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구입 배경.


안녕하세요.

최근 회사에서 사용할 키보드를 고르려 이것저것 알아 보았습니다.

본래 레오폴드 흑축을 쓰다가 키압이 너무 높아서 체리 적축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다시 바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기계식이 잘 안 맞아서, 이번에는 무접점으로 작정하고 공략했습니다.

하지만 회사 돈으로 사는 거라... 총알이 조금 곤란했죠.

구매할 수 있는 건 리얼포스 타입헤븐(약 17만) 이하였습니다.

그래서 그걸로 사려고 했는데...

오랜만에 들어온 키보드에서 한성 무접점이 인기인 걸 보고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1. 한성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


사실 전 한성이라는 메이커에 신뢰 자체가 없습니다.

노트북 내구성은 물론이고(뽑기도 싫은데, 경험상 확률도 극악이어서)

결정적으로 노트북으로 정말 최악의 AS를 경험했던 적이 있던지라....


그리고 키보드를 사기 전 타건 가능 장소와

풀배열 출시 계획을 물어 보러고 고객센터로 전화를 해 봤지만

역시나, 2시간이 지나도 계속 통화중에, 신호음만 가더군요

(전화를 일부로 안 받는다는 뜻).

개인적으로 품질 고하를 떠나 중소 IT제품 개발, 판매 기업이

더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중소 중에서도 고객센터가 제대로 돌아가는 곳은

물건에 문제는 있을지언정 기분이 나쁘거나

선택에 후회한 적은 없었던 거 같네요(알파스X 같은 곳).


여하튼 그래서 용산에 가기 전에 타입헤븐으로 마음을 반쯤 정했습니다.

본래라면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되지만... 그래도 굇수님들이 득실득실한

키매냐 분들이 이렇게 칭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하여

금요일, 용산으로 출발했습니다.


2, 타건 과정.


일단 모 타건 장소에서 타건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요즘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가 거의 대부분의

타건 장소들 주인장 분들께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게 좀 느껴지네요.

특정한 어느 곳이 아니라, 어디를 가도 그런 거 같습니다.

별로 제품을 판매하고 싶지 않은, 살려면 사고 말라면 마라.... 하는.

과거와 비교해서 특히나 더 그런 거 같네요.


가끔 다른 리뷰 보면 엄청 친절하다고 하던데

제가 성격이 원래 띠꺼운 건지, 어쩐지.... 에구.


물론 타건하는 데 태클을 걸거나 눈치를 주는 게 아니라

그냥 응대에서 그렇게 느꼈습니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네요.

(전문점보다 그냥 키보드 같이 파는 곳이 더 친절해진 거 같습니다.)

(전문성을 어필해야 하는데, 별로 의욕이 없어들 보이시네요.)


말이 샜는데, 일단 타건에 들어가 봤습니다.

가장 먼저 관심이 있던 타입헤븐을 쳐 봤습니다.

그런데 기존 고가격의 리얼포스를 기대하지 않고 그냥

가성비만 해 다오~ 하는 생각으로 쳐 봤는데도

제 손에서는 너무 맞지를 않더군요.

구름 타법을 주로 하는데, 키 차이가 너무 높아서

손가락이 걸리는 느낌을 좀 받았습니다.


그래도 완전 실망은 아니어서 그냥 구매를 하려다가

컴퓨터에 연결해서 직접 타자를 쳐 봤습니다.

오타가 난무하고 키감이 더 나빠져서

타입헤븐은 포기하고 한성 걸 쳐 보러 갔습니다.

(경험상 타건은 그냥 키보드에 키감만 보는 게 아니라

직접 컴퓨터에 연결해서 쳐 봐야 훨씬 정확한 거 같습니다.

경험상 생각 외로 차이가 심하더라고요....)


3. 타건기.


한성 키보드는 다루는 데가 많이 없어서 그런가

타건 장소는 용산의 2층에서밖에 못 찾았습니다.

(1층인가? 아무튼 용산 입구 들어가서 계단은 안 탔습니다.)


방문해서 한성 키보드를 타건해 봤는데

헐..........

사실 한성이라고 기대를 하나도 안 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나무랄 데 없는 키감에 헐!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키감은 리얼포스보다 비슷하지만 서걱거림이 거의 없고

약간 심심하고, 그리고 키감이 더 낮게 느껴집니다.

정말 손가락에 착착 감기더라고요.

키압 낮은 흑축하고 좀 비슷한 것도 같습니다.


4. 결론.


타입헤븐과 한성 무접점을 놓고 비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냥 저는 백이면 백 한성 무접점의 손을 들어 주고 싶네요.

어쩌면 리얼포스보다도 더 저에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전 키보드를 볼 때 가격은 잘 신경 쓰지 않습니다.

(물론 싸면 좋습니다. 이건 12만 9천 원.)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이상해도 괜찮습니다.

보는 건 오직 키감이 저와 맞느냐, 그리고 활용성인데

다른 건 몰라도 키감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곁가지 정도입니다.


우선 풀배열이 아닙니다. 저는 키감이 너무 좋아서 감수하고 샀는데,

나중에 인터넷 뒤져 보니 7월 중으로 풀배열이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매하시는 분들 참고하세요;.


두 번째는 단점이라고 하기도 뭐하네요.

저에게만 단점인 부분입니다 ㅎㅎ

바로 LED인데요... 키보드에 기본적으로 빛이 나옵니다.

밤에 게임하기는 참 좋겠지만, 전 작업용이라....

빛의 세기를 조절할 수는 있는데, 완전히 꺼지지는 않습니다.

없는 버전이 있다면 정말 좋을 거 같은데

다른 분들 리뷰 보니까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서

없는 버전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라고들 하시네요.


결론적으로 전 굉장히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리얼포스를 다 팔고 이쪽으로 넘어올까? 생각할 정도입니다 ㅎㅎ

한성 거 말고 중국에서 하나 직접 주문해 봐야겠네요 ㅎㅎ


사견만 듬뿍듬뿍 들어가서 별 도움이 안 되시겠지만

구매하시는 데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그럼 다들 좋은 하루 되시길....!


리얼포스 30g 타이완 버전

마제2 레드 청축

한성 무접점 텐키 45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