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최근 키보드는 뒷전이고 팜레스트만 두개가 더 늘어서 모두 4개가 되었습니다.

데스크탑도 고장나서 넷북으로 어찌저찌 버티고 있는데, 팜레스트만 팔아도 어지간한 데스크탑을 맞출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가 "팔꺼냐?"라고 묻는다면 "아니요."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나같이 개성이 다르고 또 애착이 가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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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하단은 우드워크님이 공제하셨던 물건들이고, 오른쪽 상단은  Schuldiner님께서, 오른쪽 하단은 시범님께서 공제하신 물건입니다.>

 

1. 필코 마제스터치 풀배열용 / 오리나무 / 모니터 받침 포함 by woodwork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올라와서 냉큼 집어왔습니다만, 정작 마제스터치를 사용하지 않았던지라, 또 필코 제품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지라 딱 맞게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작은 사이즈의 1800을 넣어서 썼습니다. P1040203.JPG

 

1800이나 3000이나 높이는 거의 동일한데 팜레가 약간 높고, 뒷부분도 약간 뜨게 됩니다.

사용하는데 별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딱 맞는 느낌이 없어서 뭔가 어정쩡한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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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엽고 깜찍하기로 소문난 사과회사의 2GS 키보드입니다. 높이는 잘 맞지만 역시 옆부분이 많이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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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도 이벤트로 당첨된 필코 마제스터치2 적축입니다.

역시 전용 팜레스트답게 완벽하게 하나가 됩니다.

아래로 수납까지 완벽합니다.

재질은 오리나무입니다.

색깔은 다소 밝고 무늬가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팜레스트 중 가장 재질이 물러서 조금 날카로운 물건에는 눌리거나 상처가 나기 쉽습니다.

다만 원목을 통짜로 만든 것이 아니라 이어 붙인 것이기 때문에 무늬가 일관적이지는 않습니다.

또 일반적인 팜레스트처럼 앞에 같다 대는 형식이 아니라, 키보드가 완전히 얹히는 형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느 팜레보다 약간 높습니다.

하지만 마제스터치를 사용한다면 완벽하게 사이즈가 맞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불편함은 없습니다.

 


2. 텐키레스용 / 자작나무 합판 / by wood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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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첫번째 팜레스트이자, 가장 오랜 시간동안 사용한 물건입니다.

합판이기 때문에 원목과는 다른 매력과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두가지 다른 패턴이 번갈아 가면서 보이도록 가공되어 있는데 이게 아주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러워서 보기 좋습니다.

매우 가벼운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체리와 높이가 잘 맞습니다만, 텐키레스 사이즈라 역시 옆이 조금 모자랍니다.

 

 3. 텐키레스 / 해피팜레스트 ver.2, 멀바우, 가죽 / by Schuld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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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입수한 물품입니다.

특이하게 가죽이 위에 덧씌워져 있기에 호기심이 동하여 덥썩 물었습니다.

가죽은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 색이고 탄탄한 느낌을 줍니다.

의외로 보들보들한 느낌은 별로 없는데, 오랫동안 사용하기에는 역시 이편이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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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용할때 목재 팜래보다는 이래저래 신경이 쓰입니다.

저는 물건을 조심스레 사용하기 보다는 마구 다루는 편인데, 가죽이라는 특성상 그러지를 못합니다.

손에 물기나 땀이 있을때 바로 손을 얹기 꺼려지고, 조금 뾰족한 물건이 옆에 있을 때도 신경이 쓰입니다.

쓰다가 좀 찍히고 흠이나면 또 그런가보다 하고 사용하게 되겠지만, 새것을 받아 뽀송뽀송한 상황에서는 역시 조심스러워집니다.

또 혹시나 가죽이 나무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다시 붙일수야 있겠지만, 마음에 약간의 조심스러움을 생기게 하는 또한가지 이유입니다.

 

 

목재는 멀바우가 이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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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를 뒤집어 놓을 일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한번씩 뒤집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Schuldiner님이 판매글에 써놓으신 대로 특유의 빗살무늬가 예쁩니다.

자잘한 구멍이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약간 오돌도돌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감촉은 부드러운 편이어서 뒷면도 팜레스트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죽을 위에 두고 굳이 뒤집어 쓸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팜레스트의 또 다른 특징은 폭의 길이가 100mm로 아주 넓다는 점입니다.

뭐 그렇게 넓은게 필요한가 싶기도 하고 그렇게 많이 차이가 나나 싶기도 했는데, 막상써보니 체감상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역시 대는 소를 겸한다는 말이 맞는듯 합니다.

편안함에서는 넓은 편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다만, 너무 넓어서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서류를 놓고 타이핑 할 때는 걸리적거리는 느낌도 없지 않았습니다.

경사가 없는 점은 약간 적응을 요하는 부분입니다.

익숙해지니 또 별 어려움이 없지만, 경사가 있는 편이 조금 더 편안하다는 게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4. 해피해킹사이즈 / 흑단 / by S.B 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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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단입니다.

이 사실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팜레입니다.

고급 목재를 대표하는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을만한 목재라고 할 수 있겠지요.

목검을 만들때도 이 흑단을 제일로 치는데, 무늬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그 경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입니다.

흑단 목검을 들고 있는 사람은 진검을 들고 있는 것과 다를바 없다는 우스게 소리도 있을 정도이지요.

아무튼, 이 팜레스트도 유사시 무기로 쓸 만큼의 경도와 무게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검은색, 갈색, 어두운 노란색의 줄무늬가 겹겹히 흘러가고 있는데 품위란 이런것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줍니다.

 

 

 

팜레스트를 써 보니 역시 없는 편보다는 있는 편이 더 편안하다는 느낌입니다.

저는 체리의 표준 104키 배열을 가장 선호하는데, 여기에 꼭 맞는 사이즈의 팜레를 구하지 못한 것이 유감입니다.

키보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부위가 문자열인만큼 조금 짧은 팜레스트라도 사용상 큰 불편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군요.

보기에 약간 어색한 것도 그에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

 

키보드를 취미로 하면서 여러가지를 배웠는데, 그 중 하나가 물성(物性)입니다.

철과 알루미늄, 스테인레스의 특성이라던가 abs, pom등의 성질 같은 것은 아마 키보드를 취미로 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겁니다.

굳이 알아서 뭐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더군요.

일단 물건을 보는 안목, 그리고 제작하는 사람들의 의도가 모두 디자인과 물성에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팜레스트를 몇 개 모으면서도 목재의 특징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하게 되더군요.

아마 이제는 가구를 보러 가면서도 어떤 목재가 사용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손질되었는지 유심히 살펴보게 될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실은 원목을 다루는 공방에 책상이나 책장을 하나 맞추러 간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못맞추었지요.

너무나 고가이더군요.

사실 팜레스트가 작아서 이렇게 사 모을 수 있지, 어지간한 가구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겁니다.

하지만 이 또한 팜레스트 수집의 장점이겠지요.

팜레스트가 아니면 어떻게 다양한 고급 목재를 접해볼 수 있었을까요?

마땅한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더욱이 이것들이 그냥 살 수 있는 양산품이 아니라, 동호회의 회원님이 직접 땀흘려 만든 것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땜질 몇개도 겨우겨우 하는데 이런걸 대체 어떻게들 만드신 걸까요?

사실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또 그렇기에 애착이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Woodwork님과 S.B시범님, Schuldiner님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s 아...  이거 글쓰기 툴이 좀 불편하네요..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네요..ㅜㅜ

p.s2 시범님 흑단 팜레 풀사이즈 안쓰시는 분 저 주세요.. 풀사이즈가 없어요.. ㅜㅜx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