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이 글을 어떻게 시작할까.. 하다가 그냥 리뷰를 남기는 이유나 적어 보려 합니다.
계속 가지고 있을 키보드라면 생각날 때 꺼내보고, '아, 이건 이런 느낌이지' 하고 기억의 교정이 가능하지만,
공간문제가 있거나, 손에 안 맞으면 보내게 되는 아이들이 생기고.. 딱히 다시 못 볼 것 같으면 생생한 기록을 남겨둬야지 하는 생각에 몇 리뷰를 적지요..

이번 리뷰 대상은 다얼유의 EK820 클릭&리니어 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키감과 지극히 개인적인 소감&생각 위주의 리뷰가 되겠습니다.ㅎ

1. 스위치-전극구조
다얼유 EK820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정식 발매되는 Kailhua사의 low-profile스위치를 쓴 제품입니다.(그램의 agile은 솔직히 low-profile은 아니죠.)
일단 시작은 체리의 ML스위치에 대응하는 물건으로 시작했는데, 결과물은 놀라울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줬고, 제 생각에 현재 카일이 보여주는 다양한 스위치를 확보하려는 시도에 자신감을 주었으리라 봅니다.

스위치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은 아래 유투브 영상을 참조해 주세요.(이 아저씨 목소리가 너무 좋습니다.ㅋㅋ)
https://youtu.be/1P_ucdyi1ms

위 영상과의 한 가지 차이점이, (다얼유에 납품하는 스위치가 특이적인건지, 양산에 들어가며 디자인을 바꾼건지) 리니어 스위치에서 스위치 내부의 stabilizer역할을 할것이라 추정되는 금속막대 부품은 없었습니다.
KailhLP_Linear_w.o.internal stabilizer_down.jpg




일단 비교를 위해 체리 ML 스위치의 구조를 먼저 살펴봅시다.
Cherry_ML_--_disassembled.jpg


(From Deskthority)

(대부분의)접점 방식 스위치에서 붙었으면 알아서 떨어져야 하는 키보드 스위치로서의 기능을 위하여 접점 자체가 (판)스프링으로 기능하게됩니다. 체리 MX시리즈나 알프스 처럼 일반적인 스위치에서는 스프링이 '세로방향'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문제는 이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높이'가 필요하게 되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엔 세진 키보드로 잘 알려진 후타바 스위치(https://deskthority.net/wiki/Futaba_MA_series) 처럼 가로판으로 구성되어 있어도 판 스프링의 가동이 세로방향이면 그것을 위한 추가적인 세로방향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존방식은 low-profile 스위치를 만드는데 적합하지 않기에 (카일 LP도 그러하지만) 체리 ML스위치는 가로방향으로 구성된 판 스프링을 이용합니다.

##뻘글 파트##
한 가지 특이하게 생각했던 점은 이 가로방향 스프링을 사용하는 체리 ML과 카일 Box 넌클릭 스위치의 force-travel diagram을 보면 키압의 변화가 (일반적인 체리류 스위치의)곡선이 아닌 꼭지점과 각도를 보여주는 점이었습니다. 
<Cherry ML>
ml_force.gif
<Kailh Box Brown>
Kailh-box-brown-force-diagram_large.png


슬라이더의 굴곡 형태나 ML의 전극이 슬라이더와 닿는 부위의 형태나 Box스위치의 슬라이더와 전극을 연결하는 플라스틱 부품의 모양 등 다른 공통점이 없기에 
'혹시 기존 스위치의 곡선형태의 키압 변화가 키압의 방향인 세로방향으로 움직이는 판스프링의 (회전)운동이 (전극과 슬라이더가 접하는 부분의 전극의 구부러진 모양이 같이?) 작용하기 때문이고, 체리 ML과 카일Box넌클릭은 판스프링 이 슬라이더를 누르는 방향이 가로이기 때문인가?'
란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Kailh LP spec.jpg


