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키보드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펑션열을 사용하는 게임 때문인데.. 키 설정을 바꾸고 나니까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더라구요.

그런데 한번 사자고 마음먹으니 꼭 구매할 필요가 없어도 구매하게 되는 마법..

리뷰를 막 화려하게 꾸미는 것은 잘 못하는지라.. 양해 부탁드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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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든,이번에 제가 아콘 제품을 구매한 이유는..


레오폴드가 신공정 FC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키보드 마니아층 사이에서는, 10만원 대 고급 기성품 키보드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보통 십중팔구 레오폴드를 추천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레오폴드만큼 심플하고 완성도 높은 제품이 없었거든요.


레오폴드는 PBT 키캡을 끼워넣은 신 공정 FC시리즈를 출시하며 처음으로 기성품에 흡음재를 넣은 회사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레오폴드 사의 제품들은 통울림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적습니다.


PBT 키캡 장착으로 키감도 정갈하고요. 정갈함과 정숙함, 디자인 또한 마니아들에게는 맘에 쏙 드는 키보드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항상 키보드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꼭 레오폴드를 말했었고, 지금도 거의 레오폴드를 추천합니다.


2017년 중후반에는 놀라울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이중사출 PBT 키캡을 장착한 PD 시리즈도 내놨구요.


출시 당시 굉장히 클래식/심플한 느낌의 폰트로(GMK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그 폰트에서 크기만 조금 작은 느낌의)


또한번 많은 인기를 끌게 되고, 그에 힘입어 레오폴드는 인기있는 여러 색상의 ( 그레이블루, 그라파이트, 그라파이트 블루 등 )


PD 키캡을 장착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좋게 말하면 디자인 다양화, 나쁘게 말하면 색놀이죠.



그런데.. 2017년 후반부터 타 제조사가 쫒아오려는 조짐이 슬쩍슬쩍 보이게 됩니다.


MF나 비프렌드 등 타 제조사가 커스텀 키보드 계열에서나 나오던 풀 알루미늄 제품을 출시한다고 했습니다.


(이 당시에는 아마 출시 이후 그렇게 막 대단하다, 추천할 만 하다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콘 또한 RE:AL (풀 알루미늄)시리즈 출시와 RE:AL 시리즈의 무접점 모델을 곧 내놓는다는 소문이 돌았고요.

(사실 이건 한성에서 예전 공구식으로 한번 30대 정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인기 많았음..)


바밀로에서도 기존 저조했던 VA68M 시리즈를 재고처리하고 단종한 이후, 커스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저는 레오폴드 빠돌이였던지라...


아콘 = 저가형 제조사, 바밀로 = 나름 괜찮은데 레오폴드에 못 미침


이런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시되고 나니 그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콘 RE:AL EX 무접점이 출시됨과 동시에 금방 완판되고, 차기로 나온 RE:AL FX 제품은 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었습니다. 


옆동네 운영자이시자 커스텀 키보드 설계에도 꽤 유명하신 duck님이 설계하셨다는 소문이 있는데 확실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디자인도 이전 40-60을 호가하는 여타 커스텀 제품과 거의 똑같은 느낌에,


완성도도 준수하고, CX / DX처럼 축교체가 가능했던 점도 놀라웠습니다.


가격도 19만 9천원.. 아무리 기성품이라고 해도 처음 봤을 때 이런 제품에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었습니다.


이후 잠깐 논란이 되었던 일이 있어서 FX는 단종되긴 했지만.. 다시 나온다면 꼭 구매하고 싶습니다.


축교체에 잠깐 더 말씀을 드리자면.. 이전 타이탄 mark X 같은 제품들이 먼저 축교체를 지원했던 적이 있었는데,


축 교체를 하다가 기판이 망가지는 경우도 봤었고, 교체식 키보드의 그 물렁하고 헐렁한 키감도 맘에 안 들었습니다.


그래서 축 교체 제품은 별로 좋아하질 않았는데.. 설계 나름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리뷰 밑에서..


