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주의

어쩌다가 그 글을 보게 된건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친구가 키보드에 입문한다기에, 간만에 키보드 매니아에 들어왔다가 보게되었네요..
처음은 저항을 이용한 글이였는데, 다이오드 이용한 매트릭스 키보드도 있더라고요.
http://www.kbdmania.net/xe/tipandtech/8794285

사실 전 커스텀으로는 키캡질이나 하는 정도였지, 공제 참여도 해본적도 없는데 첫 커스텀을 하드코어로 시작해버렸습니다;;

그분 후기만 보면 참으로 간단해보이는데,,, 하하 전혀요 ㅠㅠ

먼저 키보드 배열을 생각해봤습니다.
주력으로 Realforce 86u와 Vortex Core를 사용하고 있는데,
vortexcore에서 제공하는 왼쪽 FN + ijkl 방향키 조합은, 오른쪽 어깨 통증을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저에게 참 유용한 기능이였습니다.

시중 다른 제품들은 찾아봐도 fn키가 대부분 우측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fn키를 왼쪽으로 보내자 라는 생각만 갖고있었습니다.

무턱대고 아두이노, 스위치, 다이오드, 인두기, 땜납 등등을 질렀고요..

그런데 아크릴 보강판과 하우징...이란 벽이 있더군요.

어떡하지 하다가 열심히 구글링해보니 옆동네에서 아크릴하우징을 무료로 공개해두셨더라고요
Bone.D.Roid 님의 하우징
https://kbdlab.co.kr/index.php?mid=board_housing&document_srl=5245241

하지만 dwg파일이라 오픈이 안되길래..찾아보니 오토캐드로 열어야하더라고요. 저는 또 하는 방법을 몰라서,, 구글링하다보니 유투브 강좌가 있어서 열심히 또 들었네요
열심히 배웠습니다... ㅠㅠ
TeleV2 님의 채널이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LELhPSFD6w

원래 하고싶었던 배열은 방향키가 있는 배열이였는데, 다 그리고나니 키캡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어요.
원본배열.jpg

(지금 찾아보니 비슷한 키캡 알리에서 파는게 보이네요 ㅠㅠ)


그래서 결국 ansi 60%에서 fn만 왼쪽으로 보낸 배열로 다시 수정을 하고 아크릴 주문을 했습니다.

신규배열.jpg

설계도.jpg




스위치와 다이오드가 가장 먼저왔는데,, 다이오드를 스위치 안에 한땀한땀 집어넣고요. 스위치 오프너도 없어서 핀셋 다 망가트리면서 정말 고생고생하며 다 분해 조립했네요
KakaoTalk_20200426_175017688.jpg


KakaoTalk_20200426_141824412_06.jpg




며칠 후 아크릴 도착하고 나서 주문한걸 다 모았더니, 몇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로는 아크릴의 상하면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저는 아스텔과 아크릴 조합으로 했는데, 하판의 경우 특히 각인을 추가했었습니다.
KakaoTalk_20200426_175801508_01.jpg


사실 각인을 하면에 하려면, 나사 구멍을 좌우 대칭으로 설계하거나, 뒤집어서 설계했어야 했는데 그걸 몰랐던거죠. 결국 구멍은 또 인두기로 T_T

두번째로는 스테빌이 안맞더라고요. 철심을 둘 곳이 없었습니다.ㅠㅠ
KakaoTalk_20200426_141824412_05.jpg


철심이 큰 역할을 하는 줄 모르고, 그냥 스테빌만 쓰자 싶어서 일단은 다 박았습니다. 기판 없이 제작하는 것이라, 보강판만 5T 정도였구요, 그때문에 스테빌도 거의 박히다 싶이 끼워넣었고, 철심 들어갈 공간은 당연히 안나오더라고요.


