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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90여대의 키보드를 스쳐지나가면서 필자가 새로운 키보드를 타건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한가지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 것은 개발자에게 좋겠네...","파워 타이퍼에게 좋겠네..."라는 식의 키보드의 특징과 더블어서 사용자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필자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지는 부분도 "어떤 키보드가 좋아요?" 라는 질문인데, 필자의 답변은 한결 같다.


"나에게 맞는 키보드가 제일 좋은 키보드입니다."


그렇다면 키보드를 보고 몸을 맞출 것인지? 아니면 내 몸에 맞는 키보드를 구할 것 인지는 여간해서는 쉽게 알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필자가 리뷰를 쓰기 시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오늘 할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다. 키보드에 대한 정보도 없고 그냥 필자가 키보드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한 것이다.


클릭에서 리니어로...

필자가 초보 시절(지금도 딱히 초보티를 벗어나지 못한...)에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소리"였다. 구분감과 클릭음이라고 칭해지는 키보드의 소리가 사실은 제일 큰 선택의 조건이였고, 그런 의미에서 모델엠은 정말 새로운 신세상 그 자체였다.

이 당시만해도 필자는 키스트록이나 스프링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고, 키보드의 개성을 알아보기에는 "소리"라는 한 조건에만 매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체리 청축보다 더 강한 무언가를 원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키보드에 대해서 제일 먼저 체크 한 것이 타건음이였고, 작고 부드러운 것은 안좋은거... 소리가 큰 것은 좋은 거라는 엄청난 착각속에 살았던 시절이였다.


_resize_IMG_5802.jpg[필자의 4번째 모델엠]


이렇게 소리에 익숙해질 무렵 필자가 두대의 키보드를 구했는데 그 것은 돌치 키보드와 모델엠 키보드였다. 둘다 "소리"라면 뒤쳐지지 않는 고수의 키보드다. 그리고 그 당시 주력으로 사용했던 FC200R 청축을 리니어로 교환하면 필자는 새로운 축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쫀득거리는 느낌...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면서 "소리"에 대한 개념을 조금은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던 시절이 FC200R 리니어를 처음 사용했던 시절이 아닐까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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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nky and The Brain"

FC200R with 8955+BTC5235+1800 keycaps


G80-3000의 매력에 빠지기 전까지 필자와는 가장 오랜 시간을 했던 키보드였고, 필코의 짝퉁의 오명을 가진 키보드였지만 필자는 이상하게 FC200R에 대한 우호적인 감성은 필코보다 높다. 하지만 그 뒤로 많은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안정적"인 키감에 집착하게 되었고  FC200R에게는 왠지 모를 미안한 감정과 약간의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시작적인 요소 - 투톤

"소리"라는 개념에서 "쫀득"이라는 개념으로 생각이 변해갈 무렴 필자에게 가장 궁금한 것들이 생기게 되었는데 그 것은 바로 스프링과 키캡, 그리고 그 것의 만남으로 인한 변화에 대한 개념이 바로 그 것이다. 


블랙만이 진리 같은 느낌으로 화이트 키보드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때에 필자의 눈에 들어 온 것은 다름 아닌 사진으로보게 된 키릴 각인의 구형 3000이였다. 물론 이 키보드를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키릴 각인이 머리에 남은 것이 아니라 바로 베이지 투톤의 따뜻한 색감이 눈에 들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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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3000 구형 모델과 같은 로이터 구형 백축]


베이지 투톤에 대한 갈망은 거의 병적인 수준이 아닐까 생각이든다. 키보드 5-6대에서 키캡을 모았고, 특히나 펑션열과 일자엔터 그리고 역슬러시를 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실제 제품 제작비 대비라고 표현하면 될까?)과 시간을 쏟고 나서야 2개 세트의 PBT 얇은 레이져 베이지 투톤 세트를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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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베이지 투톤으로 구현된 G80-3000, 편집키와 텐키가 (주)옥션의 키캡이였다]


이렇게 5-6개월 수집 끝에 완성된 키캡들로 왠간한 키보드들의 베이지 투톤을 만들어 리뷰가 가능해졌다. 실제 이런 중간에 한동안 염색에 미쳐서 숱하게 버렸던 키캡들과 개조로 사라져간 키캡들을 생각해보면 어처구니 없이 돌아온 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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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돌치레플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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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게 이색 4세트를 조합과 다른 키캡들의 조합으로 만든 텐키레스, 원키레스 세트]


_resize_img_2520.jpg [오류 키캡과 와이저 미니로 만든 키캡 세트]


_resize_img_2522.jpg[염색에 미쳐서 만든 Navi-ska 화이트 키캡]


_reSize_IMG_2554.jpg [필자의 염색의 최고 작품이다. 홍게 백무각으로 염색해서 만든 투톤 엘러펀트-S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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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 키캡의 색을 내기 위해서 비교했던 사진이다.]


필자가 염색에 빠진 이유는 한가지였다. 도저히 구할 수 없었던 베이지 투톤을 만들 생각이였는데, 염색을 하면서 느낀 것은 체리에는 베이지 키캡과 화이트 키캡이 있다는 것이였다. 결국 베이지 투톤을 구하기 위해서는 구형 키보드를 목숨걸고 구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렇게 키캡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재질이나 키캡에 대한 지식이 늘어만 갔고 ABS,POM,PBT 재질의 특징들을 염색을 하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스텝스컬쳐와 두께, 스프링과 축에 대한 조합에 따라서 키감이나 손목에 무리가 상당히 달라지는 것을 체감하면서, 점점 더 스위치에 대한 갈망 보다는 키감의 안정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아마 이때 부터의 리뷰에서는 필자가 키캡을 바꿔서 비교하는 리뷰가 많아졌고, 키감의 안정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된다.


키감의 안정성은 크게 균일한 키압으로만 이야기하기 어렵다. 하우징의 체결상태와 보강판의 유무, 그리고 스테빌라이져의 교정에 따라서 리듬감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요소이다. 


실제 필자의 서브 키보드인 G80-3000 블랙 변흑의 엔터키와 백스페이스에는 스테빌라이져가 없다. 그 것은 일종의 리듬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제거한 것이다. 키감의 안정성은 키압의 균일보다는 청각적으로 들리는 리듬감을 얼마나 잃지않는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IMG_6677.jpg [베이지 투톤과 나프촙]


_Resize_IMG_6805.jpg [베이지 투톤과 포커 X]


_Resize_IMG_7126.jpg [베이지 투톤과 FC200R 화이트]


IMG_7750.jpg [투톤과 G80-3000 변흑]


IMG_1561.jpg [베이지 투톤과 염색과 FC200R 흑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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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mini 와 베이지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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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 투톤과 돌치]


이렇게 조합된 키캡 놀이를 하다보니까 어느 순간 레이져 각인에 대한 답답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것은 아마도 필자가 승화 키캡이 생기고 이색사출 키캡 세트를 가지게 되면서 생겨 버린 "아쉬움"일 것이다. 


또렷한 각인에 대한 갈망은 결국 레이져 키캡을 염색하고자 하는 미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수 많은 시행 착오와 삽질 끝에 최적의 방법으로 색을 입히는 것을 찾은 것이 바로 모나미 매직을 이용한 각인을 찐하게 염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것은 정말 삽질 이였고, 필자는 결국 한세트를 완성하지 못한채 그냥... 도전 한 것으로만 만족하게 되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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