또 한편, 바밀로는 더키와 함께 펀키스라는 회사가 같이 수입하게 되는 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바밀로는 기존 기성 제품들 중 몇몇만 탑재했던 저소음 적축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바뀌었고,


그에 더불어 현재 유일할 정도로 녹축, 진회축, 은축, 저소음 흑축 등 희귀한 축들을 탑재한 키보드를 몇 개 내놓았습니다.


또 660m에 대항할 만한 새로운 제품 Miya Pro를 내놓게 됩니다.


기존 바밀로 68키 라인인 VA68M은 알루미늄 바디이긴 하지만 통울림이 많이 발생함과 동시에 완성도도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고,


무엇보다 가격이 20만원 후반대라서 전혀 메리트가 없는 제품이었습니다.


새로 출시한 Miya Pro는 레오폴드 FC660m보다 조금 더 비싼 13-14만원대인 동시에 PBT 승화 키캡을 장착하고,


산뜻한 핑크 하우징, 스페이스바 / esc 승화 데코로 나름 선방하여 3월 중반쯤 Miya Pro 리미티드 에디션도 발매했습니다.


이전의 바밀로는 레오폴드와 많이 비교되어 혹평을 받은 적이 좀 있었는데요.


바밀로 자체의 완성도도 더욱 높아져서 이제는 당당히 완성도 높은 제품 반열에 들게 되었습니다.


레오폴드와는 다른 스타일리쉬한 비키 타입의 하우징, 그럼에도 절대 싸구려틱하지 않고 고급진 마감,


레오폴드와 같이 흡음재 내장, PD와 차별화된 예쁜 승화 키캡, 거의 비슷한 가격..


개인적으로 이제는 거의 레오폴드와 동급이라고 봐도 좋은 것 같습니다.


깔끔한 느낌의 키보드를 원하는 분들의 선택지가 두개로 늘어난 느낌입니다.


또 타 제조사들에서는 아콘의 알루미늄 하우징으로 인해, 앱코에선 라이트 세이버 배열의 알루미늄 하우징과 앱무 V3을 출시한다는 얘기도 있는 등 허둥지둥 추격을 시작할 예정인가 봅니다.


어찌 되었든 요약해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레오폴드는 더이상 키캡 색놀이만 할 게 아니라 더욱 차별화되거나, 시장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생각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2018년 연초 사이는 레오폴드에게 하나의 경고같은 시기였습니다. 

더이상 마니아 고가 기성품 시장은 레오폴드의 독주 체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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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키보드 리뷰로 가볼까용..


이번에 구매한 제품은 아콘 CX 티타늄 제품입니다.

아콘이 현재 출시한 RE:AL 시리즈 중 가장 하위 라인업입니다.

구매할 메리트가 참 많은 제품이어서 여러 제품 중 이걸 집어들었습니다.


간단히 특징을 설명하고 가자면..


#1. CNC 가공된 풀 알루미늄 하우징

#2. 기본 축은 카일 스피드 / 박스 축 중 선택 가능

#3. 축교체 가능하여 다른 호환 축( 게이트론 / 오테뮤 등 )으로 교체 가능.

#4. 풀 RGB SMD LED

#5. LED 투과 불가능한 PBT 이중사출 키캡

#6. 비키 타입 하우징, 무게 1.71kg


정도입니다.


CX와 DX 제품은 동일한 제품이나, DX는 체리 축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체리 축 호환이 가능하지만,

CX는 카일 축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체리 축이 호환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점 때문에 저도 2만 5천원 더 주고 그냥 DX 살까 하다가.. 어차피 체리 축도 RGB만 호환이 되기 때문에 CX로 구매했습니다.


개인적으로 LED 있는 제품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사실 끌 수도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일단 그럼에도 더 구매하고 싶었던 이유는 키보드 자체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는 평이 중론이라 꼭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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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포장된 에어캡은 진짜 좋습니다. 찢지 말고 꺼내서 키보드를 거치한 이후에 상자는 다시 이 에어캡 안에 넣어 보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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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콘 고급 라인이라 그런지 상자도 나름 고급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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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보면 스티로폼으로 덮여 있고 그걸 빼내면 이렇습니다.


