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2.jpg


제목에 거창하게 모델명을 달아놨지만 사실 이 키보드는 보라카이옹의 개조품입니다. 구형흑색슬라이더와 철판을 이용해서 현재 나오는 리니어 MX3000 을 만든 제품입니다

흑색슬라이더의 경우 다소 강한 반발력 때문에 갈색이나 청색에 비해서 많이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갈색에서 느껴지는 경쾌함이나 Ergonomic한 느낌도 없고, 청색슬라이더에서 느껴지는 구분감과 클릭음의 향연도 들을 수 없지만, 흑색슬라이더는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습니다. 사실 나름대로의 매력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청색과 갈색만큼 장점이 많은 슬라이더라 생각됩니다.

MX 리니어 스위치란 다들 아시겠지만 키입력시와 입력후 반발시 키압이 일정하게(linear)하게 유지되는 스위치를 말하는데, 다른 스위치들에 비해서 타이핑시 상당히 심심한 느낌이 들지만 그 독특한 심심함과 안정감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용자들을 흑색슬라이더에 붙잡아 둡니다.

3000-1.jpg


사진에 나와있는 MX3000 리니어 철판보강판의 경우, 현재 일반 3000 흑색슬라이더 모델이 없어서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보유중인 11900HVMUS모델보다 좀더 고급스러운 키감을 선사합니다. 11900의 경우 키압이 약간 더 강하고 입력시 끈적이는듯한 느낌이 드는 반면에, 구형흑색슬라이더 철판 보강판의 경우 명확한 구분감과 바닥치는 맛이 일품입니다. 이러한 안정감은 청색슬라이더나 갈색슬라이더로는 구현할 수 없는 부분인거 같습니다. 꼭 한번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키보드를 어디위에 위치해놓고 타이핑하느냐도 키감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집에서 작고 다소 약한 책상위에서 타이핑할때보다 회사에서 크고 무거운 재질의 책상위에서 타이핑할때의 키감이 보다 안정감이 느껴집니다.(높이조절대를 세우고 할때와 그렇지 않을때도 차이가 엄청나지요) 그렇다면 철판이 보강된 모델과 그렇지 않은 모델의 차이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더욱이 흑색슬라이더와 같이 안정감을 생명으로 하는 스위치에서는 그 효과가 배가 되겠지요.

이제 체리키보드에 있어서 철판보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끝으로 좋은 키보드 만들어주신 보라카이옹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