위의 카일 LP 넌클릭 스위치에서 기존 갈축과 비슷한 형상을 보니 단순히 접점과 슬라이더가 접하는 굴곡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일 것 같더군요.-혹은 단순화된 그래프 모양 때문에 생기는 착시거나요..
##뻘글 파트 끝##

체리 ML과 카일 LP 모두 가로방향으로 구성된 전극을 이용한 것은 같으나 전극의 모양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ML은 좌우대칭형에 슬라이더와 닫는 부분도 양쪽에 있는 반면, LP는 한쪽방향으로 움직이고 슬라이더와 전극 사이를 플라스틱 구조물을 통해 이어 두었습니다. 
사실 ML스위치를 처음 접하면 어색할 만한 부분이 두가지 있는데, 키보드의 얇은 형태에서 주는 이미지와 어긋나는 상당한 구분감과 '서걱임'입니다. 전자는 호불호의 영역이지만 서걱임은 개인적으로 호불호를 살짝 넘어선 부분에 있는걸로 느껴집니다. 아마 전극과 슬라이더의 접점이 두 군데라는 점과 그 부분이 플라스틱과 금속이 접하는 부분이란 점이 원인일듯 합니다. ML스위치가 왜 저렇게 복잡한 전극 구조를 가지고 좌우대칭형이 되었는지는, 추측이지만 카일 LP대비해서도 작은 사이즈와 설계당시 기술수준의 문제로 전극 스프링이 좌우비대칭으로 만들기 힘들었거나 만들더라도 슬라이더가 약간 돌아가는 등의 부작용이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그리고 이런 설계 한계 때문에 리니어 스위치가 못 나온걸지도요.)
ML LP size.png

어쨋든, 카일LP는 이런 기존 ML스위치의 단점을 잘 보완한걸로 보입니다. 서걱임이 확연히 줄어들었고, 리니어, 넌클릭등 다양한 종류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플라스틱 성형등에서 이루어진 기술발전의 덕을 좀 본 듯 하네요. 


2. 스위치-클릭
카일 LP스위치에서 1.의 공통 구조보다 좀더 인상적인 부분은 클릭 스위치의 구조입니다.

이미 박스스위치나 스피드스위치의 '틱클릭'이라고 소개된 바 있는 별도의 스프링을 이용하여 스프링과 하우징이 부딛치며 나는 소리를 냅니다.

기본적으론 이 구조 또한 높이의 제한이 있는 LP스위치의 특징에서 비롯되었다 할 것입니다.
기존 체리방식의 슬라이더의 플라스틱 구조물에 의한 클릭음은 슬라이더가 움직일 만한 세로 공간이 필요하고, 부수적으로 그 공간이 소리를 울려줘서 비교적 선명한 클릭음을 내는것에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Low-profile구조에선 해당하는 공간이 없으므로 다른 방식을 사용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슬라이더가 차지하는 공간 이외의 부분에서 클릭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알프스나 NMB의 방식과 비슷한 부분이 있고, 묘하게도 카일이 선택한 방식은 두 방식의 중간쯤 되는 효과를 낸 것 같습니다. 알프스 처럼 금속구조체와 플라스틱 하우징이 부딛쳐서 나는 소리라는 점(알프스)이나 별도의 경사구조를 이용하는 점(NMB)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방식은 플라스틱만으로 내는것에 비해 비교적 선명한 소리를, 판스프링 대비해서 경쾌하게 내어 줍니다. 여기서 선명하다는것은 소리의 크기 자체가 크다는 의미도 포함하는데(청축과 BOX클릭 비교해 보니..), low-profile의 제한된 스위치/키캡내부의 공간에서도 소리가 죽지 않고 잘 울립니다. 
(여러 클릭구조는 다음 링크 영상을 참조해 주세요 : https://youtu.be/IJR64zE4vL0 )

3. 타건
일단 영상 먼저.


(폰이 후진건지.. 영상의 클릭음이 잘 안 사는군요..ㅠ 실제론 좀더 명확하고 맑은 소리가 납니다..)



