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는 문서 작성 및 프로그래밍이 잦은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분들이 660m을 사용한다면 어떨까 하는 입장에서 글을 작성해봤습니다.

저의 경우 갈축(넌클릭)을 사용합니다.

 

1. 키감
갈축의 구분감이 확실한 키감으로 빠른 타이핑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키압이 무겁지 않아 경쾌하게 오랜 시간 타이핑이 가능합니다.
프로그래밍에 매우 적합한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2. 소리 / 소음
연구실에서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가장 우려했던 것은 소리 및 소음 문제입니다.
구글에서 FC700R 동영상을 찾아서 각 축별로 한참을 들어보고 결국 갈축을 결정했습니다.
- 청축의 높은 고음이 아닌 갈축의 정갈하고 차분한(낮은) 소리는 거슬리지 않고 듣기 좋습니다.
- 키를 깊게 누르지 않고 타건한다면 옆 사람들이 있는 사무실에서도 사용하기에 적합합니다.
- 백스페이스, 스페이스 키는 다른 영문키와 다르게 조금 더 큰 클릭음을 내줍니다. 사실 사용하면서 잘 귀기울여보면 대부분 크게 들리는 소리는 스페이스를 누를 때 소리입니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네요.
- 방향키의 경우도 더 큰 구분음을 내긴 하지만, 예를 들어 코드 작성 중 여러 라인/글자를 연속적으로 움직이는 경우에는 키를 또박또박 누르는 대신 얕게 연타하면 별로 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3. 키배열
프로그래밍 목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니키보드 키배열 문제입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슈가 있는데, 하나씩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a) PgUp/PgDown 키의 부재 [적응 완료]
- 제가 가장 어렵게 느꼈던 부분입니다. 코드나 보고서를 자주 작성해야 하는 입장에서 여러 줄을 넘나드는 것이 필요한데, 이게 조금 불편하게 되어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원래 풀배열 키보드에서는 PgUp/PgDown 키를 네번째 손가락으로 이용했는데, 660m에서는 Fn+방향키 혹은 Fn+다른키 의 조합을 사용하도록 하여, 한 손가락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가 자주 사용하는 emacs에 Ctrl+Up/Down을 PgUp/PgDown에 맵핑시켰습니다. 이는 왼손이 영문키에 올려져 있는 상황에서 왼쪽 새끼손가락과 오른손으로 입력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편합니다. 그리고 어차피 PgUp/PgDown을 몇번 누른 후에는 방향키로 정확한 줄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으므로 생각보다 편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워드같은 문서 작성 프로그램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윈도우에 별도의 키맵핑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는 한 말이죠.)

 

b) 펑션키의 부재 [OK]
- 저의 경우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보통 사용하던 것이 Alt+F4(창 닫기)나 F5(새로고침) 정도인데 Alt+F4는 익스플로러에서는 ctrl+w로 그리고 리눅스 콘솔에서는 exit 명령어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c) 텐키의 부재 + 오른쪽 끝 엔터의 부재 [OK]
- 텐키는 대부분 주민등록번호나 전화번호를 입력할 때 사용하는데 업무 용도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d) 방향키의 위치 변화 [적응 필요]
- 이 점이 생각보다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660m의 경우 방향키가 오른쪽 ctrl 키와 shift 키 쪽으로 약간 파고 든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있던 위치보다 왼쪽으로 옮겨왔고 이게 조금 적응하기 힘드네요. 적응이 필요한 부분 같습니다.

 


4. 디자인, 키캡, 하우징 등등
- 디자인은 매우 마음에 듭니다. 검은색의 무광 모델은 전문가같은 차분한 느낌이 참 마음에 드네요.
- 키캡의 촉감은 괜찮습니다. 저음의 차분한 타건음에도 일조한다고 들었는데 만족스럽네요.
- 하우징이 단단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마감도 확실하고 하우징이 튼튼한 느낌이 듭니다.
(키캡이나 하우징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리뷰어 분들의 글을 더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분리형 케이블 형태는 가끔 연구실 대신 집에서 키보드를 쓰고 싶을 때 용이하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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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낮부터 660c가 판매된다고 하는데, 660m과 같은 키배열을 가지므로 위 내용이 도움이 될듯합니다.

무접점 방식의 660c가 더 조용하고 쫀득한 키감을 보인다는 점에서 업무 용도로는 더 알맞다고 보네요.

하지만 가격적인 측면과 타건감의 경쾌함을 생각해봤을 때 660m 갈축도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