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제나 유령회원 제니아입니다.

몇일전에 리얼포스 91UBK를 입양함으로 인해서 한번쯤은 사용기를 써보고자 했던 결심을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들어가기에 앞아서, 저는 키감에 느낌에 대해서 '최고'라는 느낌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중 한명임을 밝혀드립니다. 또한 이 비교-사용기는 키보드 전체 크기에 대한 비교는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크기는 스팩이나 뉴스란을 참고하면 다 나오기 때문에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루어진 글이니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과는 다소, 혹은 많이 다른
느낌을 제가 썼을 수도 있습니다. 그에 크게 괘념치 마시고 "이렇게 생각하는 녀석도 있구나"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선 비교-사용기에 소개될 녀석들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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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프레 리얼포스 91UBK 모델입니다. 리얼포스라는 이름하나로도 먹고들어가는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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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코 마제스터치 모델입니다. 체리 스위치 갈색축에 보강판으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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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울트라나브. 팬터그래프 방식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몸값의 모델입니다.

그럼 소개된 차례에 의해서 진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1. 리얼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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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포스라는 이름은 이곳 키메냐 회원이시면 누구나 한번쯤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키보드라면
기계식 키보드를 따라올 키감을 지닌 것은 없다는 생각을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일을 서슴치 않는
키보드라 하겠습니다.

여러 리뷰와 사용기를 읽어보면 "과연 어떤 키감이길래 그런 것일까?" 하는 물음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리얼포스에 대한 칭찬은 실로 대단합니다. 그러나 다소, 아니 매우 비싼 몸값을 소유한
녀석이기도 해서 아무나 소유할 수 있는 녀석이 아닙니다. 지름신이 강림해도 이녀석의 몸값을
보면 덜덜떨며 승천(?)할 때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리얼포스는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이라는 다소 읽기도 어려운 키작동 방식을 채택하고있습니다.
"그게 무어냐?"라는 질문에는 "글세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것은 작동원리가 아니라 이 키보드가 우리에게 주는 키감입니다.

그렇다면 키감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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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감에 대한 표현은 늘 두리뭉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실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이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우선 처음에 느끼는 느낌은 참으로 가볍다는 것입니다. 손가락을 살포시 얹어두어도 눌리는 경우가
다반사라 그로인한 오타가 발생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물론 초기의 증상이므로 익숙해지면 문제
없이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사용하면서 느끼는 점은 '재미없는 키감'이라는 것입니다.

'재미가 없다'라는 표현에 다소 기분상하실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제가 느낀바로는 '심심함'
입니다. 키를 누를때 키압이 낮기 때문에 손에 작용되는 힘이 적습니다. 또한 반발력도 약한 편에
속해서 누르고 난뒤에 느껴지는 '튕김'의 느낌이 약합니다. 이는 다른 분들이 자주 쓰시는 표현을
빌리자면 "구름위를 다니는 느낌", "뽀송뽀송한 무언가를 누르는 느낌" 그런 느낌인것 같습니다.
부드럽지만 손에 경쾌함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반발력이 재미있을려
고 느껴지는 시점은 바닥에서 일정 높이에 올라와서 입니다. 재미가 느껴지려는 순간 사라지는
그런 느낌이 정확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정확히 알지는 못하겠습니다만, 키압이 손가락 위치에 따라서 조금식 틀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엄지손가락이 닫는 곳, 약지가 닫는 곳, 검지가 닫는 곳, 등등 손가락이 가는 위치에
따라 키압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새끼손가락이 닫는 부분이 키압이 제일 낮고 스페이스바 부분이
제일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검지쪽 손가락이 닫는 부분은 어느정도의 반발력이 느껴지면서 밀어
올려주는 느낌이 들지만 새끼손가락 쪽은 반발력이 매우 약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이것은 별개의 생각이었지만 만일 키캡이 좀더 무거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보기엔 다소 투박해 보이는 키캡이지만 실로 매우 가볍습니다. 그런 가벼운 무게에서 이러한
키감이라면 만일 키캡의 무게가 조금더 무거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그럼 느낌이 자주 들었습니다.

위에서 제가 재미없는 키감, 재미를 느끼려는 순간 사라지는 키감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치고 싶게 만듭니다. 계속 치면 느낄 수 있을것 같은 애절함(...이건 오버일까요? -ㅁ-)이
계속 유혹을 합니다. "조금 더 쳐봐. 그러면 느낄 수 있을꺼야"라고 저에게 속삭이는 듯한 느낌에
손가락을 자꾸 움직이고 싶게 만드는 그런 키감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2. 마제스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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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사의 스위치 중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스위치가 아마도 갈색 스위치(이하 갈축)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 갈축은 넌클릭 방식이라 하여, 클릭 방식과 확연히 다른점은 클릭음의 유무입니다.
일단 소리가 나지 않는다할 뿐이지 기본적으로 클릭 방식과 마찬가지로 키를 누를때 어느정도 깊이
에서 무언가에 걸리는 느낌이 납니다. 그 깊이를 들어가면 키가 입력이 됩니다.

