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명 : G80 - 1800LPAUS - 0/00

흑색 리니어 스위치를 사용한 1800 배열의 세미 세이버 형태의 키보드 입니다. 103키 이구요. 체리 MX1800 외형이야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사진도 많은 관계로 교체중인 내부 사진과 스프링/분해 클립 사진만 간단하게 올렸습니다.
속칭 1800 키메라라고 불리우는 키보드입니다. 장터에서는 애물단지 래어 취급당하는 제품이지만 나름 저렴한 가격이라 저는 구입하여 잘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 입니다.

장터에서 공구스프링을 몇 번 구하려고 했었는데 번번이 놓쳐서 요번에 다시 구입글을 올렸더니 "빨간부엉이"님께서 무상분양을 해주셨습니다. 빨간색 체리 스티커도 같이 보내주셔서 난생 처름 빨간 체리 로고 스티커도 붙여보게 되었네요. ^^
이 자리를 빌어 좋은 스프링 분양해주신 빨간 부엉이님께 감사하고 싶네요.

스프링을 받기까지 우여곡절이 좀 있었습니다만 무사히 받아서 기쁜 마음에 곧바로 스프링 교체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우징은 ps/2 케이블이 나오는 뒷부분에 맞물린 4곳을 그냥 살짝 안쪽으로 밀어주면 분리가 됩니다. 손으로 간단하게 가능하고 조립시에는 다시 끼워주면 "딱!!" 소리가 나면서 확인이 되기 때문에 참 간결하고 잘 만들었더군요. 이곳의 여러 회원분들은 이것에 만족하지 못하시고 다시 볼트를 체결하는 등 보강을 하시지만 저에게는 참 효율적으로 보입니다.

체리 스위치는 처음 분해해 보기 때문에 사용기등 게시판을 찾아보고 참고하였습니다.
한개를 핀셋을 이용하여 분리해 보니 안쪽에 스위치가 촘촘히 모여 있는 곳은 뭔가 도구가 필요하더군요. 이래서 회원 분들이 클립이나 기타등등으로 도구를 만드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언젠가 본 기억이 있는 집게의 손잡이 철사를 이용하여 만들었습니다.
크기가 좀 작지만 꽤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혹 저처럼 처음 체리 스위치를 분해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간단히 설명을 하겠습니다.
체리 스위치의 슬라이더를 덮고 있는 윗뚜껑 부분은 기판에 고정되어 있는 아랫부분을 4개의 플라스틱 지지대가 감싸안고 있습니다. 갈고리 모양으로 된 가느다란 플라스틱이 걸려있지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갈고리 모양의 도구를 사용하시면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고 간단하게 분해가 가능합니다.
뭔가 힘이 들어가거나 분해하면서 슬라이더가 날라갈 정도의 힘이 가해졌다면 요령이 틀린 겁니다. 살살~ 조심스럽게 해도 잘 분리 됩니다.

분해하면서 처음 알았는데 체리 슬라이더와 안의 접점의 금속 부분에 윤활제가 기본으로 발라져 있더군요. 아주 소량이 적절하게 발라져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아마 스위치 생산단계부터 윤활이 되어서 나오는것 같았습니다.

스위치 분해시 슬라이더 부분의 접촉부분에 윤활유를 그대로 유지하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뭐 중요하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더 나은 키감을 위해서 잠시동안만 주의하면 되는거니까요.

체리스위치는 아니지만 예전에 알프스 스위치를 분해했다가 스위치 안의 금속부분을 잘못 건드려서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에 요번에는 금속 접점 부분은 절대 안건드리려고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스프링 못지 않게 키 압력이나 키감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부분은 건드리면 안됩니다. 탄력이 있는 부분이라 휘거나 변형이 있으면 바로 잡기가 참 힘들거든요.
만약 이부분이 좀 과하게 변형이 되면 접점이 불량이 되거나 클릭감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슬라이더 부분때문에 스위치를 하나하나씩 교체하면서 키캡을 씌우고 다시 옆의 스프링을 교체하는 식으로 했습니다. 주루룩 벗겨놓고 주루룩 씌우고 싶었는데 슬라이더 윤활제 때문에 한손에 들고 스프링 끼우고 하는 식으로 작업했습니다.

엔터키나 시프트키등의 스테빌라이져가 있는 부분은 스테빌라이져를 잠시 제거해야 스위치 분해가 가능합니다. 스테빌라이져는 원터치로 분해가 가능하더군요. 기판 뒷부분에서 스테빌라이져를 고정하는 플라스틱 클립을 밀어올려주면 그냥 분리 됩니다.

스테빌라이져가 없는 키들은 공구 스프링으로 교체를 하니 아주 좋아졌습니다. 갈색스위치의 "도각"하는 느낌을 없앤 키압의 느낌입니다.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단지 스테빌라이져가 있는 경우 키감이 약간 더 밋밋해졌습니다. 흑색의 카리스마가 조금 덜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반발력이 약한 것은 아니구요. 공구 스프링중에 48g 짜리였으면 이상할뻔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체하던 중에 스페이스바의 회색 슬라이더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녀석... 리니어입니다. 색은 회색이라 뭔가 다를줄 알았는데 흑색스위치랑 슬라이더는 같습니다. 단지 스프링이 기존 흑색 스프링의 두배정도 되는 키압이더군요. 마치 모나미 볼펜에 들어가는 스프링 같아요. ^^
이 스프링만 기존의 흑색축 스프링으로 교체했습니다. 키압이 아주 적절해 졌습니다.

다 교체해놓고 지금 이 사용기를 작성하면서 열심히 두드리고 있습니다만 예전에 빨간불의 느낌이 나네요. ^^ 공구스프링 참 절묘한 키압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진에 보시면 알겠습니다만... 공구 스프링과 신형 흑색축 스프링의 높이가 약간 다릅니다. 간격도 약간 다른데 키압의 차이가 이런 것에서 오나 봅니다.(왼쪽이 신형 흑축 스프링, 오른쪽이 공구 스프링입니다. 색상도 약간 다릅니다. 공구스프링이 금색이 좀더 강합니다.)

노멀한 키 스트로크와 스프링의 흑색 리니어를 사용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필코 미니처럼 같은 흑색축이라도 키 스트로크가 낮은 경우나 구형 흑색축의 경우는 굳이 교체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구요.

저 처럼 처음 체리 키보드 분해를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사용기 작성해 봤습니다.
"빨간 부엉이"님께 무상분양 받은 감사의 표시도 있구요. ^^

언제나 하는 얘기지만 키감이란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라서 제 사용기 보시고 이거다 싶으신 분들은 적용하셔서 즐거운 키보딩 생활 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키보드를 순정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그 키보드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에는 다 알게모르게 이유가 있을 법하거든요. 그래서 되도록 키보드를 고치기 보다는 제가 적응해서 장단점을 느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흑색축 키보드를 주로 써오다가 이 키보드는 약간의 스프링 교체만으로 적당하겠다 싶어서 처음으로 건드려 봤습니다.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