구성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키보드 본체, 탈착 가능한 패브릭 케이블, 키캡 리무버, 스위치 리무버, 청소용 솔, 여분의 부착용 범폰, 여분의 교체용 스위치 2개


가장 맘에 들었던 점은 교체 스위치 2개입니다. 명색이 축교체용 키보드인데 스위치 하나가 고장났는데 교체용 스위치를 사야 된다?

말도 안되죠. 교체용 스위치를 2개 넣어준 것은 참 맘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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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구성품입니다. 여러모로 합리적인 제품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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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전면입니다. 아무래도 키캡 폰트가 폰트다 보니 느낌이 별로네요. 알루미늄 하우징 자체는 괜찮습니다.


기본 키캡이 별로신 분들은 예쁜 키캡을 따로 구매하셔서 사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돈도 없고.. 기본 키캡도 PBT라 그냥 사용..


키보드 무게는 말씀드렸듯이 1.71kg입니다. 알루미늄 치고는 역시 비키라서 그런지 가벼운 편입니다만,


그래도 무겁네요.. 혹시나 잘못해서 들고 가다가 발에 떨어트리면.... 으악...


## 특이사항으로 여타 키보드와 다르게 숫자열과 펑션열이 딱 붙어있습니다. 타법에 따라 오타가 쉽게 날 수 있는 배열일 수 있으니,

구매에 꼭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caps lock 등 인디케이터가 필요한 부분이 별도의 인디케이터가 없어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꼭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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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면은 이렇다 할 것 없이 그냥 케이블 슬롯입니다. 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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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입니다. 경사각이 9도라고 하는데... 자경(자체 경사가 있는 키보드)인가?


싶어서 쫄았는데 살짝 높은 감은 있지만 일반 키보드 비슷한 느낌이네요.


예전에 자경 커스텀 키보드를 구매하고 방출한 이유가 경사가 너무 높아서 키보드 치기 불편했었습니다. ㅜㅜ키감은 좋았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민감하신 분들은 꼭 확인하고 구매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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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윗 사진의 범폰입니다. 아무래도 풀알루라 무게가 나가다 보니 이런 범폰인 것 같네요.



디자인 자체로는 비키라도 나름 이뻐서 괜찮은데, 많은 분들이 혹평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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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전면 나사 볼트입니다. 이게 펑션열마다 1개씩하고 곳곳이 안보이는 곳에도 숨어 있어서..


저도 굉장히 이 부분이 맘에 안 드네요. 설계상으로는 불가피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어떻게..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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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은 구매 페이지 설명으로는 레이저 각인이라 되있어서 저도 레이저인줄 알았는데 빼 보니까 이중사출입니다.


PD의 놀라운 퀄리티하고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별로입니다.. 그래도 이중사출 PBT니 그냥 그러려니..


또 신기하게 체리 높이의 키캡이더라구요. 나름 괜찮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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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은 전 박스 흑축을 구매했습니다. 이전 텍스 비틀이 클릭이라 소음이 많이 나는 것도 있고,


개인적으로 넌클릭은 너무 많이 사용해봐서 게흑(게이트론 흑축)이 땡기던 참이라 느낌이 비슷해보이는 박스 흑축을 구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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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교체니까 축을 바꾸고 싶거나 고장나거나 했다면, 스위치를 요렇게 동봉된 리무버로 빼낸 이후에 교체 축을 그냥 끼워넣으면 끝.


축 자체는 정방향으로 장착되어 있으니 방향을 확인한 이후 다리를 맞춰, 꾹 눌러서 꽃으면 됩니다.


잘못 꽃으면 다리가 휘어질 수 있으니 조심~


개인적으로 축교체식 키보드는 엄청난 장점이라고 생각되는데, 키보드를 하나 바꿀까~? 싶은 대신 원래 사용하던 품질의 키보드에


축만 바꿔 끼우면 청축도 되고 갈축도 되고 리니어도 되고... 여러모로 편리한 방식입니다.



