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체리 흰색축, 파란색축, 갈색축에 이어 흑색축이 참 궁금했습니다.
정확히는 리니어 액션이 궁금했지요.  이러한 궁금증은 신용불량과
가정파탄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지만, 막상 눈 앞에서 원하는
키보드가 왔다리 갔다리 하면 까맣듣게 잊어먹고 일을 저질리게
됩니다.  여기 회원분들은 아마 이러한 경험을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하시게 될 것입니다.

1. 원래는 11900 모델을 찾았지만, 가격은 6만원 선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US자판이 아닌 유럽 자판이라 일단은 제외 했습니다.
10만원 정도의 US자판을 구할 수는 있지만, 막상 1800 모델에도 흑색축이
있다는 것을 알고 다니 그리 내키지가 않았습니다.  이유는 터치패드가
있는 것이 보너스가 아닌 옥의 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 컴팩 1800 모델은 찾았지만, 거의 눈 앞에서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하여
리니어와는 인연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울러 가격이 169,000원이라
갈등을 하기도 해서, 차라리 놓친 것이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3. 이 와중에 체리 빨간불 미니 키보드가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택배비를
포함하여 8만5천원이라 위의 둘 모델에 비해서는 자금의 부담이 덜 했습니다.
아울러 Rare 모델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연히 흑색축의 리니어
액션 방식이기도 하구요.

브랜드 : 처음에는 이 키보드가 체리사가 만든 것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키보드 뒤의 라벨을 보니, Telxon이라는 회사의 상표였습니다.  처음에는
혹시 짝퉁인가 싶어서, 키캡을 하나 뜯어보니 체리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힌 흑색축이었습니다.  즉 스위치는 체리사가 분명했습니다.

키배치 : 미니키보드는 처음 사용하는 것이라, 굉장히 불편할 줄 알았는데
주로 영문 타이핑을 한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미니에
금방 적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커서키라든지 Home, End등의 방향키를
이용하는 일이 많다면 적응하는데 꽤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해피해킹 프로페셔날을 사용하는 분들! 정말 대단하십니다.
윈도우키는 없고, 오른쪽 ALT키와 CTRL키도 없습니다.  

빨간 불빛 조절 : 오른쪽 ALT키 위치에 FN키가 있는데 누른채 위아래 키를 누르면
밝기가 완전 꺼짐에서 최대 밝기까지 일곱단계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남자 직원들은 키보드가 쪼만해서 불편하다고 말하지만, 역시 여직원들은
이쁘다 깜찍하다 멋있다 등의 찬사를 하더군요. ^.^

한영 전환 : 오른쪽 ALT키가 없기 때문에 Shift+Space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쉽긴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쉬프트키를
새끼 손가락으로 누른 상태에서 스페이스바를 눌러야 하는데 힘이 꽤
들어갑니다.  

키감 : 제일 중요한 부분이 되겠죠.  결론을 먼저 내리자면, IBM M1의 저소음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키감이 무겁습니다.  키를 누를때와
나올때가 상당히 묵직합니다.  버클링 스프링의 M1은 철컹철컹하는 맛이
꼭 타이프라이터를 치는 기분인데, 체리 리니어는 M1만큼 아니 그 이상의
무거운 키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철컹철컹하는 소리 대신에 뭐라고 할까요?
따다닥하는 소리를 느끼게 합니다.  아마 익숙해지면 모를까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피로를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튀어 나오는 반발력이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때리면 바로 반응하는 맛이 기계식과는 다른 맛이 있습니다.
멤브레인, 기계식, 무정점방식과는 틀린 또 하나의 방식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 드디어 애플 확장1을 사용하면서, 저의 주력 키보드가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며칠 병원(?)에 가서 입원하는 관계로 잠시동안 대신하게 될
키보드이지만, 아마 소장용 내지는 장터에 나올 물건일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