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넘게 사용해 오던 삼성키보드가 'ㅎ'누름에서 자꾸 에러를 보여 새로운 키보드 장만을 생각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현대 키보드와 가끔 두드려본 컴팩, 아범 넷피니티, 그리고 내 도시바 노트북에 있는 키보드를 두드려본게 전부인 일천한 키보드 경험이지만 기왕 새로 장만하는거 괜찮은 거로 구해보자 생각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를 보름여.
한번도 컴퓨터 키보드로는 사용해 본적 없는 메카니컬 키보드에 대한 예찬을 보다가 아론을 구입하려는 마음을 먹기에 이른다.
물론 내가 이용하는 홈쇼핑에 적립금이 많이 남아있고  아론 키보드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 구매의 가장 큰 동기가 되었지만 막연히 처음 타자를 배우던 시절의 그 경쾌한 음이 그리웠던 것도 큰 원인이리라.
하지만 택배로 받은 키보드를 시스템에 연결하여 입력하는 지금 이 키보드는 잘생긴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내게 상당한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첫째 덜렁덜렁 움직이는 키캡이 불만이다. 상하좌우 이격이 너무 크다. 이 점은 그 동안 사용해 온 5000원짜리 삼성키보드보다도 불만이다.
둘째 과거 내가 경험했던 타이프라이터같은 상쾌함이 아닌 소음으로만 느껴진다.

직접 한 번 두드려보지도 않고 홈쇼핑의 고객 사용기를 읽고서 덜렁 구입한 내가 참 한심하기만 하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혹 이 키보드를 마음에 두고 계셨던 분이 있다면 아범 넷피니티를 구입하시길 권한다. 그 단단한 만듬새와 다소 무겁지만 부드럽우면서 탄성있는 키감은 분병 가격을 뛰어 넘는 키보드이다. 우리 회사 서버용으로 공급된 것을 옆자리의 후배가 먼저 꿰차서 그냥 부러워만 했다. 차마 선배라고 가로채진 못했다. 여기 올려진 글을 읽고 자세히 보니 태국산 넷피니티. 비록 중국산이라 하더라고 모 사이트에 3만 5천원에 올라있고 용산에 가면 3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하니 훨씬 나은 선택이리라.(매우 개인적인 생각)
국산 키보드에 대해 이리 혹평할 수 밖에 없는 내가 안타깝기만 하다. 적립금 등으로 실구매가 2만 3천원대의 키보드라 생각하고 조금 더 써볼 생각이다. 제발 쓰면서 지금의 생각이 바뀌길 바라면서...
그리고 혹 회사에서 이 키보드를 쓸 생각을 하시는 분은 절대 포기하기 바란다. 타자치는 소리가 엄청 시끄럽다. 기계식 타자기를 치는 그런 아름다운 소리가 절대 아니다. 기계식 키보드를 써보지 않은 분들은 꼭 직접 눌러보고(그것도 조용한 공간에서) 감수할 만한 소음인지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리도 기계식 키보드에 실망한 제가 다시 애정을 가질 수 있는 키보드를 고수님들께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