에 대해 더 말해보자면 박스 흑축을 선택한 이유는,


이전 박스 청축? 백축?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는데, 박스 형태의 사각 슬라이더가 축이 흔들리는 느낌을 잡아주는 듯 한지,


단단하고 정갈한 키감이었습니다. 그래서 리니어로 사용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키압 높은 박스 흑축을 선택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축인데, 역시 윤활이 안 되 있어서 그런지 서걱임은 살짝 느껴지네요.




키감에 대해 표현을 하자면 딱 55-60g 정도의 키압에다가 반발력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고,


깔끔하게 내려가다가 살짝 반발력 있게 올라오는 정도네요. 그냥 살짝 도각이면서 쫀득합니다.


개인적으로 적축은 너무 키압이 낮아서 쑥 들어가는 느낌이라 이정도가 딱 적당한 듯 합니다.


또 하우징 자체의 영향인지 흡음재가 있는건지 축이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상당히 정숙한 편입니다.

기존 적/흑 리니어보다 10% 정도는 조용한 것 같아요. 



통울림도 레오폴드와 동급 정도로 없습니다. 일부러 통울림 들어보려고 세게 타건해야 아주 짧게 나는 정도입니다.


스테빌라이저 윤활된 것은 요즘은 기본이긴 하지만 역시 만족스럽네요. 제 Tex 비틀은 안 되어 있거든요. 이런 개..





타건 영상은 그래도 형식적으로 올리지만.. 솔직히 녹음 장비가 좋은 다른 영상을 찾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폰을 아이폰으로 바꿔서 그런지 타건음이 원래보다 훨씬 시끄럽게 찍혔습니다. ㅠㅠ

중후반부터는 좀 조용하게 해보려고 구름타법 비슷하게 해봤는데 이래도 원래보다 훨씬 시끄럽긴 마찬가지네요..

촬영 / 녹음 장비가 없어 영상이 조잡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개인적으로 요즘 체리 축 자체도 호환 축 제조사에 많이 따라잡혔고,


카일이나 게이트론 등등은 그만의 매력있는 키감의 축들을 많이 내놓고 있는 참입니다.


그게 제가 이번에 카일 박스 축이 탑재된 이 제품을 구매한 이유기도 하고요.


축 자체는 내구성 등등을 평가하여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므로 말을 아끼겠습니다만..


주관이 많이 섞인 평으로는 퀄리티 자체도 이제 거의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역시 알루미늄 하우징에 축교체도 되는 아콘 RE:AL 시리즈가 제일 괜찮은 것 같지만,


객관적으로는 아콘 RE:AL 시리즈  / 레오폴드 / 바밀로는 그냥 현 상황에서 동급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누가 고가 기성품 추천해달라고 하면 저는 cx / 바밀로 87,104 / 레폴 87,104 시리즈를 추천할 것 같네요.




총평하자면 


13만 9천원의 가격에 비키타입이긴 하지만 풀 알루미늄 키보드를 축교체식으로 구매 가능하고,


키보드 자체의 완성도도 높은 편, 구성품도 알찬 수준, PBT 이중사출 키캡 기본 장착 등등..


여러가지로 정말 가성비 좋은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레오폴드나 바밀로에 꿀리지 않을 정도로요.


한마디로 키캡 폰트, 품질이나 전면 볼트 빼고 흠잡을 데가 딱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10만원대 기성품 추천좀요~ 하면 당당히 이 제품을 추천할 만할 정도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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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워낙 두서없이 적은지라 읽기도 힘드실 것 같습니다. ㅠㅠ

LED 부분은 제가 그런 쪽으로 지식(?) 도 없고 잘 모르겠는지라 그냥 뺐습니다. LED 관련은 다른 쪽에서 찾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FN을 조합하는 멀티미디어 관련 기능은 중요하지 않아서 뺐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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