갈축 자체의 키감도 좋은 편이지만, 그냥 사용하기엔 다소 밑밑한 느낌이 든다하여 많은 분들이
보강판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그러한 작업을 한다는 것은 다소 힘겨운
일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필코의 마제스터치는 갈색축에 보강판이 덧대어져 나와 일반인(?)에게는
아주 좋은 물건이라 하겠습니다. (-_-;)

그렇다면 키감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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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에 키보드라고 해서 그것이 멤브레인에 비해서 훨신 고차원적이며 혹은, 옛날에 쓰이던
타자기 방식(-_-)이 아닐까 생각 하는 분들도 더러 계십니다. 하지만 정작 보고 나면 "뭐가
틀리냐?"하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우린 그런 분들에게 "눌러보세요!"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제스터치 이전에는 갈색축을 만져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건을 받을 당시 "대체 갈축은
어떠한 느낌일까?" 하는 생각에 상당히 흥분되었섰습니다. 그 지나친 흥분은 곧 실망으로 다가
왔습니다. '소리만 안나지 클릭과 같은걸?' 이게 첫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고 메인 키보드로 등극시킨 뒤 게임, 워드, 작업 등등에서 계속해서 사용을 해보았습니다.

그때마다 느낀것은 이게 알게모르게 참 재미있는 키감이라는 것입니다. 안눌려질 것 같은 처음의
반항(반발력)은 손가락에 약간의 힘을 요구하지만 처음의 반항을 뚫는 순간 저 바닥에 도착하는
키캡과 자신의 손가락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 바닥에 '탁' 막히는 느낌이 전해
집니다. 손기락에 힘을 살포시 빼는 순간 숨죽였던 반항이 다시 본래의 자리를 찾기위해 손가락을
밀쳐 올립니다. 이 반항이 점점 손가락을 재밌게 해주었습니다. 이 재미가 리듬감으로 변하기 시작
한 순간 타이핑도 신나게 잘되었습니다.

물론 바닥까지 치는 그런 타이핑을 하지 않아도 글자는 입력이 되지만 제 손에 느껴지는 그 반항은
저로 하여금 바닥까지 치닫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런 재미있는 키감에 찬물을 끼얹은건 다름아닌
스페이스바의 흑축입니다. 물론 엄지손가락으로 밖에 누를 일이 없지만 전혀 색다르게 느껴져오는
흑축의 느낌은 처음에는 기분이 나뻤습니다. 스페이스바는 적당한 파워로 눌러도 바닥에 닫는일은
없습니다.(물론 갈축에 비해서) 그렇지만 오래 사용을 해서일까... 이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감각
으로 저에게는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습관저럼 된것이 스페이스바를 '퉁' 하고 재빨리
튕기오 다시 들어올리는 것입니다. 흑축을 느끼는 나름대로의 방식이랄까요?

3. 울트라나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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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군에서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는 어떤 보직에 있었습니다. 아, 전역한지는 아직 1년도 안되는
파릇파릇한(?) 청년입니다. 그당시만 해도 노트북을(렙탑이 정확한 표현이라도 익숙하게) 접해본
적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문서작업으로 인해서 노트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IBM
R모 시리즈 였었던것 같습니다.

여튼 처음에 아무생각 없이 눌렀던 키보드에서 느껴지는 키감은 저를 다소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무도 없을 때, 일부러 타자연습 켜놓고 타자를 치게 만들정도로 흥미있는 키감이 었습니다.

아쉽게도 많이 쳐보진 못하고 전역을 하였습니다만, 키메냐에서 '나브~ 나브'~ 하길래 뭔가 해서
봐았더니, 그 키보드와 동일한 모양을 지닌 그것! 이었습니다.

팬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는 최근에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키캡이 낮아서 안정적으로 보이고
슬림(얇다...)해 보이고 무언거 특이해 보이는 것이 키보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그에 관심이
가게 만듭니다. 여튼 그 많은 팬터그래프 키보드 중에서도 매니아 사이에서는 누구나 쳐보고 싶고
소유하고 싶은 그런 키보드가 울트라 나브라 하겠습니다. (-_- 오버 살짝~)

사실 많은 분들이 노트북에서 접해본 키감의 환상으로 나브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곧
다들 실망을 하게 됩니다. 노트북에서 접하던 그런 키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말로 표현하기에
어려운 미묘한 차이가 실망으로 탈바꿈하여 "과연 이게 그것과 같은 키감일까?" 하는 의문을
낳고는 했습니다.

