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2008년즈음에 펜텔의 그래프 1000이 천만개 판매를 기념으로 Pentel Graph 1000 For pro 리미티드버전을 출시를 했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필기구 마니아들은 이 새로운 한정판에 숨도 쉬지 못하고 국내 발매를 손꼽아 기다렸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납니다. 그 뒤로 리미티드 3까지 출시를 하면서 이게 무슨 " 한정판 " 이냐는 비아냥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매번 비슷비슷한 색상을 출시하면서도 많은 분들의 그래프 1000의 한정판에 대한 애정은 식을줄 모르죠. 그 뒤로 미쯔비시연필주식회사의 엄청난 한정판과 신상색상 놀음은 한정판 시리즈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됩니다. 수십개의 제트스트림 라인업과 한정판 색상. 그리고 이어지는 나노다이아 샤프심 한정판까지. 

 
손가락은 두번은 안되요. 물론 다른컴에서 한손가락을 더 하실 수 있습니다. ㅋㅋ
어떻게 우리 100번 한번 가볼까염? 

필기구를 단지 쓰는 도구가 아닌 " 수집 " 을 위해서도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의 패턴을 잘 파악한 일종의 " 상술 " 이었지만 필기구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소비자들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 상술 " 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구매 패턴은 일본뿐만 아니라 " 한국 " 에서도 못지 않은 열풍을 보여주었습니다. 국내 문구류 회사에서는 이런 소비자들의 패턴을 아는지 모르는지 전혀 그런 " 니즈 " 를 읽고 있지 못합니다만.


 오늘 소개해드릴 필기구는 아직은 많은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서 더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는 " STEIN 샤프 " 입니다. 사실 STEIN은 얼마 전까지도 국내에서는 잘 알지 못하던 " 브랜드명 " 이었습니다. 하지만 펜텔에서 " STEIN " 샤프심을 출시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그래프 1000과 STEIN 샤프심 합본세트를 판매하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일약 펜텔의 대표 브랜드로 떠오르게 됩니다.

사실 이 샤프는 기존 P205시리즈를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홍보자료를 보면 디자인 티셔츠스토어그래니프에서 패턴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사실 해당 업체에 대한 정보는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사실 STEIN 샤프만 봐서는 도대체 무슨 패턴을 받아서 적용했다는 것진. ^^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P205와 달리 블랙이 아닌 화이트 베이스에 아주 이쁜 파스텔 톤의 프린팅과 .5를 표시가 매우 독특하다라는 점이 이 샤프가 기존의 P205와의 차이점일 뿐이죠.


P205의 역사는 70년대 중후반에서 80년초까지 올라가는 30년이 넘는 아주 오래된 라인업입니다. 그리고 그래프 1000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P시리즈 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마이크로에서 " JEDO " 샤프라고 해서 카피를 했었던 샤프이고 또 현재까지도 90%이상 비슷한 모양으로 출시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P시리즈는 P203/P205/P207/P209로 출시가 되고 있습니다. 각각 .3/.5/.7/.9mm를  뜻합니다. 각각 바디 색상이 다른데 P시리즈는 대부분 .3은 갈색 .5는 블랙 .7은 파랑색 .9는 주황색을 띠고 있습니다. 그래프 1000의경우에는 캡의 바닥에 살짝 표시가 되어 있죠. 

사실 P205는 그동안 많은 한정판 시리즈가 출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STEIN이 가장 P205를 잘 나타내는 시리즈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P205는 펜텔의 가장 하위라인 제도용 샤프입니다. 가장 하위라인이지만 내구성과 정밀도는 아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샤프이기도 합니다. 심플하면서도 작고 가벼운 샤프. 그렇지만 그립감이나 필기감은 좋은 샤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죠.

저를 비롯한 많은 필기구 마니아들이 초보 필기구 마니아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샤프는 펜텔의 그래프 1000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저렴하면서도 가벼운 샤프를 추천할 때에는 누구나 펜텔의 P205를 추천할 정도로 훌륭한 샤프이기도 합니다.


