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키보드를 입수하기 전까지 제가 사용하던 키보드는 몇 종류 되지 않습니다.
묻지마용 초저가 멤브레인 키보드, 아론 106s 클릭/넌클릭, 리얼포스 101 -_-;, 체리 3000 클릭...
체리 3000 클릭이야 일주일 정도 보관만 했던 수준이기에 열외로 둔다면,
이곳에서 자주 뵙는 분들이나 숨은 고수들의 내공에는 비교할 바가 못 될 겁니다.

그 흔한 디카도 없어 사진을 제대로 올릴 수 없는 이가 바로 저이고,
그러니 사용기라고 할 수 없을만큼 무안할 정도로 부족한 내용이 될지 모르겠지만,
애플 확장 키보드 시리즈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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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키보드에 관심 가지게 된지는 얼마 안 되었습니다.
그러니 애플 확장 키보드 시리즈를 알게 된 것은 그보다도 훨씬 짧지요.
이 곳 키보드매니아 사이트를 알게 되어 리뷰 및 여러 게시물들을 읽으면서
애플 확장 시리즈가 대단한 명성을 지닌 키보드다 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저의 무지한 정도를 충분히 짐작하시겠지요.

지금이야 키보드 매니아 사이트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이라고 한다면
애플 확장 키보드 1, 체리 1800 갈색 슬라이더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만,
불과 2개월 전쯤만 해도 애플 확장 2가 한창 인기를 끈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 이전부터 확장 2에 군침을 삼켜왔지만,
ibm용 pc에서 확장키보드를 사용하는데
필수 기기인 imate라는 변환 커넥터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는 부담이
몇 번이고 결정을 망설이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사과향에 흠뻑 빠지게 된 것은
키보드매니아 사이트의 기술고문이신 digipen님의 손길이 들어간 확장2를 입수하면서 부터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연결시켜 사용하고 싶어서
중고로 매물이 간혹 나오던 imate을 기다리지도 않고 신품으로 구입해서 사용할 정도였으니,
처음 확장 키보드 2를 접했을 때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하시겠지요.


1. 외관
다들 아시다시피 확장 II M3501모델은 Esc 키 위에 6색의 찬란한 애플 마크가 찍혀져 있습니다.
왼편 ctrl 키 옆에 애플 마크가 있는 확장 I과 구별되는 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덩치를 살펴보면 한마디로 꽤 크네요.
가로 47cm, 세로 20cm, 높이 최대 5cm...
정확히 재보지는 않았지만 무게는 1kg가 조금 넘는다는 리얼포스 101보다 더 나갈 것 같군요.
아무튼 확장 키보드 사용을 위해선 공간확보가 절실히 필요해 보입니다.

한편, 현재 중고로만 구입가능한 확장 시리즈 키보드라
외관에 있어서 과연 얼마나 변색이 덜 되었을까 생각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좀 더 오랜 나이의 확장 1과는 다르게 확장 2는 나온지 15년이 채 되지 않고(맞나요? ^^;)
드문 확률로 신동품도 간혹 뜨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상대적으로 상태가 더 좋은 제품을 구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거기다 무엇보다 특제 digipen님표 확장 II였으니 말입니다.

사진을 첨가하지 못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시기 힘드시겠지만,
솔직히 민감하지 않은 저 같은 이들이라면 충분히 그냥 넘어갈 정도로 깨끗합니다.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키캡은 하얀 반면,
모든 분들께서 말씀하시듯 키프레임과 스페이스바의 옅은 착색은 애교일 정도로 보입니다. ^^;
제품 뒷면을 보시면 키보드 상하에 가로로 기다란 고무재질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윗면에는 요즘 나오는 키보드들과는 다른 형태의 높낮이 조절레버가 있구요.
단단하게 지면과 맞물려 주기 때문인지 타이핑시 키보드가 밀리거나 하는 일은 여태 없었습니다.