스위치는 모두 글루건 떡칠을 해서 고정시켰고, 지옥의 납땜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아두이노 늘소미노 하나,,, 헤더핀이 모두 꽂힌 상태로 왔습니다. 뺄 줄 몰라 니퍼로 자르다가,,, 
SMD 하나를 날려버렸네요? ㅋㅋㅋ

찾아보니 레귤레이터더라고요,, 쫄려서 usb 연결 안하고 새로주문하려다,, 
아몰라 usb포트 하나 날리지 뭐 하는 심정으로 꽂았는데 잘 작동하는 겁니다! (아싸 이만원 굳음)
힘겹게 힘겹게 헤더핀 전부 다 뺐네요.

키보드 매트릭스를 구현하는 것이여서 가로 세로줄을 만들어서 한땀한땀.. 
랜선을 추천하시기에 집에 남는걸 하나 땄더니,,, 아니 왠 연선이;; 연선으로 만든 랜선은 살면서 처음봤네요.
결국 잘 사용중이던 tv 랜선을 또 따서.. 가로 세로줄로 썼습니다. 
사실 납땜은 정말 초등학생 때 라디오 만들기 이후로 처음해봐서 퀄리티가 정말..

KakaoTalk_20200426_141824412_02.jpg


아. 가로세로줄 하다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분명 아두이노 디지털 핀은 0부터 13이여서 세로줄은 14줄이여야하는데, 왜 15줄이지...

생각해보니 원래 디자인에서 우상단 Del과 Backspace를 수정해야하는걸 깜빡한 것이였어요....


키캡도 이미 주문 다 해놨는데 ㅠㅠ 한참 고민하다 꼼수를 썼습니다. 정말 자괴감 들고 막... 괜히 시작했다 싶고 진짜..ㅠㅠ

신규배열2.jpg



가로세로선을 완성한 뒤엔 아두이노를 연결해야하는데 집에 있던 점퍼선을 쓰려했어요. 까보니 연선,,,ㅂㄷㅂㄷ 
귀찮아서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아 그냥 연선 쓰자 싶어서, 아래처럼 1차로 가연결해서 아두이노 테스트 진행했어요.

KakaoTalk_20200426_175801508_05.jpg


키 인식은 전부 다 잘 되길래 아래처럼 마무리를 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두이도 하단에 SMD가 뽑혀나간게 보이실겁니다 ㅠㅠㅋㅋ)
KakaoTalk_20200426_141824412_03.jpg


하우징 결합 다 하고나니, 아두이노 자리가 애매해서 이리저리 옮기다보니, 연선 하나가 끊어지더라고요. 설계 미스...ㅠㅠ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결국 랜선으로 다 수정하고나니 키가 한번에 다섯개씩 눌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ㅠㅠ..
또 납땜 수정 수정,,, 했는데도 안되어서 결국 아두이노가 빡빡하게 눌려서 생기는 현상인 것으로 생각하고, 하우징을 좀 느슨하게 박았어요.

여차저차,, 아래처럼 하드웨어 완성은 했습니다..
KakaoTalk_20200426_181118641.jpg


이제 제가 원했던 기능들을 구현할 차례입니다.

팁게 글의 아두이노 코드를 분석하고, 필요 없겠다 싶었던 것들은 모조리 지우다가, 그냥 내가 새로 코딩하자 싶어서 첨부터 시작했었습니다.

fn + ijkl, fn+ yh로 home/end, fn+uo로 page up/down

사실 위 기능들을 구현하긴 쉬웠어요. 


다 구현하고 테스트 하다보니까, 빠르게 입력하면 입력이 씹히더라고요. 특히 백스페이스 연타 같은..... 후......


정말 만들던거 집어던지고 싶었....


다시 원글의 코드를 집어넣으니 씹히는 현상이 1도 없었습니다....

다 이유가 있던 코드들이였구나,,, 싶어서 원래 코드에서 제 키보드 전선 배열에 맞게 그리고 원했던 기능들만 넣고 급 마무리했습니다.




여러분...

괜히 도전정신으로 도전하지 마시고,,

PCB 공제 참여하셔서 키보드 만드세요...


이런 키보드 제작,, 다신 없을 것 같네요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