P205 STEIN을 자세히 살펴보면 선단부분에 약 4mm의 " 촉 " 이 금속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길이는 대부분의 샤프에서도 찾아 볼수 있는 통일된 길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립에는 약 11개의 홈이 있어. 미끄럼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선단과 그립부분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작은 링 같은게 있는데요. 사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샤프를 사용하다보면 이 부분이 중지를 지탱해주는 역할도 해줍니다. 그리고 샤프를 짧게 잡는 분들에게는 선단으로 손가락이 더 이상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 주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완성도 높은 샤프들의 경우 선단과 그립부분의 사이에 이런식의 링이나 또는 두께를 더 두껍게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립의 끝 부분에는 PENTEL JAPAN B45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부분도 P205의 독특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205 STEIN샤프를 보면 바디 부분이 매끈한 원형 형태가 아니라 아주 잘게 나눠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P205 STEIN은 약 12각형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이 샤프가 제도용 샤프로 나왔기에 보여주는 독특한 모습입니다.  필기를 하다보면 샤프를 돌려서 사용하기 마련인데요. 제도를 할때에도 미세하게 샤프를 돌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렇게 12각형으로 만들어 아주 미세한 작업을 하는데도 불편이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책상 위에 올려두어도 샤프가 " 데구르르 " 굴러가지 않는 기능도 같이 하죠. ^^


P205 STEIN에는 아주 독특한 프린팅이 되어 있습니다. 바로 STEIN * DESIGN THSIRTS STORE GRANIPH라는 부분인데요. 바로 내장 샤프심은 STEIN으로 되어 있고 프린팅 기법은 해당 브랜드에서 따왔다는 부분입니다. 사실 이것만 봐서는 전혀 알수 없는데. 어찌보면 대단한 상술같아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주 특이한 부분이 보이는데요. 바로 .5mm를 표시하는 방법입니다. 기존 제품과 달리 모델명을 적어서 mm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5를 바로 표시하고 주변에 라인을 그은 모습이 무척 이채롭습니다. ^^

P205 STEIN은 .5 5가지 색상 .3 5가지 색상. 총 10가지 버전으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블랙/블루/그린/오렌지/핑크로 각각 프린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펜텔의 대표 샤프심인 AIN과 달리 새로 출시된 AIN STEIN 샤프심은 AIN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사각사각 거리는 필기감을 줍니다. 그래서 부드러운 샤프심보다 연필같은 사각거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샤프심으로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P205 STEIN의 클립은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이 샤프의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합니다. 필기용으로 더 많이 사용되는 샤프는 보통. 샤프를 돌려서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그럴때 손아귀에 걸리는 이런 형태의 클립은 상당히 거추장스러운게 사실입니다. 물론 클립이 주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책이나 공책에 껴서 사용하는게 아니라면 클립리스 버전도 나쁘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뒷면에는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요. 이 샤프의 정식 모델명은 P204S-FW이고 가격은 300엔에 나왔다는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장 샤프심은 STEIN이라는 걸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화이트 베이스에 주황색 프린팅이 무척 신선해 보입니다. ^^ 기존에 출시된 샤프들이 대부분 화이트로 발매를 안한다는걸 감안하면 충분히 " 한정판 " 색상으로 적당해 보입니다. ^^


 분해를 해보면 배럴/캡/촉/클리너 없는 지우개/클립/내부장치로 나뉩니다. 아주 간단한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놀라는 사실이지만 똑같이 생긴 제도 샤프와 비교해보면 내구성과 10번 노크시 항상 5mm의 배출량을 보여주는 내부장치의 완성도는 칭찬을 안할수가 없습니다.