키감의 호불호는 각자가 느끼는 영역이지만, 몇 가지 포인트는 짚어볼만 할 것 같습니다.

(1) 리니어 스위치의 1.5mm 감지점
이전 체리 은축 리뷰에서 은축은 '손만 올려놔도 입력된다'류의 과도한 민감성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http://www.kbdmania.net/xe/review/11354879 ). 꽤 오래전 리뷰했던 테소로 그램의 경우도 리니어에 1.5mm였지만 이건 스위치 자체적으로 '있을리 없는' 구분감이 있어 1.2mm와 1.5mm의 차이를 정확하게 구별하긴 힘들었습니다 (http://www.kbdmania.net/xe/review/9238760 ). 그러다 이번에 카일 LP 적축으로 그 차이를 좀 알게되었습니다.(이게 궁금해서 적축을 하나 더 구매하였죠.. 검은동네 특가란 기회가 있었기도 했구요.ㅎ)

결과적으로 체리 은축에서 이야기한 과도한 민감도 문제는 해결된 것 같습니다. 의문은 어떤 요소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는가? 입니다.
works.PNG


위의 카일 LP force-diagram으로 유추한 카일 LP linear스위치의 스펙으로 체리 은축/적축과 힘-에너지 관계를 비교해 봤습니다. 작동점까지의 에너지가 딱 은축가 적축의 중간쯤인데 여전히 작은 수치이고, 체리대비 비교적 높은 작동점의 압력이나 키압 상승률도 짧은 stroke내에서 이들의 작용을 아직 잘 모르므로 확답은 못하지만 개인적인 추측으론 그래도 늘어난 0.3mm의 작동점 위치가 해답인듯 합니다. 

고작 0.3mm... 인간이란 참 오묘한 존재입니다. 
(음.. 공식적 스펙은 1.5mm작동점이라지만 사실 제 개인적인 감각으로 -아마 제조QC문제로?- 실제 작동점은 좀 더 아래에 위치한듯한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1.7-1.8mm정도의.. 이것도 늘어난 작동점까지의 거리를 민감도 해결의 이유로 생각하는 요인이긴 합니다.)

더해서, 전반적으로 짧은 이동거리(3mm)때문에 비교적 빨리 바닥을 치게 되면서 기존 일반 키보드에 비해 느껴지는 심심함? 답답함?은 여전히 느껴집니다.

(2) 얇은 하우징
전반적으로 얇은 키보드다 보니 발매당시에 휘어지거나 출렁거리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후에 여러 리뷰에서 딱히 문제 없다는 결론이 알려졌다고 기억합니다. 
제 경우 클릭축은 텐키리스로, 리니어를 풀사이즈로 구매하여 비교하였는데, 아무래도 얇은 하우징이다 보니(상판이자 보강판이 알루미늄도 그렇게 두꺼워 보이지 않고..) 풀사이즈 대비 텐키리스가 좀 더 안정하단 느낌은 받았습니다. 풀사이즈 키보드의 경우 가운데를 누를때 살짝 휘어지는것도 포함하여 예전 체리사의 키보드처럼 보강판 없는 키보드 정도의 느낌이고, 텐키리스는 그것과 철제보강판을 가진 일반 키보드 사이쯤으로 느껴집니다. 실 사용시엔 분노를 담은 파워타건이 아니라면 역시나 딱히 큰 차이는 안 느껴지리라 생각합니다.(그런 파워타건은 안해봐서..) 이 부분에서 장점도 될 만한것이, 위의 타건시 에너지 소모를 볼 때 low-profile이 키압 자체는 높아도 짧은 이동거리 때문에 바닥까지 내릴때 소모되는 에너지가 가장 적기 때문에 바닥이 철제보강판 처럼 완전히 딱딱하다면 손가락 끝이 충격에 피로해질 수 있는점이 비교적 부드러운 하우징 덕에 감면되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그만큼 장시간 타이핑은 안해봐서 확언은 힘드네요..)

