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진 skm-2040 구입 및 사용기 >

  구입한지 하루 됐습니다. 새것은 아니고 어느 님이 쓰던 것인데 산지 2주만에 키배치에 대한 부적응으로 방출한 것입니다. 저는 기존에 알프스(꽤 오래 됐는데 그때는 뭣도 모르고 쓰다가 컴 업그레이드 시 키보드를 받게되어 그냥 딴 사람 줘 버렸습니다.  새것은 싸구려 멤브레인 -무식이 죄죠. 그 좋은 기계식을 버리고 새것이라 깨끗하고 소음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바꿨으니 ㅠㅠ;;), 저가형 멤브레인, 그리고 최근에는 로지텍 프리덤 옵티컬을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디캠이 없어 사진을 못 올렸습니다. 딴분이 올리신 사진을 참조하세요...

1. 구입이유
  프리덤 옵티컬은 여러 개의 단축키로 인터넷 및 일반 프로그램 사용시 매우 편리하나 키감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뭉특하다는 느낌이랄까, 키의 반발력도 적어 워드 작성시 금방 피로감을 느끼죠. 그래서 예전의 느꼈전 향수를 되찾기 위해 기계식 키보드를 구하던 중 skm-2040이 눈에 띄더군요. 저 같은 경우 왼손잡이는 아니지만 키패드 부분이 왼쪽에 있으면 마우스 쓰기가 편할 것 같기도 하고 남들이 흔히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계식으로 키감이 괜찮다는 일부 리뷰자들의 뽐뿌(?)로 인해 사게 되었습니다.

2. 사용기
  딱 하루 쓰고 사용기라니 좀 쑥스럽네요. 다만 이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른 감이 없지않지만 글을 남깁니다.

  가. 키감
     예전에 느꼈던 알프스의 키감과 비교해서 좀 떨어진다는 느낌(탄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네요. - 단지 오래됐다는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지 않다는 향수로 인한 생각일지도...)이 있지만 기존에 쓰던 멤브레인 방식과는 확연하게 차이를 두는 키감은 현재 워드를 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만족감을 주네요.

  나. 자판 배치

     ㄱ. 키패드
        제 개인적인 생각일 수는 있지만 키보드의 중심은 양손의 가운데인 G(ㅎ)과 H(ㅗ)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키의 배치는 자주 쓰이는 키일 수록(특히 특수키) 그 중심에 가까워야 좀 더 편하다하는 것이 제 관점이구요. 그런데 키패드 부분이 우측에서 좌측으로 이동하였지만 기존의 배치형태가 유지가 되다보니 자주 쓰는 delete키가 키의 중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졌고 그로인해 손의 이동범위가 멀어져 불편하더군요. 또한 숫자버튼부분의 경우 상대적으로 플러스,마이너스,엔터버튼보다 숫자버튼을 자주 쓰는데 그것 또한 상대적으로 멀게 되었구요. 아마 세진에선 기존에 우측에 있던 자판을 그대로 좌측으로 옮김으로해서 변화를 줄여 기존 사용자에게 혼란을 적게 주고 빨리 적응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러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키가 무슨 키의 왼쪽에 위치하는냐 오른쪽에 위치하느냐 보다는 자판의 중심에서 안쪽이냐 좀더 바깥쪽이냐를 좀 더 의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자주 쓰는 키는 그 중심에 좀 더 가까이 위치시킴으로 해서 좀 더 편리함을 느끼게 해야 하구요. (저만의 생각인지도......  --;;)

