 그때 키감 같은 것에 신경을 별로 안썼으니.. 뚜렷한 키감이 각인이 안되어서 보통사람들처럼 그냥 그러려니 넘겨왔죠.

그래도 제가 써본 키보드를 열거해보면,
최초 8비트 시절(애플 트라이젬, MSX IQ1000등,)<== 키감 별로 기억 안남.ㅎㅎ
IBM XT시절(89년도에 구입, 당연히 기계식이었겠죠. 친구한테 빌려줬는데 못받을거 같네요. 쩝..)에 써봤고,  93년도에 매킨토시 샀을때 애플 확장키보드 2(두꺼운 키스킨 덕에 키감을 제대로 못느꼈었죠 ㅋㅋ 대신 아직도 거의 새거에요.), 95년에 현주컴퓨터 샀을 때 딸려온 모델명 KB-A103S(알프스의 클릭형 스위치), 2000년도에 삼성 매직스테이션에 딸려온 멤브레인, 2001년도에 9900원주고 산 LGK-3000 PLUS(멤브레인으로 우리집에 있는 여섯개의 키보드중 키감이 가장 별로 같네요).
작년 하반기정도까지 약 2년간 멤브레인 방식(LGK-3000PLUS,2001년 12월 구입)의 키보드를 썼었죠.
그러다가 타수를 어떻게하면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까란 생각으로 예전에 익혀놓기만 하고 활용이나 발전을 안 시킨 세벌식최종 배열이 떠오르더군요. 그래서 옛날에 자주가던 세벌식에 관련된 게시판을 찾아갔죠. 거기서 글들을 읽다가 기계식 키보드가 언급되있더군요.

갑자기 거의 십년전에 컴살때 딸려와서 몇년을 창고에 쳐박아 뒀던 키보드(아론 OEM인거 같은데 모델번호가 KB-A103S으로 'Realforce 101'이라고 써있는대신 'HJC-빨간 네모 바탕 흰글자, 현주컴퓨터-검정색글자'라고 되있고 리얼포스와 달리 Numlock 위쪽에 위치)가 얼핏 메카니컬이었고, 키감과 소리가 대충 어땠다는게 생각이 났죠. 그당시 키보드에 그렇게 까지 관심이 없었으니.. 그냥 못쓰는구나 하고  조립당시 재활용생각을 못했던겁니다. 천원짜리 젠더 하나 사면 해결되는줄도 모르고.. 괜히 9900원짜리 멤브레인(LGK-3000 PLUS)에 두꺼운 키스킨을 얹은 채 몇년 써왔던겁니다.
당장 창고에 쳐박혀 있던거 꺼냈죠. 키스킨이 키보드에 눌러붙어있었는데.. 키스킨은 엄청 오염된상태.. 키스킨 덕에 키보드는 그나마 상당히 양호했죠.
키스킨을 세척하면서 키보드도 대충 키 캡 표면을 수건에 물묻혀 손때를 벗겼죠. 키스킨덕에 금방 새거처럼 되더군요. 키캡도 하나하나 분리해 닦고 싶었지만.. 키캡 뺐다 끼면 키감이 변한다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은거 같아서.. 괜히 플라스틱이 닳지않을까 하는 소심함에.. 분리는 못했죠. 몇번 뺐다 낀다고 플라스틱이 설마 닳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요 ㅋㅋ

그래서 완벽히는 세척을 못하고.. 키보드 속도 청소하려고. 분해했죠.

쌀벌레나방 번데기가 하나 있더군요 -ㅅ-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고.. 조심스럽게 세척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서 적당한 쇼핑몰에서 젠더를 주문했죠. 배송료가 더 많이 나왔어요 -ㅅ- ㅎㅎ 4배나.. 아론홈페이지에서는 103키보드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는 일체없고(OEM방식에 한해서였나..) 젠더 구입해서 연결하더라도 안될 수도 있다는 협박성글들도 보였죠. ㅎㅎ

제 컴퓨터서 첨에는 잘 인식하더니.. 컴퓨터를 다시 껐다가 켰을경우 두 음의 멜로디가 난후 꺼지더군요. 끈상태에서 한참후 다시 키거나 하면 다시 제대로 켜지긴합니다.

암튼 최근 몇개월동안 기계식(아론 KB-A103S)에 매료되 있었죠. 리드미컬하게 칠 수 있는게 좋았고.. 확실히 키를 누른다는 느낌이 나는게 좋았어요. 대신 소음이 상당히 심해서.. -ㅅ-
암튼 저의 창고에 오래 쳐박혀있던 기계식키보드(KB-A103S,95년 구입)가 다시 부활하게 된거죠. ㅅ.ㅅ