얇은 하우징의 또다른 특징은 내부에 공간이 적은만큼 통울림과 바닥치는 소리가 적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클릭스위치의 클릭음이(스위치와 키캡의 low-profile디자인의 효과가 더 클 듯 하지만) 정갈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리니어의 경우 타건음도 잡히기 때문에 짧은 키 stroke에서 오는 답답한 느낌을 조금 더 보강하는 면도 있습니다. 

(3) 리니어 클릭?
기존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체리 MX류 스위치에서 클릭음은 슬라이더 구조에서 '돌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어느정도 수준의 구분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카일 LP의 클릭은 그 구분감의 정도가 아주 작아 거의 리니어 스위치를 쓰는 느낌입니다. 

위에서 링크한 영상들을 제작한 유투버 Chyrosran22님의 카일Box클릭축 리뷰에서도 밝혔듯(이건 링크 생략..), bar-spring의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이 구분감을 더 늘일 수 있을텐데, 지금의 얇은 스프링에서도 선명한 소리가 두꺼운 스프링에서 얼마나 커질것이며, 그걸 어느정도까지 용납할것인지 등등 문제가 있긴 합니다. (실제로 카일에서 고압 박스축을 여럿 더 내면서 더 두꺼운 bar-spring을 쓴 제품을 내긴 했네요.. 근데 소리 정말 커졌네요..ㄷㄷ : 제가 정보를 얻은 게시글 입니다 : http://www.cooln.net/bbs/34/1699034 )

추가로, 클릭음 내는 금속이 판스프링일때와 카일 LP의 막대 스프링을 때와의 차이를 비교해 보고자 알프스 simplified click스위치를 쓴 키보드의 타건 영상을 올려봅니다.



4. 그 외..
(1) 오리지널리티.
순전히 추측입니다만, LP 클릭 스위치는 최근 카일Box스위치에서 보여준 진보의 원점인것 같습니다. 가로방향의 접점 스프링, bar-spring을 이용한 클릭구조등의 필요성은 Low-profile스위치 개발을 목적으로 할 때 더 잘 설명이 되기 때문입니다. (애매한 기억입니다만, 저는 이 low-profile 스위치 개발 관련 소식을 스피드 스위치나 박스 스위치보다 먼저 들었다고 기억하고 있어 더욱이요..)

그런데 개발 해 놓고 보니 클릭은 위에서 설명한대로 기존 플라스틱 방식에 비해 좋은 평가를 내릴만하여 스피드 스위치의 1종으로 들어갔고, 가로 방향 접점 구조는 박스 스위치에서 보여주듯 위에 '뚜껑'을 덮음으로서 방진 성능을 향상시키는 단초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비록 박스 스위치의 슬라이더 모양 자체도 하우징 내부로 먼지등이 들어가지 않도록 고안한 구조이긴 하지만 이러한 슬라이더의 변형은 비교적 초기 단계부터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의 오테뮤 스위치도 일종의 먼지 막이 구조를 보여줍니다.
outemu anti-dust.jpg



박스 클릭 스위치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봅시다. 가로방향 접점 구조로 접점부가 세로로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듦으로 인해 남는 공간을 슬라이더가 차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슬라이더 상부가 넓어지고, 위의 오테뮤스위치가 부분적으로 먼지막이 구조가 있는것과 다르게 사면을 모두 감싸는 '벽'을 세울 수 있어 방진 성능에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다만 이 때문에 기존 체리방식의, 슬라이더와 연관되는 클릭 구조를 만들 수 없는것은 bar-spring으로 해결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kailh box click.jpg



더불어 하우징이 커져서 더 선명해진 클릭음등을 고려하면, 비록 LP를 위한 기술에서 출발했지만 카일의 Box 클릭 스위치는 현재 일반적인 십자돌기 슬라이드의 표준크기 스위치 중에선 구조 관점에서 가장 혁신적이라 하겠습니다.(음.. 너무 칭찬했나..)

