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님으로만 계속 둘러보다가 가입해서 기념으로 사용기를 올려봅니다.
가입기념 사용기라라고는 하지만 사실 지저분해진 키보드를 어제 오늘 닦고 분해하고, 사진 찍은 핑계입니다.

사용기의 주인공인 키보드는 애플 어드져스터블 키보드입니다.

애플에서 파워피씨가 처음 나올 무렵 6100 AV 모델이 판매될 때 국내에서 시판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93년 정도, 90년대 초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도 애플의 제품디자인은 주목을 받습니다만 그 1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도 디자인이 눈에 확 꽂혔기 때문에……. 요즘도 애플에서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웹사이트를 피해 다니며... 그렇습니다... 비슷한 증상 갖고 계신 분들... 많을 줄 압니다. 몇몇 분들은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르기'를 사용하시기도 하며, 또 몇몇 분들은 그 '지르기'를 막아주는 가디언이 계신 것으로 압니다. 통칭 가디언은 '와이프'라고도 하지요.

디자인 컨셉이 애플 14인 AV 모니터와 같기 때문에 같이 있으면 잘 어울립니다. 판매도 그런 식으로 많이 했고,  가격도 물론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외관의 가장 큰 특징은 손목에 무리가 없도록 키보드가 좌우로 벌어지는 점, 숫자키패드가 별도로 구성되어지는 점 2가지를 들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키보드와 키패드에 각각 팜레스트가 부착 가능합니다. 팜레스트는 키보드 뒤편의 높이 조절각도를 높였을 때 사용이 자연스럽습니다.
키보드와 키패드 각각 좌우로 ADB포트가 두 개씩 있어서 맥-키보드-키패드-마우스 순으로 연결됩니다.
키보드에는 볼륨조절, 뮤트, 마이크 버튼이 있어 조절판을 사용하지 않아도 볼륨조정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스페이스 바가 좀 펑퍼짐하게 생겼습니다. 아마도 벌려진 상태에서 엄지와의 타이핑 위치를 고려한 디자인인 듯 합니다.
OS 8.6 에서 테스팅을 해보았는데 드라이버 없이 바로 인식이 가능합니다. 시스템 프로파일러에서 애플 어드져스터블 키보드로 인식됩니다. 별도의 드라이버가 있는 것으로 보아 구 버전의 OS에서는 드라이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부를 살펴보면 보통 키보드들이 펑션키가 보통의 키들과 같이 구성되어 있는 것과 달리, 펑션기와 편집키가 다른 방식의 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일반 키들은 ALPS라고 적혀있습니다.
키보드 두 개를 밑 판위에서 움직이게끔 만들어놓은 것이라 분해 조립이 조금 까다롭습니다. 두개로 분리되는 부분이 밑판에서 많이 떨어져나오지 않고 살짝 유격만 되기 때문에 키가 붙어 있는 부분을 분해하기가 조금 힘들더군요.

키감은 애플 스탠더드 키보드2와도 다르고  확장키보드2와도 다릅니다. 확장키보드에 비하면 누를 때 좀더 무거운 느낌이 들고 키를 누를 때 소리가 약간 서걱한 느낌입니다.

애플에서는 이 키보드 외에 어드져스터블 키보드는 생산되지 않았지만 다른 브랜드의 키보드들은 요즘도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사진을 보시면서 짐작하시는 분 계시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단점은 팜레스트까지 장착했을 때 키보드+키패드+마우스= '한 상차림' 입니다. 책상위의 공간을 대부분 차지하게 됩니다. 커피 잔 정도야 커버가 가능하지만 타블렛까지 사용하시는 분들은 난감합니다. 키패드의 크기도 여기에 한 몫을 합니다.
또 펑션키가 키패드에 따로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작업 시에 펑션키를 자주 사용하시는 분들은 습관을 고쳐야하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보통 한손으로 키보드 한손으로 마우스의 작업효율보다는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키패드를 키보드의 위쪽에 배치해서 작업을 하면 꽤 작업편이성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오랜 타이핑이 손목에 주는 무리를 디자인으로 해결한 키보드 '애플 어드져스터블 키보드' 였습니다.

PS:장비부족으로 사진이 좀 그렇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