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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 멤브레인은 정말 최고라는 얘기를 하고싶다.

기계식이 비싸서 좋은건줄 알았다면 지금 생각을 바꿔주시길 바란다.

특히 청축의 딸각딸각하는 클릭음에 사로잡혀있는 제군들이 있다면 지금 당장 13만원을 버렸구나 하는 후회를 미리하시기를 바란다.

몇년을 기다리다가 드디어 한계점에 이르러 더이상 참는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용산 선인상가 21동 3층 105호 피씨기어에 가서 30분동안  청축 흑축 적축을 충분히 만져 보았다고 판단이 들어 청축을 냉큼 들고 왔다.

하지만 여기서 잠시 매장에서 둘러보는 것이랑 집안에서 쳐보는 것과는 천지차이이다. 말그대로 천지차이..

왜 사람들이 이 비싼키보드를 종류별로 가지고 있을까?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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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모든 불만의 시작인 이문구 때문이다.

이문구는 나중에 바꾸고 싶다면 뜯기전에 바꾸라는 경고이다.

이미 청축에 마음이 빼앗긴 나는 이문구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불과 1시간도 안되어 청축은 크나큰 실수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맨장에서 들었던 새가 지져귀는 클릭음이 아니라...ㅠㅠ

정말 100타 이상의 타자실력을 가지신 분이라면 느끼실 지랄맞은 클릭음의 따발총소리를 피할 수 없다.

200타가 넘어간다면 이건 피하고 싶은 수준...

게다가 멤브레인에서 적정수준으로 눌러줬다면 눌렸어야할 키가 일정수준이상 눌러서 클릭음이 꼭 나아먄 자판이 찍히는 이 막노동 수준의 키보드 주법을 새로 익혀야 한다.

키보드를 치는 나는 마치 내 돈내고 내가 음식을 갔다 바쳐야 되는 상황?

게다가 텐키리스라고 좋아했던 나는 104키에 맞춰진 키보드에 새로 적응을 해야했다.

바로 한/영전환키가 Alt키랑 붙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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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페이스바 수준을 넘어 1997년도에 나온 286에 어울리는 키보드가 붙어있다.

한/영전환키를 누르려면 기존에 엄지로는 불가능하고 중지로 눌러줘야 한다.

이건 눌러봐야 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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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일반 멤브레인에서는 보기 힘든 쫄깃쫄깃한 키보드스킨은 불과 30분도 안되어 걷어내버렸다.

바로 그 쫄깃쫄깃함에서 오는 감칠맛 때문에 손가락 피로도가 급증했던것...

안그래도 클릭음이 나야 자판이 찍혀서 피곤했는데 키스킨 때문에 노동수준이 증가했던 것이다.

먼지가 안묻겠다고 좋아하던 30분은 뒤로 한채 바로 차웠다.

적어도 시가 1만원은 할텐데.. ㅠㅠ

그렇게 뻘짓을 안하리라 2년을 고심하고 매장까지 가서 확인을 했건만 집에서 직접 쳐보는 것 이외에는 자신의 취향을 알 수가 없다.

지금도 이 따발총 소리에 고문을 당하고 있다.

매장에서 갈축 적축은 정말 밑밑하고 재미 없었다.

특히 적축은 누르지 않아도 눌릴것만 같은 허약한 키감을 가지고 있어서 이건 절대 안사야지 라고 했던 결심을 지금은 후회하고 있다.

적축은 아니더라도 갈축정도만 되어도 이고생은 안할터인데..

사자마자 계륵이 되어버린 나의 기계식 키보드...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