     ㄴ. ESC 및 F키 위치
        컴퓨터를 사용하다보면 F키는 물론 특히 ESC키를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자판 상단의 숫자키 부분과 ESC 및 F키 부분사이의 공간이 커 사용에 불편함이 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다양화되는 이때 특수키들의 역할 또한 커지게 되었고 사용빈도 또한 높아졌는데 왜 이렇게 손의 중심에서 떨어뜨려 놨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단지 기존 모델의 답습(?)이라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ㄷ. F키 상단의 빈공간
        F키 상단을 보면 길게 볼록한 선이 있어 그 부분에 볼펜 등 간단한 도구를 놓아둘 수 있어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찌보면 이는 키보드 보관상 작을수록 좋고 책상을 넓게 쓸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필요하게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요즘 컴팩트한 제품들이 인기이고 공간활용을 중요시하는 만큼 그 공간을 없애고 좀 더 작게 만드는 것이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 키 모양 및 크기
     이 점에 있어서는 제가 기존에 쓰고 있는 프리덤 옵티컬에 적응되어 있어 사용자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제가 이 키보드를 자주 쓰다보면 생각이 변하리라 생각되지만 현재의 생각을 적어 보겠습니다.
우선 자주쓰는 자판하단의 특수키(Ctrl, Alt, 한자, 한/영)와 우상단의 backspace의 크기가 작아 실수를 자주 하게 되더군요. (지금 자판을 치는데 한/영전환에서 3번에 한번 꼴로 잘못 눌러 스페이스바나 Alt키를 누르게 되네요.) 프리덤 옵티컬처럼 이러한 하단의 특수키들이 자주 쓰이는 만큼 좀 더 크기를 크게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라. 키스킨
     살 때 보니 키스킨이 안들어 있더군요. 그래도 혹시나 해서 세진전자에 전화해 물어보니 이 제품은 원래 키스킨이 포함되어 있지않고 개발되어 있지도 않으며 차후 개발할 계획도 없다하더군요. 물론 기계식 키보드에 키스킨을 덮으면 키감이 떨어져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으나 먼지와 혹시 모를 액체(커피,물)의 습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저가도 아닌데 하다못해 키스킨은 아니라도 사용 후 덮을 수 있는 덮개로도 제공해야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진전자 담당자와  통화시 이런 얘기로 따져 볼까도 했지만 친절하고 성의있는 태도(대충 답하지 않고 잠시 후 확인하고 전화드리겠다고 하더니 3분정도 후에 다시 전화 오더군요)땀시 맘이 약해져 그냥 알겠습니다하고 끊었습니다.

  마. 마우스 사용시 편의성
     어찌보면 이것이 이 자판의 가장 큰 장점(왼손잡이가 아닌 저로서는 여타 기계식 제품중 이 것을 고른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물론 총알도 없어서리...... ㅜㅜ;;)이 될 수 있는 부분인데 기존의 경우 자판의 중심에서 우측에 키패드가 있어 책상에 키보드를 놓을 시 어쩔 수 없이 몸의 중심에서 키보드가 우측으로 치우치게 되고 마우스 놓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우측으로 밀려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마우스 사용시 팔이 바깥쪽으로 벌어지게 되고 그럼으로해서 마우스 위치가 몸에서 멀어져 팔을 길게 뻗어야만 했습니다(제 마우스는 무선이지만 그래도 책상에 놓고 쓰면 길게 뻗게 되더군요). 하지만 이 키보드는 키패드가 왼쪽에 있어 마우스를 좀더 가운데 쪽에 둘 수 있어 팔을 뻗어야 하는 범위가 줄어들어 팔의 피로가 적은 것 같습니다.

  바. 여타 키보드와의 동시사용 팁
     이것은 단지 이 제품만이 아니라 여타 제품에도 해당되리라 생각합니다. 키감 때문에 skm-2040를 샀지만 특수기능키가 많은 프리덤 옵티컬의 마력(?)땀시 두 개를 뺐다꼈다 교대로 쓰려고 했습니다(참고로 둘다 인터페이스가 PS/2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방법이 있더군요. PS/2를 USB로 전환하는 아답터가 있더군요. 근데 일반 아답터는 안되고 USB잭 하나에 PS/2잭이 두 개가 연결된(하나는 마우스, 다른 하나는 키보드용) 아답터를 써야만 USB에 연결했을 때 키보드가 작동된다고 합니다. 단방향 아답터의 경우 마우스는 되는데 키보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비싸지만 이중연결아답터를 샀고 집에 가 설치했고 결과는  Good!  워드와 같은 키보드 많이 쓰는 프로그램을 쓸 때는 skm-2040을 쓰고 인터넷 서핑할 때나 음악 들을 때는 프리덤 옵티컬을 쓰고요. 둘다 끼워놓은 상태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3. 총평
  어째 쓰다보니 단점만 늘어논 격이 되어 버렸네요. 하지만 위에 열거한 것은 제 이상형의 키보드와 비교한 아쉬움이지 결코 이 키보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좀 더 길을 들이고 나면 위의 단점들이 또다른 장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리라 생각도 되고요. 그리고 제가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이 제품은 결코 왼손잡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키배치가 조금만 변화된다면 오히려 오른손잡이에게 더 이상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완벽한 이상형은 아니지만 현실에서 그에 가까운 이성과 사귀게 되고 얼마 후 나타나는 좀 더 이상형에 가까운 이성을 보며 흔들리는 우리네의 사랑과 마찬가지로 한동안 이 키보드에 만족하며 제 컴생활을 하려합니다.

ps. 담에 더 이상적인 키보드가 나오더라도 이 키보드에 길이 들어 안 바꿀 지도 모릅니다. 원래 정(?)이 무섭잖아여~~

장황하기만한 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