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 국산 키보드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인 세진 기계식 키보드에 채용되고 있는 후타바 스위치에 대해서는 별로 정보가 많이 없었습니다.

이에 한번 제가 후타바 스위치를 싸그리 까발려 봤습니다. :D
그것이 알고싶다!!! 후타바를 알려주마!!! (퍽)

...죄송합니다. 주제넘게 잘난척을 했네요. ㅎㅎ

각설하고 후타바 스위치의 분석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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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 스위치는 분해가 매우 어렵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그와 동시에 다른 스위치와 전혀 다른 소리와 감촉을 갖고 있죠. 때문에 어떤 분들은 이 스위치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반면, 어떤 분은 매우 좋아하는 스위치입니다.

사진에 찬조 출연한 8700의 승화인쇄 키캡입니다. 개인적으로 1080에 사용되는 이색사출 키캡보다는 1030까지 (1070까지였나?) 사용되었던 승화인쇄 키캡이 더 좋습니다.
감촉이 뽀사시하고 옐로잉이 되지 않으니깐요. ㅎㅎㅎㅎ :D

참고로 저는 당연히 후타바 스위치를 좋아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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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 스위치는 매우 단단하게 밀봉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유일하게 먼지가 들어갈만한 부분은 슬라이더와 하우징 사이의 틈새 뿐입니다. 덕분에 15년이 훨씬 넘은 후타바 스위치를 분해해도 내부에 별 다른 먼지가 없었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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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 스위치의 슬라이더 부분입니다. 보시다시피 알프스 스위치와는 달리 슬라이더 역시 단단하게 밀봉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슬라이더와 하우징 사이의 유격은 상당히 적어서 별로 흔들리지 않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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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 스위치의 뒷면입니다. 후타바 스위치에는 전극이 3개가 존재하는데, 그중 2개는 항상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위치를 누르게 되면 분리되어 있는 3번 전극이 1번, 2번 전극과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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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 스위치를 분해하기 위해서는 하우징 상판과 하판을 봉합하는 플라스틱 리벳 부분을 따야 합니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의 리벳을 칼로 잘라내면 하우징이 분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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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해하고 나면 나타나는 부품들입니다. 왼쪽부터 하우징 상판, 슬라이더, 스프링, 똑딱이 스프링, 그리고 하우징 하판 어셈블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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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징 상판에 슬라이더와 스프링, 그리고 똑딱이 스프링이 결합된 모습입니다. 후타바 스위치의 독특한 똑딱거리는 소리는 바로 저 똑딱이 스프링이 내는 소리입니다.

겨울철에 사용되는 그 액체 손난로를 기억하십니까? 안에 똑딱거리는 스프링이 들어 있지요. 바로 그 똑딱이 스프링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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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똑딱이 스프링입니다. 이렇게 보면 잘 모르지만, 스위치에 결합된 상태에서는 곡면의 형태를 띠고 있죠. 그리고 그 상태에서 슬라이더가 눌려지면....모양이 바뀌면서 똑딱이가 진동하면서 소리가 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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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 하우징에 있는 접점 어셈블리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하부 하우징의 접점 부분은 절연막으로 덮여있다는 점입니다. 즉, 똑딱이 스프링은 전기적인 작동에는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고 단순히 클릭감을 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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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 하우징의 절연막을 제거해 봤습니다. 박막의 동판과 하부의 접점 부분이 보입니다.
동판과 접점 사이는 절연체로 공간이 떨어져 있으며, 슬라이더가 눌려지면 똑딱이 스프링의 볼록 튀어나온 해머 부분이 절연막 너머에 있는 저 동판을 누르게 되고, 따라서 동판과 접점이 연결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러버돔 방식 키보드의 멤브레인 접점과 매우 흡사한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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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판을 제거하면 나오는 접점입니다. 둥글게 튀어나온 접촉부 부분은 금도금이 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분해및 설명은 이쯤 하고, 후타바 스위치의 작동 기작을 대충 엉성하게나마 그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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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 스위치의 독특한 점은 바로 저 똑딱이 스프링에 의한 클릭음입니다.
다른 기계식 키보드의 스위치는 판스프링이 슬라이더에 눌릴 때마다 판스프링이 하우징을 때려서 짤깍하는 소리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만, 후타바 스위치는 슬라이더가 눌려지면 똑딱이가 모양이 바뀌면서 똑딱하는 소리가 납니다. 똑딱이의 특성상 슬라이더가 눌려질때 똑! 소리가 나고, 슬라이더가 다시 올라갈 때 똑딱이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어서 그때 또다시 딱! 하는 소리가 나게 되죠.

한편 재미있는 점은 후타바 스위치는 기판에서 분리된 상태에서는 소리가 매우 작게 난다는 점입니다. 손에 들고 스위치를 눌러보면 아주 작게 딱 딱 하는 소리밖에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단한 판 등에 올려놓고 스위치를 눌러보면 아주 선명하게 똑! 딱! 하는 소리가 나게 되죠.

이것은 바로 저 똑딱이 때문입니다. 똑딱이의 크기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똑딱이가 모양이 바뀌면서 발생하는 진동음은 스위치의 하우징 전체를 울리게 되고, 이 진동은 기판에 의해 증폭되어 큰 소리의 똑딱거리는 클릭음을 발생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한편, 다르게 생각해 보면, 여기서 바로 후타바 스위치의 고질적인 문제인 키마다 소리가 미묘하게 다른 점이 설명됩니다. 먼저 똑딱이 스프링의 크기상 똑딱이 스프링의 미세한 편차에 의하여 스위치가 눌릴 때 발생하는 진동에 미묘한 변화가 생깁니다. 이 진동은 기판을 통해 증폭되고 따라서 미세한 진동의 차이 역시 증폭되어 클릭음이 키마다 제각기 달라지는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추론합니다.
게다가 기판과의 접합 상태에 따라서 클릭음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기판과 보다 단단하게 결합되었을 경우라면 소리가 커질 수 있겠죠.

아무튼, 후타바 스위치는 깊게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정말 매력적인 구조의 스위치입니다. 정교한 똑딱이나 접점부분의 모습을 보면 체리나 알프스 스위치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스위치임을 느낄 수 있지요.

아무튼...세진 기계식 키보드 만세인 겁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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