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본지는 약 이틀 됐습니다. 이틀쓰고 사용기를 쓴다는건 진짜 어불성설이지만, 키감이라던가 소리등은 첫인상 정도로만 쓰고, 이 키보드가 슬로건을 건 '왼손용' 이라는데 촛점을 맞추겠습니다.


  예전부터 '왼손용 기계식'이라는데 관심이 있어서, 조금 기대해봤던 제품입니다.그리 큰 효용성을 바라진 않았지만, 왼손잡이로서 오른손획일화에 대한 반감일까요... 무척이나 사용하고 싶었던 제품입니다;


  일단 전에 쓰던 유니콤프104를 팔아버리고 (협박에 의해 거의 공짜로 주듯이 줘버린...) 사천만의 국민키보드를 사용하다가 얼마전에 도착했습니다. 첫 키감은 약간 가벼운듯 그럭저럭 눌리는 맛이 있었고 소리도 약간 조용한게 괜찮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후타바가 이런거구나.. 라고 느끼기엔 멀었다고 생각되지만,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인트인 '왼손용' 이라는데 대하여...

  자게란에 제가 올린글에 대한 덧글에도 보이듯이, 오히려 오른손잡이에게 편할것 같다라고들 하던데, 이건 뭐 오른손 왼손에 관계없이 누구나 다 괜찮을 것 같다는게 제 생각이군요. 전화기에선 숫자가 위 왼쪽에서 부터 1 2 3 순으로 시작하지만, 계산기는 아래에서 1 2 3 순으로 시작합니다. 이건 누구나 사용하면서 뭔가 어색하다거나 불편한점이 없었듯, 늘 그래왔기 때문에 별로 불편하다거나 더 유용하다거나 하는걸 못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결과적으로 넘버패드가 왼쪽에 있다고 해서 '왼손용'이라기 보단, 그저 왼쪽에 가 있으니까 초래되는 '어색함'에 더 가까울듯 합니다. 왼손잡이라고 해도, 키보드는 늘 그 모양 그대로 있는걸 썼기때문에 '익숙함'으로 자리잡았을테고, 왼손용 키보드는 그저 '어색함'으로 다가오게 되는거죠. (심지어 골수 왼손잡이라고 할 지라도...) 약간의 어색함을 제외하면 쓰는데 큰 불편은 없을것 같더군요.

  근데 조금더 신경썼더라면 진정한 '왼손용'이 됐을 법 했을텐데 말이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착각하는게 왼손잡이용이면 그저 오른손잡이용을 반대로만 가져다 놓으면 된다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왼쪽에서 부터 시작하면 오른손은 엄지 검지 중지 약시 새끼 순으로 가지만, 왼손은 왼쪽에서 부터 시작하면 새끼 약지 중지 검지 엄지순으로 가게 됩니다. 즉, 넘버패드를 왼쪽으로 넘겨갔을때, '리버스' 시켜야 한다는 점... (딱히 숫자도 3 2 1순으로 된다기 보단 연산자들만이라도 그런식으로 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이건 자동차 기어박스에서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국내와 같이 운전석이 왼쪽에 있는경우 1단을 넣기 위해선 안으로 당겨 밀어야 합니다. 일본과 같이 오른쪽에 운전석이 있는 경우 왼손으로 기어를 넣기때문에 바깥으로 벌려서 밀어야 겠죠)
  뭐 자동차의 경우는 기어박스까지 리버스 시키면 생산 공정이 더 까다로워져서 원가절감 차원에서 그렇게 됐겠지만;


  뭐 전체적으론 왼손 사용자들을 위한 키보드란건 진짜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언제나 그랬듯 사회에선 '소수를 위한 제품'은 무시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돈도안되고, 호응도 그리 크지않고 미미하기 때문에. 당장 식당에서 밥먹을때도 보세요; 왼손으로 숟가락질 하는 사람들 얼마나 눈총을 받습니까--;;;




  여담이지만, del키를 자주 누르는 저는 '오른손에서' '안쪽'을 눌렀다는 인식때문에 그런지 page down키를 자주 누르게 되더라구요; 사람 뇌구조에 대해서 알고있는건 아니지만, 머리에서 인식할때 '왼쪽' '오른쪽'으로 인식하는게 아니라, '몸쪽' '바깥쪽'으로 인식되는게 아닐까요...




  쓰고나서 보니 키보드 사용기가 아니라 왼손잡이의 푸념같은 글이 되어버렸네요.  두서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