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드디어 주말에 TRAK101 분해를 해서 청소를 했습니다. 여러 회원님들의 지식을 바탕으로 분해를 하고, 윤활(처음 해봤습니다. 성질 버릴뻔 했습니다 ^^*)하고 조립해서 다시 태어난 TRAK101을 만져보았습니다.
이 글은 초기 분해부터 마지막 키보드의 느낌까지 세심하게 쓸려고 노력만(?) 했슴을 알려드립니다.

1. 처음 쓰레기통 옆에서 주웠을때의 모습
쓰레기통옆에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을 때 제가 얼릉 품으로 옮겼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냥 버릴려고 하는 것을 손댔더니 이상하게 생각하더군요. 내심 기계식이길 바랬으나 기계식은 아니었고 키트로닉 이라는 이름을 보고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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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분해
주말에 제가 키매니아에 가입하고 처음으로 키보드를 뜯어서 청소를 했습니다. 정말로 많은 시간이 요구되더군요. 기계식 키보드는 더 하겠죠?
일단 분해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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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가 상당히 무겁다고 생각했었는데 분해하고 보니 그럴만 하더군요. 철판위에 키를 배치했더군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서 제작된 느낌이 듭니다. 참고로 이 키보드 생산 연도가 95년도 인데 그 당시에 이렇게 잘 만들고 요즘에 와서는 대충만들다니... 참으로 슬픈 현실입니다.
기판과 철판을 분리해 보았습니다. 기판에는 각 키가 눌리는 곳에 동박(얇은 구리판)으로 처리했습니다. 키가 꽂혀 있는 철판을 뒤집어 보니 밑부분이 키스위치 밑부분이 스폰지+은박으로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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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판과 연결된 케이블은 커넥터로 깨끗하게 처리되어 있으며 철판을 접지해두었습니다. 또한 선에는 노이즈필터를 설치했습니다. 이거 굳이 노이즈 필터를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정성에 감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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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위치는 사각형태로 생겨서 철판에 브라켓을 설치하고 그 속에 삽입되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상당히 튼튼하게 스위치를 잡고 있습니다. 러버는 오랜세월로 인해서 약간 닳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탄성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키캡은 세월의 흔적을 느낄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습니다만 그래도 분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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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볼을 분리한 모습입니다. 중간에 연결된 부위가 깨져서 글루건으로 붙혔습니다. (접착제는 아예 붙지도 않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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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소
일단 청소는 모두 분해한 상태에서 회원님들의 글을 참고하여 페인트 솔을 동원해서 철판과 기판을 깨끗하게 먼지를 털었습니다. 기판의 동박에 손자국처럼 남은 것을 제거하려고 지우개로 지워봤지만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그냥 덮었습니다. 페인트 솔로 먼지만 털었습니다.
분리한 키캡과 러버 돔은 과감하게 Car PB를 약 50~100 대 1로 희석한 물에 푹~~ 담겨 두었습니다. 그리고 30분 정도 경과 후 치솔을 이용, 깨끗하게 청소하였습니다. 청소 후 수건위에 올려진 넘들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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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버 돔의 색깔이 다른 것이 하나 있는데 이것이 스페이스 바에 걸려 있던 러버 돔입니다. 상당히 특히 하더군요.
수건 위에서 약 1시간 정도 건조 시켰습니다.

4. 윤활
회원님들의 지식을 계속 사용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이오매니아에서 구입한 아이오에이드를 키스위치의 사면에 얇게 골고루 붓을 이용해서 발랐습니다. (무조건 많이 바른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지하게 시간이 오래걸리더군요. 100개가 넘는 키를 모두 윤활하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키캡은 윤활하지 않았습니다. 키캡의 잡는부분(그립)은 동작상에 윤활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여서 입니다. 만약 키캡의 그립을 윤활한다면 키보드를 두드릴때 나는 소리는 약간 줄일수 있으나 즐거운 소리를 죽이는 것 같아서 싫었습니다. 키캡이 마르는 동안 열심히 윤활했습니다. 윤활후 약 1시간 정도 말렸습니다.

5. 재결합
드뎌~~~ 힘들일을 모두 끝내고 결합을 시작하였습니다. 근데 이게 난관입니다. 키스위치가 철판에 붙어 있는 브라켓에 쉽게 들어가지 않는 겁니다. 이리 저리 흔들면서 끼워보고 별 쇼를 다해본 후에 끼우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브라켓의 한 모서리는 사각형으로 고정된 형태고 다른 한 모서리는 양쪽으로 홈을 파서 스프링처럼 밀어낼수 있는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그 부분에 키스위치를 삽입하고 밀듯이 하면서 사면을 맞춘 후 누르면 쏘~옥 하고 들어갑니다. 너무 힘을 주면 스펀지가 가라 앉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100여개의 키를 끼운 후, 철판과 기판을 조립하고 키보드를 조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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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놈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6. 키보드 터치감 및 사용기

드뎌 재 노트북(회사 노트북)에 연결하였습니다. AT 방식이라서 젠더를 사용하여 연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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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클래식한 분위기의 키보드입니다.
토요일날 작업을 끝나고 나서 눌러봤을때 정말 난감했습니다. 쑥쑥 빠지는 이 느낌. 그리고 키를 칠때 뒷부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쑥~ 들어가는데 정지하는 판만 있고 중간에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키캡의 조립상태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나는 겁니다. 어떤 것은 들어 갈때도 무겁고 반발력도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뜯어서 러버 돔을 약간 회전시키고 다시 결합하면 쑥~ 들어가는 느낌으로 바뀝니다. 반발력이 있는 것보다 맨땅을 치는 느낌이 더 좋아서 하나씩 눌러보면서 맞추었습니다. 아마 처음에 설계된 키보드는 이 느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키보드를 소유하고 계시는 고수님들은 어떤 느낌인지 한번 올려 주십시오. 처음 주웠을때와는 다른 키감을 보여 줍니다.

제가 현재 사용중인 선발은 체리 미니 4100인데 TRAK101은 체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줍니다. 체리 미니도 맨땅을 치는 느낌은 들지만 하부가 약해서 진동이 느껴집니다. TRAK101은 맨땅을 치는 느낌은 분명히 들지만 단 하부가 튼튼해서인지 진동이 전혀 없습니다. 체리는 사각 거리는 느낌이 너무 좋은데(이건 분명히 개인적인 취향) TRAK101은 굉장히 무미 건조합니다. 쑥 들어가는 키감과 탁탁거리는 소리. 키입력은 정말 정확합니다. 오타율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확히 입력됩니다.남들이 이거 기계식 키보드로 착각을 합니다. 어떤 분은 이 느낌이 굉장히 좋다고 하네요. 익숙해지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용될 것 같습니다.

일단 체리 미니를 잠시 서랍에 넣어 두고 이 놈을 길들여 볼까 생각중입니다. 맘에 들면 주력 기종인 체리를 청소하고 윤활한 후 다시 비교해 볼렵니다. 어떤 것이 제 손에 더 맞는 지 테스트를 거쳐야죠.

일단 허접한 청소및 사용기였습니다만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더 좋은 사용기로 만나뵙겠습니다. 즐거운 키보드 생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