(2) 체리 LP?
이 글의 1번 항목 중간쯤 썼을 때 체리 새 스위치의 소식을 보았고, 그게 새로운 LP스위치더군요.ㅎ 중간 플라스틱 매개 구조물이 없는것을 차이점으로 두면, 전극의 스프링 구조가 '가로방향'에 '비대칭'인점이 카일 LP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사실 체리가 중국으로 실질적으로 넘어가고 약간 '과거의 영광'을 답습하는 면이 있어 보이는지라.. 카일이 키보드 스위치 업계의 기술/규모 양쪽으로 선두주자가 된것을 증명하는 듯한 모습이네요..ㄷㄷ
각설하고, 사실 체리 LP제원을 보면 3mm travel/ 1.2mm작동점/ 작동압 45g으로 리니어라 키감 자체만 보면 바닥이 얕아진 은축이네요. 은축에서 겪었던 민감도 문제가 여전할거라 생각되서 그닥 끌리지 않는군요..

(3) 작게, 더 작게
Low-profile스위치의 최종 목표는 어쨋거나 노트북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스위치 높이 뿐만 아니라 소형 노트북을 생각하면 가로/세로 길이도 작아질 필요가 있지요. 실제로 체리 ML이 카일 LP보다 더 작기도 하구요. 아닌게 아니라 카일은 기존 LP스위치보다 더 작은 스위치들을 이미 개발하고 있습니다. (http://www.tomshardware.co.uk/kaihua-low-profile-switches-teardown-1232-1350-1442,news-57359.html 및 http://www.4gamer.net/games/999/G999902/20170602106/ 참조.)
EK820에서 사용된 스위치는 모델명 PG1350입니다. 이것과 같은 구조로 크기를 줄인 PG1232가 있네요. 이 모델의 경우는 실제로 '더 작게'에 부합하는 모델로 총 이동거리 2.4mm에 작동점이 1.2mm입니다. PG1442란 모델은 LED를 가운데에서 통하도록 하면서 키캡과 슬라이더를 직접 묶을 구조를 만들 공간이 사라져 대신 펜타그래프를 차용하였습니다. 이동거리 2.8mm, 작동점 1.4mm로 높이를 크게 줄였다고 보긴 힘들것 같네요. 다만 팬타그래프를 사용하여 키캡을 고정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스위치의 슬라이더와 키캡을 고정할 때 전반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한 슬라이더의 '세로 방향의 크기 제한-가운데의 기둥 등'이 완화되어 슬라이더가 아래로 내려가는데 필요한 공간을 확보할 필요성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비슷하게 펜타그래프를 사용한 PG1425모델은 1.5mm작동점이지만 바닥까지 2mm로 거의 바닥을 치면서 작동하는 수준이라 구분감이 있다면 기존 러버돔 키보드와 가장 비슷한 느낌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이 세 모델 모두 아직 실제 키보드가 나왔단 소식은 찾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더 작은 스위치를 만들려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군요.

(4) 짧은 이동거리의 보완
제 경험상 0.5mm단위로 끊을 때 기계식 리니어 스위치의 스프링의 느낌을 어느정도 즐기려면 3mm정도가 한계인것 같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면 3.5mm까지는 4mm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3mm 스위치들에선 공통적으로 뭔가 부족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명확한 구분점이 없는 리니어스위치이기에 더욱 그럴지도요.

kailh ultra-lp white.jpg


위의 PG1232모델의 경우 리니어가 아닌 틱클릭 모델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3mm미만의 총 이동거리 수준에서선 구분감각(촉각과 소리)이 필요하다고 Kaihua사에서 판단한걸지도 모르겠습니다. PG1442모델도 틱클릭을 적용하고 있구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노트북이나 팬타그래프 키보드의 스트로크는 2mm수준이었습니다만, 최근의 '치클릿' 방식의 많은 팬타그래프나 노트북 키보드는 1.5mm정도의 스트로크를 보여줍니다. 러버돔으로 명확하게 구별되고 작동점=바닥점인 구조에서도 저는 예전방식의 2mm는 되어야 키보드를 칠 만 했습니다. 1.5mm는 제 기준에 실사용 용도론 너무 답답하더라구요. 그렇기에 총 2mm 스트로크인 PG1425 스위치가 과연 어떤 모습이 되어 나올지(나오기는 할지? / 나온다면 이어서 얇아지는 기계식 스위치의 한계는 어디까지일지?) 궁금하긴 합니다.

