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에 돌아와보니 기다리던 녀석이 도착해 있더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바로 완소마블입니다.
마제스터치 블루투스 모델을 세이버화한 제품입니다.

개조 내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작업: 카프리옹 님)
- 텐키와 방향/편집키 제거
- 갈축을 청축으로 교체
- LED는 키 사이에 매입
- 페어링 버튼은 Esc와 F1 사이로 이동

드디어 제가 꿈꾸던 키보드에 거의 근접한 제품이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첫인상은 ‘약간 넙데데한걸...’이었습니다.
F1~F12까지 썰어냈더라면 완벽한 키보드가 되었겠지만
하우징과 컨트롤러 공간 문제 때문에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덕분에 해피에 비해 위아래로 좀 더 길어지는 바람에 날렵한 맛은 없네요.



딱 해피 크기에 무선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제게 가장 필요한 건 오른쪽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불만은 없습니다.
게다가 해피 포장박스에도 쏙 들어갑니다.



해피 배열에 익숙해졌고 완소 키보드로 만들었기 때문에
키 배열을 해피에 맞추어 바꾸었습니다.
- CapsLock → Control
- ` → Esc
방향키는 vi 에 맞추어 바꾸었습니다.
- Win + h j k l → Left Down Up Right
- Win + ; ' → Home End
- Win + [ / → PgUp PgDn
PgUp, PgDn은 웹서핑할 때 자주 사용하므로 별도로 키를 할당했습니다.
- 오른쪽 Win → PgDn
- 컨텍스트키 → PgUp
Insert는 쓰지 않으므로 생략하고 Delete는 Shift + Backspace에 할당했습니다.
세벌식 최종을 쓰는 탓에 누락된 기호를 추가로 매핑했습니다.

비록 제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제가 구상한 제품을 실제로 손에 넣고보니 뿌듯하네요.
해피 블루투스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 녀석을 메인으로 쓸 생각입니다.
청축의 재잘거리는 소리, 오랜만에 들어보니 무척 반갑네요.

해피해킹을 써보지 않았다면 방향/편집키를 썰어낼 생각은 못 했을 겁니다.
그리고 오토핫키를 몰랐다면 다른 키보드에서도 해피 배열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을 겁니다.
해피는 떠나보냈지만 배열은 평생 함께할 것 같습니다. ^^
어려운 작업을 훌륭하게 해주신 카프리옹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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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할수록
세상이
더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