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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 일가 와의 인연

 

  필자의 고향집에는 작고 오래된 피아노가 있다. 그 피아노 의자를 열면 작은 수납공간이 나오는데 무심코 열어본 그 속에서 옛날에 쓰던 키보드와 마주 하였다.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언제썼고 언제 봉인시켜 놨는지 기억을 할 수 없었다. 뒷면의 라벨을 살펴 보니 92년에 세진전자가 삼보컴퓨터에 납품한 키보드 였다 키보드 명은 KB-103MR. 후타바류의 이름치고는 상당히 낯선 이름이었다. 필자는 멤브레인식과 기계식을 가격적으로 편견을 가지고 쓰지는 않지만 후타바류 중에서 올드 기계식류를 써볼 기회가 없었던 이유에서 인지 내심 기계식일까? 라는 기대를 하였다. 그리고 나와 후타바류와의 인연은 보통이 아닌것 같은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삼보일배 하는 심정으로



 그동안의 묵은때와 속사정이 궁금했던 필자는 집으로 복귀후 삼보일배 하는 심정으로 키캡을 다 벗겨내고 하나하나 정성스레 닦아 주었다. 아쉽게도 기계식은 아니었지만 세진전자 특유의 멤브레인 구조를 볼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키보드매니아 분들 중에는 멤브레인을 싼 키보드 혹은 하급,하등한 키보드 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겠지만 간혹 요즘 나오는 저렴한 멤브레인류의 키보드를 '멤브레인 키보드' 라고 정의내리고 거기에 덧붙여 저렴한 키보드 라고 인식하는 입문자들에게 이 사진을 비롯하여 앞으로 나올 엄청난 사진들과 영상들을 주목하라고 전하고 싶다. 자.. 준비되었는가? 이제 멤브레인의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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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류의 멤브레인방식



  후타바류의 멤브레인방식의 특징은 저 사진에서 보는것과 같이 옹골찬 슬라이더 라고 할 수 있다. 흡사 기계식 키보드에 들어가는 스위치와 비슷하다. 이 옹골찬 녀석들이 선사하는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눌렀다가 때기 직전의 손끝에 전해지는 키압과 키캡과 어울려 들려주는 타건음은 기계식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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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



 필자가 키캡을 분리했을때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은 저 하얀색과 검정색의 조화였다. 바로 이색사출키캡 이었다. 현제 많은 멤브레인방식의 키보드는 눌렀을때 손끝에 전해지는 공허함과 무엇인가 빈듯한 타건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녀석에게서는 그런 느낌은 전혀 느낄 수 없다. 그 이유가 바로 앞에서 언급한 슬라이더와 바로 이 키캡이다. 키캡을 조금더 들여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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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SKR-1082 모델의 키캡이고 오른쪽이 바로 KB-103MR 의 키캡이다. 일단 가로세로 크기는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서 크기 말고주목 해볼 점은 바로 인쇄 문자의 굵기이다. 103에 인쇄된 문자는 두껍다 못해 뚱뚱해 보이기 까지 하는데 어찌 보면 조금 코믹 하기 까지 하지만 전체적인 조화로움을 보면 '클래식 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키캡을 다른각도에서 더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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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높이도 얼추 비슷하다. 왼쪽이 1082 오른쪽이 10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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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을 뒤집어 안쪽을 비교해 보았다. 왼쪽이 1082 오른쪽이 103 이다. 얼추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안쪽 검은색 부분이 103이 더 두껍다. 그리고 안쪽 검정색 부분의 벽면을 보면 1082는 주름잡힌 모양이고 103은 속이 꽉찬 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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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바류의 신세계



 앞서 보았듯이 두꺼운 키캡과 특이한 구조의 이 후타바류의 멤브레인 키보드는 타건시 마치 기계식 키보드를 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키압, 구분감, 타건음, 어느하나 빠지지 않고 손끝과 귀를 자극 시킨다. 필자는 이것을 감히 신세계 라고 말하고 기계식에 빠져있는 입문자들에게 이런 멤브레인도 있다고 감히 소개 하고 싶다. 분명 당신은 신세계를 볼 것이고 기계식과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타건음 : 타바타바타바타바타바타바타바(응?) or 경운기 시동거는 소리 (?)


허접한 리뷰를 끝까지 봐준 회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올리면서

 

타건음을 포함한 타이핑 영상을 끝으로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볼륨을 적당히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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