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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토요일.. 오랜만에 키보드 매니아에 사용기를 적어 봅니다.. 재밌게들 읽어주시길 바라며...
 
1. 발단
키보드 매니아에서 졸업을 한다는 분들 중에 정말 졸업 한 분이 몇이나 계실까요...
저는 단 한번도 졸업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단지.. 현실이 나를 괴롭히는
나이가 되었고.. 또 내 손에 잘 맞는 키보드로 인해 필요성을 못느꼈으며.. 또 다른 취미가
나를 유혹했기에.. 잠시 까먹고 있었던것 뿐이죠.
그러던 어느날 이었습니다. 햇님이.. "야~ 맥 키보드 중엔 기계식 없어??"라 묻더군요~
"그 좋은게 맥이라고 왜 없어~ 이베이 한번 놀러가서 구경 해보세용~"
뭐 저도 많이 식었는지.. 자세한 설명은 생략을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야 이 시퍼런 스위치는 느낌이 어때??" 햇님은 청축 구성에 맥 키보드를 보여주며 또 묻더군요..

아... 청축............?

"그거 안써봤는데;;;"
네 맞습니다. 전 키매냐에 매냐는 아니었던 겁니다;;

2. 재회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그냥 창고속에 넣어놓은 모아야 할것만 같았던 키보드들 몇개 갖고 있다고
이제 그만 좀 쉬자는 아니한 생각을 했던 겁니다. 그 흔한 청축 한번 손가락으로 만져보지
못했더 제 자신이 안타까워 다시 키매냐에 접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장터링 시작...
역시 오랜만에 하는 장터링이지만.. 많이 힘들더군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확실히 요구 되었습니다.
구매 글을 남기는 행위로만은 그 치열한 전쟁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는건 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3. 획득
그렇게 몇일간의 활동 아닌 활동을 하다보니.. 체리 컴팩 청축 키보드를 구매 할 수 있었습니다.
시원한 1만원 네고와 더불어 서프라이즈 택배비 선불, 그리고 민트급 상태는 정말 오랜만에
저를 불타오르게 만들어 주더군요. 바로 키보드 밑판에 3M 고무 스티커를 4개 붙여주고
컴퓨터에 연결 후 두둘겨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핫!! 이거슨!!!!"

4. 소감
자 이제 길고 긴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두고.. 체리 컴팩.. 무엇보다 청축을 두둘겨본 소감을 적어보겠습니다.
지금껏 제가 가장 좋아하던 스위치는 갈축이었습니다. 정말 中道의 길을 잘 살린 스위치로 누구나
부담 갖지 않아 했으며 제 손끝이 매우 즐거워 하는 스위치 입니다. 하지만 갈축은 사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제가 어릴때 갖고 있던 추억의 키보드.. 그 추억이 정확한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하여간 그 추억의 또깍 거림이 조금 부족한 맛이 있다는 거였죠. 그래서 유사 알프스 제로도 좀 두둘겼었고
모델엠도 구해서 창고에 잘 모셔놓았지요.. 제로를 빨리 보내주고.. 모델엠은 그냥 소장만 한건.. 역시
사운드에 대한 열망을 충족 시켜 줄 수는 있을지도 모르지만 갈축의 부드러움이 당장은 더 좋았기 때문일겁니다.
하지만 청축을 처음 쳐보고 느낀건 체리 스위치 특유의 부드러움과 동시에 공기를 가르는 또깍거리는 느낌과
사운드 자체.. 두개의 하이브리드 스위치가 아니겠습니까!?
많은 분들이 갈축으로 기계식을 접하셨다가 너무 부드럽다는 생각에 강하다고 소문난 흑축으로 바로 옮겨보시곤
하던데.. 제 생각에 그분들이 원하시는 "강함"이란 오히려 이쪽이 더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청축 스위치의 이러한 만족도와 더불어 체리 컴팩 키보드만의 장점도 상당합니다. 다른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우선 어떤 키 하나 마음에 안드는 키다 없습니다. 간혹 스페이스 바가 좀 아쉽다거나 엔터키가 좀 아쉬운 키보드들을
많이 만져봤지만.. 또 그런거에 연연하지 않았던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컴팩의 구성은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키간 간격이나 키의 사이즈등도 체리 키보드 답고 그로 인해 딱히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구요.
미니배열도 소장만하고 사용을 못(?)하는데.. 또 사이즈는 좀 작았으면... 하고 그래서 텐키리스 한번 써보려고 했지만
또 텐키가 없으면 불편할거 같기도 하여간 생각만 많아서  타협을 해본 선택이었지만 사이즈 자체는 기대보단 컴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오리지널은 지금까지 써왔기에.. 신선함은 충분하네요. 가만 보고 있으면 살짝 흐뭇해 지는 모습입니다.
몇몇 키는 손에 적응이 무서운지라 잠깐 찾는데 딜레이가 생기곤 합니다;; 이것도 금방이겠죠~ 손은 간사하니깐요~

5. 마무리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던 청축 그리고 체리 키보드라는 구성인데.. 너무 좁은 통로로 들어가려고 힘쓰다가
지쳐 쓰러졌던게 아닌가 합니다. 즐거움 자체는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말이죠.
정말 오랜만에 키보드 구매였지만 이번에 다시 키보드에 대한 동기부여를 확실히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키보드를 두둘기는 즐거움이 1년만에 찾아왔습니다. 반갑네요~
결과는 또 어떻게 흐를지 모르겠지만.. 다시금 키보드에 대한 열정이 살아났습니다.
아직 안써 보신 분들이 과연 계실까 모르겠지만.. 청축 한번은 덤벼볼 만한 스위치구나.. 생각이 듭니다.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8점 입니다. 극찬을 해서 100점을 왜 안주냐고 물으신다면... 내손이 너무 간사할 뿐이고.. 그래서
자신 할 수 없다고 말씀 드립니다;;

6. 번외
"컴팩트" 사실 저는 이 단어를 하루에 50번은 넘게 말하고 다닙니다.
키보드 이야기가 아니구요~ 제가 골프연습장을 하고 있는데.. 멀리 치고자 하는 욕심에 100명중 99명은
오버 스윙을 하게 되지요. 그때마다 저는 "회원님~ 컴팩하게 스윙하세요~" 라고 말하죠..
역시 욕심은 좋지 않은 거 같습니다. 우리 모두 한번쯤 컴팩트 하게 살아보는것도 좋을거 같네요^^

아.. 연습장 이야기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연습장에서 쓰게 타입나우 누가 하나 좀 입양시켜 주세요~
그리고.. 골프 입문 하고자 하시거나 궁금증 있으신 분들은 언제나 상담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