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항공모함 키보드라는 불리우는 키보드 입니다만, 예상보다는 작더군요.
배치만 보면 정말 제가 싫어하는 요소는 다 갖추고 있습니다. 한글키, 작은 스페이스, 기역자 엔터, 기존 배치와는 꽤 다른 키들.....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오타도 많이 납니다.
특히 작은 크기의 오른쪽 쉬프트는 좀 거슬립니다.
하지만, 이 녀석은 뭔가 향수 같은게 느껴지더군요. 흔히 고정관념속에 박힌 컴퓨터의 키보드가 주는 느낌, 애플2를 잠깐 접한 후 486까지 컴 키보드를 두드린 적은 없습니다만, 뭔가 모를 향수, 기시감등을 느끼게 해 줍니다.

똘깍거리는 타건음 속에 가볍게 숨은 금속성 클릭음이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알프스의 판스프링 스위치라고 빵굽는타자기님이 알려주셨는데, 청축과는 전혀다른 음색이 참 마음에 듭니다.
재밌는 것은 여태까지 사용했던 키보드(리얼이, 체리4남매)를 치면 손톱과 그 밑의 살사이에 이상한 감각이 생깁니다. 대부분 상쾌하고 좋은, 뭔가를 간지르는 듯한 느낌입니다만, 한종류의 키보드를 치다가 다른 녀석으로 바꾸면 잠깐 동안은 이질감에 불쾌함을 느낌니다. 특히 싸구려 멤브는 마치 상한 생선 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은 듯한 느낌마저 생깁니다만, 이 녀석은 그러한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그 미묘한 느낌 자체가 없어집니다. 그냥 편안합니다.

아마도 한동안 이 녀석을 주력으로 쓸 것 같습니다. 89년 이전의 모델M을 구하기 전까지는요.

배치만 표준 키보드 같았다면 만점을 주었겠지만, 적응에 시간이 걸리거 같아서 1점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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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같이 느껴지는 키보드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