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오늘 소개할 키보드는 G81-3000으로 MY 스위치를 사용하는 체리사의 키보드이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재료용으로 또는 초보 시절 잘몰랐던 시절에는 쿨매의 행운이 아닐까하는 심정으로 한번씩은 구매했을 것으로 생각이든다.


서론
필자는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 하나 있다. "기계식을 좋아하는가? 키보드를 좋아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늘 그렇듯 이 질문 자체가 말이 안되는 질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은 내 스스로에게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카메라를 취미로 하는 분들이라면 이런 말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쁜 렌즈는 없다."라는 말, 이 속에는 많은 것이 내포되어있고, 그 내포된 내용은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파생의 결과로 각인이 될 것이다.  오늘 소개할 G81-3000이라는 키보드는 바로 그런 키보드이다. 헝그리 렌즈를 위해서 나온 말인지 순수한 사진만을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쁜 렌즈는 없다"라는 말과 어쩌면 잘 어울리는 키보드가 아닐까 생각을 하게 한다. 정답은 각자의 생각의 파형속에 나름의 답을 가지게 하는 그런 느낌이기 때문에...


외형


G81-3000의 외형은 체리 스탠다드 키보드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넓은 헤드 부분과 옥수수의 중간 라인의 촘촘함을 가진 키캡의 배열을 가지고 있다. 사실 가장 특징이 없는 모습이면서 가장 실증이 나지 않는 모습이기도 한 말그대로 "스탠다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스 탠다드라는 것은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생각을 통일 시키기에 아주 좋은 느낌이다. 스탠다드를 설명하라고 하면 참 설명하기 힘들지만 머리는 이미 알고 있는 그런 정의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중국집의 짜장면(자장면)같은 것, 막상 시키면 후회하고, 안시키면 먹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디자인을 가진 스탠다드한 모습이다.

필자도 고민이 많았다.이 보드의 외형에 대해서  더 이상 어떤 설명을 할 수 있을까? 필자가 과거 G80-3194의 리뷰를 쓸 때는 외형에 대해서 "클래식", "정석"이란  말로 비교했던 것이 기억이 남는다. 같은 디자인이니까 이 보드 또한 클래식하고 정석의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회색빛이 감도는 하우징과 키캡의 색으로 인해서 필자가 느끼기에는 클래식한 느낌보다는 스탠다드한 느낌이 더욱 강하게 자리 잡게 된다.




키감과 키캡

MY 스위치라는 것은 반기계식이라는 말을 듣는 스위치이면서 동시에 바바리안용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키압이 강한 스위치이기도 하다. 필자가 전에 리뷰를 했던 G81-1800(MY-1800)의 키보드 리뷰에서도 말을 했지만 "정말 인간이 사용하기 힘든 키보드일까?" 아마도 이 내용은 조금 사용자들로부터 공통된 의견인 강한 키압이 어느 정도의 와전을 통해서 아예 사용도 해보지 않고 선입견으로 인해 사용 조차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필자는 회사에서 G81-1800을 사용하기 때문에 MY 스위치에 대한 거부감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렇다고 너무 좋다라고 표현하긴 힘들지만 쫀득한 맛을 생각한다면 나름의 만족도가 높는 스위치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 지만 아무리 좋게 생각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에게 이 같은 감정을 요구하긴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높은 키압을 좋게 보면 TG3 순정 흑축보다도 높은 정도지만 구분감 없는 키감은 일부 사용자에 따라서는 견디기 힘든 키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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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명히 같은 키보드인데 이런 느낌을 1800에서는 받지 못했는데 유독 3000에서는 필자도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바로 자연 윤활로 단련된 1800과 닙급의 3000의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MY스위치의 경우 슬라이더가 스위치의 내부와 마찰력이 강해서 (어떻게 보면 뻑뻑해서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워낙에 없는 구분감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사진에서 보면 슬라이더 4군데와 스위치 내부가 맞닿은 부분)


아 무나에게 허락하지 않는 모습이 영락없는 크레오파트라의 모습이다. 도도하지만 침범하기 힘든 또는 범접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이번 리뷰의 제목은 서양 속담중에 하나인  "크레오파트라의 코가 한치만 낮았어도 세계의 역사는 변했을 것이다." 라는 것에서 착안해서 만약에 MY 스위치가 지금보다 한치(길이로 표현할 수 없지만 느낌상 길이의 단위를 사용했다)만 낮았어도 키보딩의 세계는 많이 변했을 것이다.


