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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동반자 역할을 해오던 마이크로소프트 스컬프트 인체공학 키보드를 떠나보내며 소감을 적어봅니다.


이전부터 렬포스 86 같이 텐키레스를 선호해왔는데, 나이가 드니 키보드 칠 때 손목이 아파서

키보드 다이도 구비하고 게임에는 불리한 인체공학 키보드를 쓰게 되고 마우스도 버티컬로 바꾸게 되더군요.

그래서 렬포스 86 또는 마소 옛날 인체공학 키보드 같은 걸 주로 써왔죠.


그러다가 마소 스컬프트가 나오자마자 지체없이 구입해서 사서 썼습니다.

키 누르는 방식이 멤브레인에서 노트북 방식으로 바뀌니 키감이 가볍고 쫄깃하며

특히 스페이스키가 나눠져 있어서 길다랗고 휘어진 인체공학 키보드에 비해 박히는 현상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닌데, 내구성이 무척 떨어진다는 겁니다.

노트북형 키보드의 문제인 키캡 분리가 엄청나게 힘든데, 

예전엔 일년에 한 번씩 몽땅 분리해서 깨끗하게 씻고, 다시 살아난 키감과 상쾌한 느낌으로 다시 썼다면

이 제품은 구입해서 한 번도 키캡을 뜯어서 청소한 적 없을 정도입니다. 

이미 한 번 뜯다가 키캡 고정쇠 부러져서 못 쓰게 되어서 새로 샀거든요.

그래서 매년 키감이 나빠질 쯤마다 교체해서 쓰느라 매년 12만원 정도 나가게 되었습니다.

한 번은 위에 음료수를 엎질렀다가 마르니까 완전히 굳어버려서 산지 2개월도 안되서 새로 사게 되었네요.


또 한가지 아쉬운 건 키배치+특수키감인데, HOME END PGUP PGDN 이야 사람에 따라 익숙해지면 괜찮다고 합니다만

위쪽의 ESC, F1~F12, Prtscn 같은 키들의 키감이 매우 단단해서 안 좋습니다.

그래서 사용할 때 헷갈려서 누르는 경우도 허다하고,

특히 프린트 스크린 키를 누를 때 바로 옆의 스크롤락을 눌러서 엑셀 작업할 때 방해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네요.

그래서 저렇게 스크린 락 버튼과 인서트 버튼은 사자마자 빼고 썼습니다.


마지막 단점은 플라스틱 키캡이 지워지는 문제 + 닳아서 반들반들해지며 느낌이 달라지는 문제 + 손톱에 파이는 문제입니다.

노트북 키캡이라 얇아서 그런지, 표면이 닳아서 사라지는 건 이해가 가는데 손톱 모양으로 움푹 파이고,

F 와 J 키의 걸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닳아서 없어져서 느낌이 영 좋지 않네요.

이것도 1년마다 한 번씩 바꾸게 되는 요인입니다.


아래의 키레스트 가죽은 의외로 내구성이 좋은 편인데, 잘 더러워지는 건 단점입니다.

대략 2~3년 정도는 버틸만 합니다만, 제가 1년마다 키보드를 바꾸다 보니 요즘에는 딱히 문제라고 느껴본 적 없네요.



점수 : 90 -> 80 (내구도 문제만 없었다면 90점)


장점

인체공학 키보드에 충실한 디자인.

팜레스트의 가죽의 좋은 질감.

특수키 배열도 한두가지만 감수하면 쓸만하다.


단점

F1~F12 펑션키 열의 키감이 매우 안 좋다.

키캡을 뜯어서 청소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청소하면 키감도 돌아올텐데 오염되면 버리고 새로 사는 편이 좋음.

제 짝인 USB 를 잃어버리면 서비스 센터에 가도 복구 불가능이라 새로 사야 한다. (경험해봄)


해결책

매년 하나씩 사서 교체하면서 쓰면 단점 대부분 해결



매년 바꾸다 보니 헤진 키보드는 버리고 전혀 사용 안하는 텐키 부분만 USB 동글과 함께 몇 묶음 남아버렸네요 ㅎㅎ

앞으로 평생 써도 될 양입니다.


이번에 바꿀 키보드는 마티아스 에고 프로라고 훨씬 공격적으로 인체공학적인 키보드입니다.

더욱 더 편안한 키보드 타이밍을 위해 스컬프트 2개 가격을 치르고 직구하여 현재 통관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