(5) 스피드 스위치+고압 스프링?
총 이동거리와는 다른 문제로 1.2mm 수준인 소위 '스피드 스위치'의 경우 민감도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입력점 이전에 구분감이 있는 (체리 파생 방식의) 넌클릭이나 클릭 스위치라면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리니어나 틱클릭 방식(특히 현재 널리 판매되는 얇은 bar-spring사용시)은 구분감이 없거나 작동점과 구분감이 구조상 완전히 연계되지 않으므로(링크참조 : https://www.reddit.com/r/MechanicalKeyboards/comments/6xxsuh/the_difference_between_kailh_bronze_and_kailh_box/ )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뭐, 실질적으론 고압 스프링 정도가 남은 해결책일 것입니다. 
체리와 카일의 은축과 카일의 틱클릭 스피드축의 경우 현재 적축 수준의 '가벼운' 스프링을 사용하고 있는데, 흑축수준(작동점에서 60cN 압력 수준)이나 그 이상의 고압의 경우 초기 압력도 (40cN이상)높을 것이니 일종의 방벽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순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생각에 제가 알기로 키랩 회원분의 주도로 카일 다크그레이축 스위치를 만들었습니다.(http://kbdlab.co.kr/index.php?document_srl=4395597&mid=board_XAIt16)

그리고 이 데이터를 가지고 계산 해 보면..
cherry silver vs kailh dark gray.PNG


작동점까지의 거리나 그때까지 에너지는 오히려 낮고, 바닥점까지 에너지도 비슷하지만 키압만은 7~10정도 높습니다.(cN과 gf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크지 않으므로 살짝 무시..) 카일 다크그레이축을 실사해 보면 스피드 스위치에서 고압 스프링의 효과를 비교적 확실히 알 수 있을 듯 하네요..



음..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한글로 복사해 보니 기본 상태로 7쪽이...ㄷㄷㄷ)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다 한 것 같으니 이만 마치겠습니다.ㅎ

덧1. 아,  EK820 터치(풀사이즈) 키보드의 터치 영역 기능이 한 번 교체하면 유지가 되더군요.. 이걸 알 때 까지 소리 크기 바꿀때마다 2초씩 눌렀는데..ㅠ.. 다만 손맛?이나 정확도? 면에서 다른 게이밍 키보드의 다이얼 방식이 낫더군요. 물론 공간활용도 면에서는 좋은 시도라 하겠습니다.  / 블루투스모델의 블루투스 기능을 아직 사용해 보진 못했습니다. 분명 살때 마음속 변명은 마음에 안드는 노트북 키보드 대신에 블루투스로 노트북에 연결해서 써야겠다(얇으니 가방에 넣기도 좋겠네~? 도 추가해서) 였는데... 

덧2. 새삼스럽지만 Agile스위치는 정말 애매한 모델입니다. 이번 LP스위치를 보면 완전히 low-profile도 아니고(특히 애매한 키캡 자체와 보강판과 키캡 사이의 공간이..), 스피드 스위치는 그 나름대로 있고.. 어쩌면 agile스위치를 만들면서 '세로방향' 접점구조의 한계를 보고 싶었을까요..?? 이번 LP스위치 경험으로 이전에 생각하던 agile스위치의 '중간단계설' 혹은 '미완성설'에 개인적으로 더욱 믿음이 더해지네요..ㅎㅎ

덧3. 마침 다크그레이축을 충동구매한게 한 세트 있고.. 박스 클릭도(스위치는 구매해야 하지만) 과연 커진 하우징이나 키캡 내부의 공명할만한 공간이 클릭음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비교해 보고 싶은데.. 음.. 적당한 축교환 키보드 추천받아 볼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