2. 키배열 / 키캡 상태 / 인쇄 글꼴 / 지지대 등
다들 아시다시피 imate 에 연결해서 usb 키보드로 인식시켜 사용하는 탓에
ps/2용 키보드로 키보드 type3로 변환시켜 사용중입니다만,
키배열은 보통 보실 수 있는 101키 키보드에 2개의 사과키와 우측 LED 옆에 있는 애플전용 파워키가 첨가된
도합 104키 배열을 이루고 있기에 그다지 이질적이지 않습니다.

다음은 키캡의 흔들림입니다.
아무래도 이해를 돕기 위해 예전에 사용했던 키보드들을 기준으로 계속해서 비교를 하게 되는데,
아론 키보드에서처럼 타이프시 키캡끼리 부딪히며 내는 거슬릴정도의 달그락 거림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키캡의 흔들림 정도를 따지자면
제가 사용해본 모델 중에선 리얼포스 101을 제외하고 가장 흔들림이 적지 않나 싶습니다.
분명 이색사출은 아니고...
어떤 인쇄방식인지 모르겠으나 인쇄 상태로만 따지지면 리얼포스나 체리 3000클릭(영문판)에 적용된 것보다 더 깔끔하게 보이네요.
더욱이 사출시 생기는 게이트 자국의 경우에도 키캡 전체를 살펴봐도
모두 아래 쪽으로 향하고 있어 눈에 띠지 않는 깔끔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키캡의 두께는..
현재 제가 애플 확장 키보드 2를 제외한 나머지 키보드들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관계로 미처 비교해 보지 못했네요.
인쇄 글꼴은 여타 다른 대다수의 키보드에서 적용되는 글꼴(고딕체인가요? ^^;)이 아닌 애플 특유의 글꼴이 적용되었구요.
이 글꼴은 일전에 제가 리얼포스 사용기에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가장 좋아하는 키캡글꼴입니다.. 잇힝~ ^^*
                                                        
3. 키감
짧은 경험에 의하면 키보드는 적용된 스윗치 별로 고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키감은 주관적이다’라는 말로 대변할 수 있듯이 말입니다.
허나, 그렇듯 다양한 평가, 느낌 속에서도 보편적으로 좋은 키감이다
라는 평가로 한목소리 낼 수 있는 좋은 키보드들이 시중에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제가 접한 확장 2는 확실히 그 평가의 한자리를 꿰어차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더군요.
지금까지도 명성이 자자한 한 시대를 풍미한 확장 2의 키감은
이전까지 접해 보았던 아론 클릭이나 리얼포스, 체리 청색 슬라이더와는 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알프스 넌클릭 스위치를 적용시킨 키보드를 접해 보지 못해서
이것이 알프스 넌클릭 스위치 자체의 키감인것인지,
확장2 제품 자체의 키감인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굳이 소리로 표현드리자면,
아론 클릭은 짤깍짤깍, 리얼포스는 사샤삭, 체리 청 색슬라이더는 똘깍똘깍, 확장 2는 사각사각 정도 되려나?
애플 확장 키보드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사각사각하는 느낌으로 표현을 많이 하시는데,
저도 그것말고는 별다른 표현을 못찾겠습니다.
아론 넌클릭에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느껴졌던 키의 반발력과는 반대로,
무난하게 걸리지 않고 매끄럽게 내려가는 느낌은
직접 상태좋은 확장 2를 직접 접해보신 분들만이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솔직히 표현하기 무척 어렵네요. 어휘 표현력이 딸리다보니.. ㅠㅜ)

p.s. 며칠 안으로 이베이에서 공수한 확장 2 하나가 손에 들어옵니다.
digipen님의 특제 확장 2가 있음에도 구입하게 된 건,
순전히 알프스 넌클릭 스위치를 분해하고 이것저것 손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입니다.
추후 받게 되면 digipen님의 특제 확장 2와 비교기를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p.s 2. 앞으로는 폰카를 이용해서라도 사진을 올려야 겠네요.
막상 작성하고 보니 내용은 부실하면서도 텍스트의 압박이 장난 아닙니다.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