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jpg : 거듭되는 신세계

모든 것은 지나고 나면 결과론적으로 해석이 된다지만,

키보드 입문하기 전부터도 뭔가 지금의 인연을 예상했던 듯 합니다.

 

시작은 콤피 마우스였습니다.

과도한 타이핑에 팔목이 아프고, 손가락이 아파

우선 어고노믹스 마우스부터 시작을 했었습니다.

 

뭔가 소리가 조용하니 손가락 건강에도 좋겠다 싶어

멤브레인 키보드를 서랍에 넣고 펜타도 샀었지요.

 

어떠한 매체 혹은 수단이 하나가 더 생기니 그때부터 뭔가 기분이 좋았습니다.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멤브를 꺼내어 쾅쾅 치며 스트레스도 풀고,

괜히 키스킨 벗겨서도 한 번 쳐보기도 하고,

조용히 타타타 거리는 펜타의 소리에 흠뻑 젖기도 하고.

 

검색의 힘은 대단하지요.

그러다가 기계식키보드란 것을 알게 되고,

집사람에게서 선물 받은 것이 첫 기계식인 FC600R이었습니다.

 

묵직한 무게감에서 도출되는 역설적인 경쾌한 소리!!

그 첫 느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의 욕심이란 것이 한이 없다고도 하지만,

'나는 물욕이 없는 사람이야.'라며 연애시절 집사람에게 했던 말이 무색하게도,

집사람이 친정 내려간날 용산에 들러

FC750R을 구매했습니다.

 

하루만 혼나고 평생을 즐기자는 생각에

리얼포스고 해피고 모두 타건해 보고서는

정작 750 흑축이 가장 감이 좋아 업어왔었지요.

(13만원짜리나 36만원짜리나 비슷하게 혼나고 말았지만 ㅋㅋ)

 

그사이 660C도 발매가 되고 (그 아름다운 투톤이란!)

여기저기서 정전식에 대한 예찬이 쏟아지니

이를 또 어찌 버틴단 말입니까. ㅋㅋ

 

몰래 용돈 쪼개 모아서 일본 가는 동료마다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들 일본어를 못하는 탓인지, 간 데가 대도시가 아니어서였는지,

아니면 '키보드 따위!' 하며 안 간 것인지 (ㅋ)

아무도 해피를 구해오지 못하더군요.

 

그러다 운때가 맞아 괜찮은 가격으로 중고로 하나 영입했습니다.

눈이 뒤집히니, 무각이란 것도 방해가 안되더군요.

 

오늘 해피 이틀째입니다.

키보드를 왜 사는지 이해 못하던 옆자리 여동료가

이녀석은 이쁘다며, 키감이 좋다며 마구 만져보네요 ㅎㅎ

 

기계식으로 신세계를 처음 접하고,

정전식으로 또다른 신세계를 접합니다.

둘이 다른 세상에 있어 비교를 할 수 없는데다

둘 다 모두 제 맘에 (어쩌면 제 손에) 쏙 들어서,

굳이 더 '나은' 신세계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 해피를 잊고자 대리 만족용으로 구매했던 화이트 측각 키캡이

   아련하고도 고맙게 느껴지네요 ㅎㅎ

 

* 11년생산분에 3차 사용자인데도 키감이 이정도라니!

 

* 생각보다 키배열 적응하는 것은 수월했습니다.

   목적이 현실을 압도한 것일까요.

 

* 그 사이 마우스도 컴피를 벗어나 G602로! 너도 사랑한다! ㅋ

 

즐건 밤 되시고, 모두들 해피 키보딩 하세요!

 

 


 

FC 600R 적축

FC 750R 흑축

리니어 리니어 리니어!

→ 레오폴드 레오폴드 레오폴드!

해피해킹 pro2

→ 해피한 정정당당 정전당

Cherry G80-3497 갈축

→ 논클릭 & 무보강판의 신선함! 

 

로지텍 G602

→ 10개 버튼중 2개만 쓰지만 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