리니어를 주력으로 사용해본 유저라면 어느 순간 자연 윤활이 되어버린 자신의 흑축의 부드러움에 다소 놀라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도도하던  보드가 내 양손에 순종적으로 적응해버린 것을 느낀 유저라면 한 번쯤 생각했을 법한 것 한..."더 강한 반발력이 필요해..."의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어느 정도 자연 윤활이 되어버린 MY 스위치는 나의 손가락에게 적당히 순종하면서 적당히 튕기기도 한다. 야생마지만 방어적이지 않고 마치 일정 부분에 대해서 서로에게 공유만을 허락하는 느낌을 가지게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현실의 MY 스위치의 느낌은 마치 키보드가 유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현 재 이 리뷰를 썼던 키보드는 필자의 지인이 그토록 갖고 싶었던 키보드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일반 키보딩을 하는 유저들은 이 키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소유이며 분해를 위한 부품이지만 이 키보드가 선택한 유저는 자신의 주인(?)임을 아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 것은 마치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를 갖기 위해서 로마를 버렸던 것 처럼 모든 키보드를 버리게 만드는 매력을 가졌지만 누구나에게 허락되지 않는(어쩌면 바바리언에게만 허락된...) 그런 키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감 성의 코드를 버리고 현실로 돌아와서 이야기하지면 분명 강한 키압과 구분감 없는 키감은 키감에 매력을 느껴서 키보딩을 하는 유저들에게과는 어울리지 않는 키보드이다. 같은 스위치이지만 1800을 잘 쓰고 있는데 3000은 힘든 것처럼 오랜 시간 자연 윤활을 통한다면 자신만의 좋은 키감을 제공할 수 있는 어쩌면 흑축보다 쫄릿한 맛을 가진 키감의 키보드가 될 것이다. 대중성을 위해서는 한치 정도만 키압과 키스트록이 낮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G81-3000 의 키캡은 PBT 재질의 레이져 각인 키캡이다. 보급형 체리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키캡인데, 필자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다. 3000 계열인데 회색의 느낌이 강한 이 녀석은 분명 베이지 계열과 달라보이지 않지만 키캡의 감촉이 분명히 달랐다. 좀 더 까끌한 맛이 강했으며 부드러움보다는 제일 고은 샌드페이퍼(일명 빼빠)의 느낌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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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의 사진은 같은 PBT 얇은 레이져 각인과 회색 PBT 얇은 레이져 각인의 모습이다. 시각적으로 오른쪽의 3000의 키캡이 더 까글해 보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손가락이 느끼는 감촉은 완연하게 달랐다. 이 감촉은 손으로 대충 눌러보면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보는 동안 키압에 대한 리뷰 생각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될 무렵 갑자기 느껴진 감촉이였다.  아무래도 Nib 급이라서 그런가 생각했지만 왼쪽의 베이지 키캡도 Nib 급이였다. 분명히 같은 재질이만 어떤 공적에 의해서 키캡의 감촉이 달라진게 아닐까 추론을 해본다. 같은 키보드라도 화이트 계열과 블랙 계열의 재료가 다른 경우가 많듯이 이 키캡 또한 회색톤으로 제작이 되면서 필자가 모르는 어떤 이유로 좀 단단하게 제작 되지 않았나 싶다.


필 자가 과거의 리뷰에서도 키캡의 두께와 재질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을 자주 하곤 했는데 이 키캡이 가장 잘어울리는 스위치는 클릭이 아닌 리니어 계열이 아닐까 한다. 딱딱함과 쫀득함 그리고 그 사이에서 느껴지는 까끌한 감촉은 왠지 모르게 궁합이 잘 맞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G81-3000에는 두꺼운 이색사출 키캡이 잘 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체리 두꺼운 이색사출은 매운 부드러운 키캡이기 때문에 어쩌면 교환해서 사용한다면 조금은 부드럽게 변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 지만 이번 리뷰는 G81-3000의 리뷰이며 워낙에 재료용으로 많이 구매되는 보드를 재료용으로 사용하면 좋다라고 말하는 것과 예시까지 들어가면서 "우리 키보드가 이렇게 변했어요..."라고 까지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미안한 감정이 앞서서 "가설"만 세워보고 다시 원래의 이야기인 키캡의 이야기로 돌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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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렇게 빼어난 키보드가 결정적인 단점은 키압이 아니라 재료용으로 구매한 분들에게도 마지막 자존심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있는데 그 것은 호환성에 대한 부분이다. 위의 키캡은 ALT키의 밑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스테빌라이져와 키캡의 형태를 촬영한 사진이다. 왜 호환이 안되지는 설명하지 않겠다. 그냥 안된다는 것만 이야기하자 안되는 것에 대해서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정보를 굿이 "왜?"라는 의미까지 부여 설명해버리면 G81-3000에게 미안하지 않겠는가?


요 즘 출시 된 기계식 G80-3194 계열에 비해서 G81-3000의 하우징 체결력은 무척이나 단단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거의 IBM MODEL M의 보강판과 시트지가 체결된 것처럼(물론 이 보드는 체결이 아니라 아예 일체형에 가깝지만...) 단단한 체렬력을 가지고 있다. 왜 단단한 키감에 하우징마저 단단히 고정이 되었을까도 참으로 이럴 땐 아쉽기도 하다.


총론

오 늘 소개한 G81-3000은 필자가 이 보드를 구매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 이제서야 리뷰를 올리게 되었다. 바바리언을 위한 키보드라는 오명(?)을 가진 키보드지만 이 보드가 스스로 선택한 주인이 나오기까지 이 보드는 여전히 높은 콧대를 치켜 세우고 누구의 접근도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 의 지인처럼 이 보드가 선택한 주인이 나오지 않고서는 쉽게 주력 기종으로 힘들겠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개성이 강한 보드이면서 키압이 한치만 낮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은 보드이다. 하지만 자연 윤활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고 까끌하면서 단단한 키캡도 이 보드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키 보드를 생각하면서 처음에 거론한 필자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을 생각해보면서 이번 리뷰를 여기서 마감하려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을 해본다. 키보드를 만들면서 고민했던 디자이너의 고민의 깊이 만큼 키보드를 좋아하는 유저층의 깊이가 나타는 것 같다.


http://pibo.me/uS3ftZn <= G81-3000 사진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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