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도 낮은 대강 사용기입니다....

매니아 수준까지는 안되지만..나름대로 오랫동안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해 왔습니다.

집에선 94년도에 구입한 뉴텍컴퓨터에 딸려있던 기계식 키보드를 지금까지 사용할 정도니까요...

회사에서는 시끄럽다는 온갖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_-;;;

명품이라 칭할만한 IBM 기계식..(이거 고장났을때 울고싶었음..ㅠㅠ)  아론 초허접 기계식..(6개월만에 맛감...-_-;;)  그리고 아론 맛간후 정말 큰맘먹고 구입한 애플용 켄싱턴 스튜디오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죠...


집의 뉴텍 키보드가.. 근 13년의 세월을 잘 버텨주더니..이젠 슬슬 은퇴시켜달라는지.. 잘 안먹는 키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되다 안되다 하니.. 슬슬 짜증이 나더군요...

이곳에 들어와서 기계식 키보드 정보 검색을 좀 하다보니.. 체리는 넘 비싸고...해서 갈등하던 참에.. 체리 청축을 쓴 키보드가 아론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은겁니다....

5분만에 볼것도 없이 주문했습니다...-_-;;;;

일단 물건 받고 한 일주일 써본 대강의 소감을 적자면...

우선 모양은 나름 깔끔합니다.  특이하다면 특이하게 상판의 배가 약간 불룩한 형태의 디자인인데.. 실사용에 문제되는 부분은 아니군요...  

제일 중요한 키감은...  지금까지 거쳐온 모든 기계식 키보드들이 우연의 일치인지 다 알프스 키였습니다.  그래서 알프스 키감에 아주 익숙한데요..

체리 클릭을 처음 쳐본 느낌은... 일단 소리가 알프스가 "찰칵찰칵" 이라면.. 체리는 "짤각짤각" 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좀더 가벼운 느낌...  타이핑하는 맛도 좀더 경쾌하면서 타수가 늘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불만은... 키의 스트로크 깊이가..알프스에 비해서 얕은 느낌입니다.  뭔가 좀더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그전에 이미 바닥에 닿아버리는 느낌? -_-;;;;

이건 뭐 차차 익숙해 지겠지만... 아직까지는 조금 뭐랄까 낯선 느낌입니다...


이 키보드에 용서가 안되는게 두가지인데...

하나는 저 무식하리만큼 큼직한 아론마크...-_-;;;;;;  좀 이쁜 디자인으로 크면 용서나 될텐데... 뭡니까 저건....-_-;;;;;

그러나.. 저 아론마크는 그나마 보기 싫다뿐이지 불편을 주는건 아니니까... 봐줍시다...-_-;;;


진짜 문제는... 사진에 보시면 상단에 왠 종이를 붙여놓은게 보이실겁니다.....

예..LED 가리려고 붙인겁니다...-_-;  세상이 num lock 키 LED를 초초초초초 고휘도 블루 LED를 써놨습니다....  거짓말 안하고 눈이 아플정도의 밝기네요....-_-;;

오죽하면 참다못해 저걸 종이로 가려뒀겠습니까... 사진에선 안보이는데.. 사진용 인화지 (A4 보다 엄청 두껍고..거의 안비치죠) 를 잘라서 붙였는데도 파란 빛이 환하게 투과될 정도로 강합니다...  진짜 어처구니가 없네요..

더 웃긴건... LED 세개를 다 밝은걸 썼다면..걍 실수려니 하겠는데...  num lock만 그렇습니다...

옆의 caps lock은 빨간 LED인데... 이건 전혀 눈부시지 않은 일반 LED 입니다....

여기가 정말 이해가 안가더군요... 대부분의 경우 num lock은 컴을 쓰는 동안 내내 켜두죠.. caps lock은 거의 쓸일 없다시피 합니다...  차라리 두 LED를 바꿔뒀으면... 실수로 caps lock 눌러놓은거 금방 알아챌수 있어서 더 편리했을겁니다...

진짜 아무생각없이 LED 달아놓은 키보드 되겠습니다.....-_-;;;;


자판의 인쇄는 자세히 안보고 대강봐도 엄청 조잡합니다...-_-;;;  마치 무슨 화이트로 손으로 쓴것처럼 얼룩덜룩... 대강 예상컨데 1년후면 아무 글자도 없는 자판을 치게 되지 않을까 예상중입니다...-_-;;;;

너무 혹평만 한듯한데....

키감이 아직 적응이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굉장히 손맛이 좋습니다... 짤깍짤깔 경쾌함....  이거 하나로 다른 단점들은 어느정도 용서가 되는군요.....

타이핑 하는맛 하나로 5만원 후반대를 주고 산걸 별로 후회하지 않게 해주는듯 하네요...

또 이놈으로 한 10년 버텨보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