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점 (100점 만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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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Extended Keyboard - Orange Slider (리얼포스 넌클릭??)
시작
얼마전 이베이에서 그럭저럭 싼 가격에 확장1을 낙찰받았습니다. (셀러는 다들 잘 아시는 NC어쩌구..) 입찰자가 저 1명인 올레스러운 상황.. 덕분에 배송비까지 6~7만원 선에서 상태좋은 확장1을 받겠다고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그 기대는 산산히 부서졌습니다. 사진을 잘찍어둔 탓이었는지 그 깨끗해 보이던 하우징은 누렇게 선탠이 어느정도 진행되어 있었고, 청소하려고 보니 보강판은 엄청나게 더럽고, 더 충격인것은 F11키캡을 뽑자마자 쑥! 하고 같이 뽑혀 나오는 스위치..(읭??) 스위치 하우징 아래쪽이 깨져서 인식은 하지만 키캡을 뽑을때마다 같이 뽑혀나오는 스위치가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미국에서 한국가지 긴 여정을 거친 녀석인데.. 이뻐해줘야지요^^;;
하우징은 리뷰를 쓴 후 직접 아크릴 하우징으로 제가 만들어서 바꿔줄 예정입니다. 보강판과 선탠먹은 스페이스는 어느정도 청소를 했으며, 스위치는 아래쪽 부분만 재료용 알프스 키보드와 바꿔치기 해서 확장1에게 새로운 생명을 줬습니다. 거기에 아이콘 작업까지 해줘서 아이메이트 없이도 윈도우에서 작동하도록 해놨습니다. (확장1의 아이콘작업의 장점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중간부분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외관
확장1의 외관은 확장2와 90% 동일합니다. 한가지 다른점이 있다면 확장1은 애플마크가 왼쪽 아래에 있지만 확장2는 위쪽에 있다는것.. 확장1이나 확장2나 애플스러운 깔끔한 외관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심플하면서도 있을것은 다있는.. 확장1의 깨끗함에 비해 제 책상이 더 더럽군요.. 맥을 사용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애플 키보드에는 윈도우키가 없습니다. 아니, 제대로 말하면 윈도우키가 없는것은 아닙니다만 일반 키보드와는 다른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맥에서 Command 키로 입력 되는 애플키가 윈도우에서는 윈도우키로 작동합니다. (위쪽 사진의 스페이스바 양 옆의 애플마크가 새겨진 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애플 키보드를 사용하는 분들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야 몇년째 맥을 사용해 왔으니 적응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또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부분은 기능 부분에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확장1의 최고의 자랑거리 알프스 오렌지축 과 애플 확장시리즈의 공통사항 승화키캡입니다. 이 알프스 동네에서는 이중사출이 더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 후문이.. 현재 오렌지축이 장착된 키보드는 확장1과 애플 IIgs(맞나요)뿐이라고 알고있습니다. 핑크축보다는 덜하지만 구하기는 쉽지 않은 약간 레어한 축이죠. 또한 확장키보드의 승화키캡은 적당히 두꺼우면서 뽀송뽀송한 느낌을 오랫동안 간직해 줍니다. 실제로 오래된 확장 키보드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키캡은 하얀데 하우징과 스페이스바 키캡만 노랗게 옐로잉된걸 보실수 있을겁니다. 어떠한 방법으로 이런 오염을 피할수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이 애플의 승화키캡은 다른 외부 오염물질에 대해서 강하다는 것이겠지요. 그러한 오렌지축과 승화키캡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소리와 키감은 어느 기계식 키보드에서도 느껴보기 힘든 특이한 키감입니다. 제가 처음 느꼈던 키감은 "읭?? 이것은 저압리얼포스 아냐??" 였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가 싶어 다른분들의 리뷰를 찾아보니.. 많은분들이 비슷하게 느끼고 계셨습니다. 소리는.. 뒷부분의 동영상을 재생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독특합니다.