노트북에서 느꼈던 키감이라면 많은 분들의 표현으로는 "쫀득한 느낌", 강한 반발력.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울트라 나브는 대체 어떤 느낌이길래 실망을 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키감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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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구입하여 받았을 당시 노트북의 그 키감을 떠 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얼른 연결을 하고서는
메모장을 열고 자판을 두들기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여기서 무언가 허전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손에 착~ 달라붙은 그런 느낌이 조금 약해진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손가락에 달라붙은 맛은 다른 어느 키보드에서도 느끼기 힘든 그런 느낌입니다. 일단
높이가 낮고, 펜터그래프 특유의 'X'자 지지대로 인하여 흔들림이 적은 키캡은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어 손가락에게 안착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바닥에서 부터 밀러올려지는 느낌의 반발력은
다시 누르게 만들고 싶은 호승심(...)이 작동하게 됩니다.

누르는 순간과 바닥에서의 반발력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일단 누르는 순간 바닥에 도착하게 되고
힘을 푸는 순간 위로 도착해 있게 됩니다. '쫀득'이라는 표현은 아마도 이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손가락에 계속 붙어서 움직이는 느낌.

사실, 울트라 나브의 또다른 매력으로는 '빨콩'으로 불리우는 트랙포인트가 있습니다. 이것은 사용
여부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도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하단에 배치
되어있는 터치패드는 어정쩡하게 손바닥에 닫는 위치인거 같습니다.

이 빨콩을 움직이는 것은 색다른 재미입니다. 한번 맛들이면 마우스는 잘 안쓰게 될 정도로 강한
중독성을 가진 재미있는 도구입니다. 이 빨콩으로 인해서 특별히 타이핑에 문제가 되지는 않으나
위에 언급했던 터피패드는 좀 문제가 되지않나 싶습니다.

4. 키캡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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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위 세가지 키보드 중에서 제일 먼저 받은게 마제스터치이고 그 다음이 울트라나브이며, 마지막
으로 리얼포스를 받았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마제와 리얼는 일문키 배열이라 'ㄱ'자 엔터와 하단의
쓸모없는 키 몇개, 짧은 오른쪽 쉬프트. 숫자키와 기호키에 우리와는 다르게 각인된 특수문자로
인해서 처음에 적응시에 문제가 있습니다.

처음 마제를 받았을 때, 엔터키로 인해서 조금 고생을 하였지만 익숙해지면 위에 나열한 단점들은
모두 극복(...)하게 되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키캡의 크기에서 생겨나는 차이는
의외로 골치 아팠습니다.

우선 위 사진상으로는 잘 구별이 안가시겠지만 키캡의 크기가 나브>마제>리얼 순으로 그 크기가
틀립니다. 우선 나브와 마제의 경우 세로 길이는 같지만(정확한 사이즈는 모르지만 비교해 보면)
가로로는 나브가 조금더 깁니다. 간단히 말해서 나브가 정사각형에 가깝다면 마제는 직사각형
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리얼은 마제보다 가로가 역시 아주 약간 좁습니다.

이때문인지, 가장 오타가 안나는 키보드는 역시 마제입니다. 가장 오래 적응해서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면 최근에 접한 리얼의 경우 아직도 오타가 만발하게 됩니다. (-_-) 이것도
오래 사용하다 보면 적응하겠지만...

또한 키캡의 느낌은 나브>리얼>마제 순으로 그 부드럽기가 다릅니다. 마제의 키캡의 상당히 부드럽
습니다. 손에 닫는 느낌이 편하게 느껴집니다. 리얼포스의 경우 키캡의 가벼움과 조금의 맨들거림이
느껴지고, 나브는 손에 착붙는 진득한 느낌이 듭니다.

5. 마치며?
쓸대없는 소리로 길어진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사람의 감각은 때로는 어떠한 컴퓨터나
기계보다도 정확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런 경우는 어떤 기준이 있는 무엇(일례로
음계)인 가에는 누군가 '절대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준이 없는 어떤 감각에 '절대'는 존재 하지 않습니다. 키보드에 있어서 최상이라
정해진 키감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몇몇은 인정해도 인정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번쯤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나는 어떤 키감을 원하고 있었지?'라고. 정말로 그에 맞는 키감을
찾아서 자신이 그 키보드를 '최고'라 칭하는지... 아지면, 그런 키감은 못찾았지만 그 대안으로
갖춰진 키감인지...

저도 이 세가지의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느낀 것은 어느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입니다. 각각이 다른
느낌으로 저에게 전해지며 다른 재미를 선사해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분간 매인은 리얼입니다. 그 느껴질라 말라 하는 그 느낌을 꼭 느끼고 말 겁니다.(...)

또한... 다시 유령으로 돌아갑니다.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