그러다 세벌식의 장점인 모아치기에 관심이 가더군요. 동시입력이 가능한 키보드를 찾게된거죠. 제 아론 키보드(KB-A103S)로는 글자에 따라 동시입력이 안되는 글자가 몇개 나오더군요. (물론 아주 많은건 아니고 문장을 치다보면 어쩌다 한번씩 나오곤 했죠.) 그래서 키보드를 개조(솔직히 제 능력밖의 일이죠 ㅋㅋ)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인터넷을 뒤지다가 '키보드 매니아'란 사이트까지 오게된거죠 ㅅ.ㅅ DJ.HAN님의 '동시입력의 비밀 - N키 롤오버에 대해서'란 컬럼을 통해서 '리얼포스'란 단어를 접하게된거죠.
그 뒤로 거의 매일매일 키보드 매니아에 들어와 리얼포스에 관한 리뷰, 사용기, 그 밖에 글들을 읽고 매킨토시의 ADB포트용 키보드를 IBM에서도 쓸 수 있다는 컬럼까지 접하게되었죠. 덕분에 저의 확장키보드2가 기계식이라는걸 알게되었어요. 십년넘게 기계식인줄도 모르고 있다가.. 글을 보고 당장 궁금해져서 키스킨을 밑으로 키 하나를 눌러봤는데 멤브레인같더군요. 다시 여러개를 빠르게 만지작거려보니... 기계식이라는게 느껴지더군요.(아마 넌클릭이라 그랬을거에요. 제 인생에서 넌클릭 기계식도 만져보다니 ㅎㅎ 암튼 클릭형 기계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키감이었어요.) 맥용 키보드를 제 IBM용 컴에 연결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더군요. 동시입력도 얼마나 잘되는지 궁금해지고....  근데 imate라는게 좀 비싸서 한동안 많이 망설였죠.. 중고도 알아보고 했지만 중고를 구하기가 그렇게 쉬운건 아니더군요.

리얼포스 구입기
암튼 완벽한 동시입력과 환상적인 키감이란 말에 리얼포스에 자꾸 맘이 가더군요. 더군다나 적시에 건빵님께서 리얼포스를 공구하신다기에 '리얼포스'란 말이 머리속에 맴돌더군요.
머리에 빙빙 도는 리얼포스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져서 도무지 어떤일도 손에 안잡히더군요.
그래서 당장 신청해버렸죠. 때마침 신사역근처에 imate도 팔길래 평소 운동도 안하니 그럴때 운동이나 하면서 배송료도 아끼는 셈치고 건빵님한테서 직접수령하기 위해 부천에서 자전거타고 신사역으로 달려갔죠. (지도를 보고 나오긴 했는데 착각하는 바람에 멀리 돌아서 가게되었어요.. 신사역근처 다와서도 좀 헤맸죠. 코 앞이 신사역인데.. 자전거로 건널 곳이 마땅치 않더군요. 암튼 어찌어찌해서 잘 도착했어요 ㅅ.ㅅ 두시간정도 걸리더군요.)
집에 돌아갈때 죽는줄 알았어요.. ㅎㅎㅎ 체력이 소진한상태에다 객기를 너무 많이 부려서..... 그래도 죽지 않고 집에 잘 도착했답니다 ㅎㅎ
좋은건(리얼포스) 아껴뒀다 나중에 먹는다고.. 우선 imate로 맥용 키보드먼저 두들겨 봤죠. 기존 아론 기계식보다는 동시입력 안되는 글자가 적은 듯 보였어요. 그래도 조금은 나오더군요.

리얼포스 사용기
그 다음 날 드디어 리얼포스를 연결했습니다.

일자형 엔터키에 아직 익숙치 않아 종종 \가 눌리네요.(십년전쯤에 일자형 엔터키인 애플 확장2쓸때는 익숙했었는데 그 뒤로 접한 키보드가 죄다 니은자형 엔터키라서..)
여러분들의 말씀대로 상당히 묵직하네요.

그리고 전 글쓰는 표현력이 많이 부족하고 며칠 밖에 안 써봐서 리얼 포스 키감을 비유할 만한 뭔가가 떠오르지 않지만 굳이 비유하자면 자판배열에 해보고 싶네요. 두벌식을 멤브레인, 리드미컬한 세벌식은 기계식, 그리고 문장이 저절로 완성되는 듯한 느낌의 드보락을 리얼포스에.... 비유해보고싶네요.

딴분들은 대게 처음 쳐보고 실망하다 며칠쳐보다가 그 진가를 느꼈다는데.. 전 치자마다 필이 금방왔으니.. 혹시 금방 식상할까 걱정이네요.

새끼, 약지쪽이 훨씬 더 가벼운 키감이라길래.. 새끼로 각각 눌러보니 정말 끝엔 가볍고 검지나 중지쪽 위치는 약간 무겁고, 시프트, 스페이스, esc등은 좀 무겁더군요.

처음 치는순간 고속으로 타이핑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신 여러분들의 말이 공감이 왔습니다. 손가락에 힘이 그렇게 덜들어가니 가볍게 키보드가 눌러져서 정말 장시간쳐도 지루하거나 덜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와 닿더군요..

근데 아직 익숙치 않아 조금만 옆에 키에 손이 가도 눌릴정도라 아직은 오타가 좀 있네요.(그 만큼 상당히 가볍네요 ㅅ.ㅅ)

리얼포스가 기대이상이다보니 32만원하는 HHK Pro도 무척 궁금해지네요.
심플하면서도 아기자기한게 많이 땡기네요. 근데 리얼포스 사느라 자금이.. ㅋㅋㅋ 갑부가 아니라... ㅎㅎㅎ
만약 무이자 12개월 할부에 절 믿고 파시는 분이 계시면 또 일 저지를거 같다는 -ㅅ-
무이자는 너무하다면 5%정도 이자를 낼 용의 까지는 있어요 ㅋㅋ
그나마 이정도까지는 안전장치가 되있다는.... ㅋㅋㅋ


여기까지 지루한 얘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대단한 끈기시네요. 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