기능
애플확장키보드들은 기본적으로 ADB 연결방식입니다. 과거 G3매킨토시였나.. 에서 사용하던 방식인데, 그당시에는 획기적인 방식이었다고 합니다.(지금의 USB랑 비슷했을까요?) 하지만 매킨토시 내에서만 한정된 규격으로 사용된채 사라져 간 비운의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일반 컴퓨터에서 사용하려면 i-mate (일명 이마테)를 장착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마테는 현재 구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가격도 3~4만원대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아이콘 개조의 생각을 하십니다. 저는 아이메이트를 사용했지만 윈도우에서 아이메이트를 가지고 사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한점이 많아 결국 아이콘 개조를 해버렸습니다. 다른건 상관 없지만 아래쪽 한영과 한자변환의 문제가 제일 큰 문제였습니다. 아이메이트로 연결 후 키보드테스트 프로그램을 써보시면 오른쪽 알트, 컨트롤, 애플키를 눌러보면 왼쪽 알트, 컨트롤, 애플키로 인식을 합니다. (좌우 컨트롤, 알트, 애플 키를 다 똑같은 키로 인식하죠) 아까 초반부에 적응하기 힘들었다는 문제점이 이때문이었습니다. 다 왼쪽 키로 인식을 하기 때문에 한영, 한자변환키를 레지스트리로도 고칠수가 없었습니다. 애초에 한영변환을 키보드방식3 (Shift + Space)로 바꾸는 분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만..^^;;
확장이 나오기 전 IIgs(둘지에스)에서는 스텝스컬쳐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확장1이 나오고나서부터 스텝스컬쳐 방식이 채택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쪽에 수줍게 ADB연결부분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네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흡사 모델엠이나 엡손702였나.. 하는 모델과 비슷한 각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당히 많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아쉽게도 키보드 자체의 높낮이 조절 다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쓸만하게 기울어져 있기때문에 그다지 불편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스텝스컬쳐에는 확장만의 특이한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키캡만 보고 알아차리셨을 겁니다. 왼쪽 키캡이 F1~F12까지의 키캡이고, 오른쪽 키캡이 일반 문자열의 키캡입니다. 스위치와 체결하는 부분의 높이가 F1쪽 키캡이 훨씬 높다는 겁니다. 하우징을 뜯어보면 기판은 거의 기울임 없이 하우징 내에 들어가 있지만, 이 키캡들때문에 스텝스컬쳐가 적용됩니다. 키캡의 높이 때문에 일반 알프스키보드에서는 확장키캡을 사용하기 껄끄러울 뿐만 아니라, 확장 F1-F12쪽 키들은 축이 세로로 되어있기 때문에 호환도 아예 되지 않습니다. 애플의 마지막 자존심일까요.. 다른 키보드로의 키캡재료용으로는 줄수없다!! 하는..^^;;
그리고 확장1은 모든 축이 오렌지축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파워버튼으로 쓰였던 키입니다. 색만 보면 크림축.. 정도 됩니다만.. 절대 크림축은 아닙니다. 원래 이 축은 캡스락 키에 달려있던 축입니다. 어떤 기능을 하는 축인고..하니
누르기 전에는 일반 축들과 같습니다만, 누르고 손을 떼면 보통 키들처럼 다시 튕겨오르는 것이 아닌, 눌린채로 고정됩니다. 다시한번 눌러주면 원상복구 되구요ㅎ(차에서 비상깜빡이 버튼과 똑같습니다;;;) 원래 확장1은 이 축을 캡스락에 장착해 눌려있는 상황은 캡스락이 작동, 다시 눌러 원상복구 해주면 캡스락 해제 기능을 하는 축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콘작업 하고 나니 눌려있는 상태에서는 키를 계속 누르고 있는 효과를 내버리더군요. 그래서 예전 파워키의 오렌지축과 바꿔줘서 현재는 펑션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누르지 않은 상태에서는 일반 윈도우배열, 누른상태에서는 맥용 배열로 되도록 해놨습니다.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축입니다^^
키감 및 소리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오렌지축의 최고의 장점은 '키감'입니다. 정말 독특한 키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넌클릭이지만 그 도각도각거림은 마치 리얼포스의 그 느낌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에대한 소리도 한몫 합니다. 확장은 하우징 공명음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하우징 자체는 큰데 안에 들어간 기판은 그만큼 크지도 않고.. 위아래 공간도 너무 많죠. 하지만 이런 공명음이 키감에도 한 몫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히려 공명음이 없었다면 일반 넌클릭과 비슷한 소리를 낼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죠. 적당한 공명음과 오렌지축의 도각거림의 조화는 말로 할수 없을만큼 독특합니다. 확장을 치고있지만 저압 리얼포스를 치는것 같은.. 착각을 줍니다.
