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옥션을 통해서 IBM 5576-001키보드를 구입하였습니다. 생산년도는 99년입니다. 시장정보에 정보 올려주신 "중립적미소"님께 감사드립니다. 지금부터 키메냐 사상 첫 사용기를 써보겠습니다.

1. 仁荷사랑™의 키보드 역사

2005년 초였습니다. 노트북이 너무 갖고 싶지만, 돈이 없던 시절. 노트북과 비슷한 키보드라는 게 세상에 존재할까? 라는 기발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에 노트북과 비슷한 키보드가 있나하고 검색한 결과 'IBM 울트라 나브'라는 키보드를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갖고 싶었지만, 그때 당시 20만원을 호가한다는 네이버 블로그의 글을 보고 바로 단념하고 일상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레노보 사이트에서 실시한 울트라나브 초 특가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키보드 메니아 사이트에 들어오면서 제 키보드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울트라 나브 10키와 트래블 버젼은 와싸다라는 생각에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

그러다, 제 키보드는 컴팩 9965키보드, 체리4100꼬인줄, 델 at-101W, 스톤브릿지 금색, 5576-001이렇게 구성되었습니다. 이중 컴팩은 집에서 지금도 사용중이고, 4100은 제 손에는 조금 안 맞는 것 같고 델 101w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엄청난 키압을 자랑하는 멋진 녀석이었고, 스톤브릿지는 도금이 벗겨지기도 전에 친구가 뺏어가고, 지금은 5576-001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용기를 내서 첫 사용기를 한번 써봅니다.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키보드 정보

IBM 5576-001 키보드는 항공모함키보드라는 별명처럼 일반 키보드에 비하면 큰 편에 속합니다. 첫번째 사진을 보시면, 제가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컴팩 9965 맴브레인 키보드와의 크기 차이를 보시면 감이 잡히실 겁니다. 스위치는 일제 알프스 스위치이고, 이중키캡에 승화인쇄방식입니다.

위의 사진과 같이 일반 키보드와는 사뭇 다른 키배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5576-001은 일반사용자 용이 아닌 터미널키보드입니다. 왼쪽에 위치한 많은 펑션키와 F키 위에 또 한줄로 되어 있는 펑션키, 방향키도 일반 키보드와 다르고, 특수문자 또한 일반키보드와 다른 엄청난 배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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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잡습니다.

5576-001 키보드는 "일본 IBM 지사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되었던 일본어 개인용 컴퓨터 시스템인 PS/55용으로 개발된 키보드입니다." 즉 터미널 키보드가 아닙니다.

nyter님의 답변을 보고 정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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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진 않치만, 안 먹는 키가 약 25개 이상으로 생각되고, 특히 ~, @ ,^ 등 특수문자 입력시 조금 헤맬 정도입니다.

3. 주관적인 키감

제가 알프스 백축 델 101W밖에 써보지 않은 터라, 당연히 비슷하겠지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게 친구 책상에서 약 1분 정도 만져본 아론 106과 키감이 비슷했습니다. 아론 106과는 다르지만, '짤깍짤깍' 경쾌한 소리를 낸다고 해야할까요.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키감이랄까요. 저한테는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의 적응하기 힘들었던 배열도 사용하다보니 익숙해지고, 키감과 소리가 저를 매료시켜버렸습니다.

지금은 아주 만족하면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4. 마침

비교적 싼 가격에 옥션에서 구입한 5576-001이지만, 4시간의 사투 끝에 뽀얀 자태를 되살리고 지금은 제 메인으로 자리잡은 키보드입니다. 전 가격대 성능비, 키감, 소리 등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지만, 세월이 세월인 만큼 F10키와 다른키 1개가 스프링이 잘 못 되었는지 키감이 거의 죽은 키 2개와 아직도 익숙해지기 힘든 배열때문에 9점을 주고 싶습니다.

혹시 저렴한 가격에 누가 내 놓으신다면, 한 번 쯤 사용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가격대 성능비도 대단한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