 모든 샤프가 10번 노크시 5mm가 배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P시리즈 중에서 .5mm의 샤프는 어떤 샤프를 10번 노크를 해도 5mm가 배출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5mm가 정석은 아니지만 펜텔이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신뢰도의 척도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펜텔에서는 이 5mm를 지키기 위해서 강도 높은 검증을 거친다고 알고 있습니다. 반면 타벤더 제품들은 0.6에서 0.7mm 정도의 배출량을 보여줍니다. 왜 펜텔이 샤프의 명가로 알려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약 14cm의 길이에 10g 남직한 가벼운 무게. 하지만 그에 걸맞지 않은 편안한 필기감과 내구성은 P205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


 일단 처음 써본 내장 샤프심인 STEIN은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저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장 STEIN과 실제로 판매중인 AIN STEIN의 느낌이 조금 다른게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정도로 P205와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특히 AIN STEIN의 가장 큰 특징인 사각사각 느낌이 아닌 부드러우면서도 착 감기는 필기감이 무척이나 놀라왔습니다.

그리고 이름이 비슷해서 였을까요? 그동안 좋은평을 하지 못했던 파이로트의 그라파이드 샤프심도 무척 좋았습니다. 그리고 항상 좋은 평가를 받는 UNI의 나노다이아는 역시 좋았구요. ^^


 그리고 추가로 시필 테스트에 참가한 AIN과 하이폴리머 120 그리고 하이유니 포프로 모두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나 AIN과 AIN STEIN을 동시에 써보니 확실히 성향이 다른 샤프심이라는걸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AIN은 부드럽고 STEIN은 단단하더군요. ^^

그리고 마지막으로 포프로는 부드럽고 진하면서도 특유의 흑연뭉게짐의 억제하는 특징이 이 샤프심이 얼마나 대단한 샤프심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UNI의 하이유니는 제 BEST 샤프심이라서 따로 평은 안하겠습니다. ^^


P205 STEIN 한정샤프. P205의 심플함과 가장 잘 어울리는 화이트 색상에 화려한 프린팅으로 포인트를 주고. 마지막으로 STEIN 샤프심으로 그 완성도를 높인 샤프. 샤프 리뷰를 하다보면 간혹 같은 샤프심을 사용해도 샤프마다 느낌이 다르다는걸 이해를 못하겠다. 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아니 왜. 같은 샤프심을 사용하는데 다른 샤프를 사용하면 느낌이 다르다고 하는건가요? 부드러운 샤프가 단단해지고 심경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이런 질문에 답변을 하는건 상당히 어렵습니다. 직접 써보면 바로 알 수 있지만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죠.

예전에 펜텔의 그래프 1000을 처음 사용했을 때 생각이 납니다. 항상 국내 샤프심만 사용하다가 그래프 1000의 내장심을 써보고 깜짝 놀랐었죠. 사각사각거리는 느낌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때였습니다. 그 뒤로 이 샤프심이 펜텔의 하이폴리머 120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만요.

그런걸 보면 일본이나 한국사람이나 샤프에서 느끼는 생각들은 비슷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생각지도 못한 내장 샤프심에 감동 받은 사람들이 많다! 라는 아이디어에서 샤프와 샤프심을 엮어서 판매를 하고 또 그런 샤프를 만족스럽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을 펜텔 관계자의 상술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됩니다.

같은 샤프라도 어떤 샤프심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같은 샤프심이라도 어떤 샤프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그 느낌은 180도 달라집니다. 거기에 각자 좋아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어떤 조합이 BEST라고 말하기는 또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주 미세하지만 너무나 솔직한 샤프와 샤프심의 조합은 미세한 터치에도 그 차이점을 아는 섬세한 필기구 마니아만이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상 펜텔의 P205 STEIN 샤프에 대한 리뷰를 마칠까 합니다. ^^

† P205 STEIN 샤프의 특징

1. 스테디셀러인 P205의 한정판 이라는 희소성
2. 화이트 바디에 파스텔 프린팅이 심플함의 대명사 P205와 잘 어울림
3. P시리즈의 높은 완성도와 내구성
4. 다만 프린팅만 달리했다고 해서 해당업체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어찌보면 당당한 뻔뻔함
5. 내장심인 STEIN과 너무나 잘 어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