직접 보시면 더욱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내손에 맞는 키보드가 진리다
하우징 자체의 완성도는 확장2가 더 낫다고 봅니다.
각도 조절 기능이 있는 면도 있고, 디자인도 확장 1보다 슬림하면서도 곡선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통울림도 확장1보다 덜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대신 스위치가 공과 비용을 들인만큼 좋은 키감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 단점이구요.
그래서 한때 스위치를 바꾸어서 많이들 썼습니다.
그치만 아이메이트가 있어야만 한다는 점과 썬탠이 많다는 점이 역시나 핸디캡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암튼...
앞으로 어떤 하우징을 만드실지 기대가 됩니다 ^^;;
저도 앞으로 만드실 하우징이 몹시 기대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작용으로 확장2를 여러대 들여왔는데, 키켑 단차가 모조리 틀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 중이었습니다.
설계 하실 하우징을 참고할 수 있도록 미리 허락을 부탁 드려 봅니다.
1991년부터 나만의 맥을 사용했는데요
(Mac SE, IIs, IIx, Classic, LC475, PowerMac, PowerMac G3...)
- 늘 키보드가 골치였습니다. -
확장키보드는 저처럼 별 하릴없는 맥사용자에겐 너무 고가(아마 그때돈으로 15~20만원?)였고
코딱지만한 책상도 늘 비좁은 터라
스탠다드 크기의 키보드(요녀석들도 8~12만원했던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합니다만)밖에 들일수 없었습니다.
- 근데 문제는 키감 - 뭐 이케 덜컹거리는지 원 ㅠ
그래서 하나의 못된 버릇이 생겼습니다.
- 키보드 몰래 훔치기 -
(정확히는 몰래 쳐보기가 되겠습니다만)
연구실이나 사무실에 있는 확장 키보드를 주인이 화장실 간 틈을 노려 맘껏 눌러보고 튀기!였습니다.
그 짧은 순간동안 느껴보는 쾌감이란!!
요즘 WANG 724를 어둠의 세력에 이끌려 마구 쳐보면서,
다시 한번 예전 제 책상위에 놓여있던 - 미운오리 색기 - 스탠다드 키보드를 떠올립니다.
왕 형님은 보다 세련되고 고급세단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역시 애플 스탠다드의 느낌이 기본으로 깔려있군요
거칠고 둔한 덜컹거림! - 요즘 10년 동안은 애플이든 윈도우든 멤브레인 키보드만 써와서 까맣게 잊어버린 그 느낌...
이것이 알프스 스위치의 천성인가 싶습니다.
- 하지만 그 봉우리를 넘어 정복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건 왜 일까요?
알프스에선 승화가 아니면 키캡도 아닌 것 같습니다. 왕의 승화가 최상급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연타시 뽀득뽀득하는 것이 정말 리얼포스의 느낌이 있네요. 디자인은 애플 제품답게 훌륭하고요. 좋은 키보드, 좋은 리뷰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