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점 (100점 만점) | 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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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할 키보드는 KB-9965라는 명기 멤브레인 키보드이다. 종류에 따라서는 컴팩 화이트 계열과 일반 블랙, 제조국에 따라서는 중국와 태국에서 제조된 것으로 구분이 되는 키보드이다.
외형
101키 키보드의 전형적인 클래식한 스타일에 블랙 칼라를 적용한 모습이다. KB-9965의 외형은 기존의 기계식의 스텝스켤쳐 1 또는 2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이 키보드를 정 자세에서 타건시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이 키보드는 스텝스켤쳐가 아닌 스텝2가 적용된 키보드기 때문이다. 즉, 아래 라인으로 갈 꺽임이 없이 기울기만 존재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손가락을 걸어서 타이핑을 하는 사용자에게는 순간 순간 손가락에 걸리지 않아서 당혹스러울 수 있다.
여기서 참고적으로 스텝과 스텝스켤쳐에 대해서 예제를 통해서 그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 스텝 1 : 현재는 이 스타일로 키보드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예제의 키보드는 없다.
- 스텝 2 : KB-9965를 비롯 현재 중,저가형으로 나오는 멤브레인 키보드들이 차용한 방식이다. 키캡의 각도는 동일하고 사선의 기울기만 가진 구조이다.
- 스텝스켤쳐 1 : IBM Model M이 대표적이며 필자가 리뷰를 적은 적 있던 DIGTAL PC7XL-B도 마찮가지로 스텝스켤쳐1의 구조이다. 키캡의 높이와 각도는 동일하고 보강판이나 기판 자체가 휘어진 상태로 구현된 키보드이다.
- 스텝스켤쳐 2 :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DT35,세진 키보드 등등의 어느 정도 정성이 들어간 키보드들에 적용되어있다. 보강판이나 기판은 평평하지만 키캡의 높이와 각도를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키캡 장인이 한땀 한땀 다르게 표현을 했고, 키캡으로만 기울기를 표현하기 때문에 스텝스컬쳐 1보다는 기울기가 완만한 편이다.
위에서 보는 사진은 KB-9965이 스텝2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기울기에 맞춰서 키캡들도 별다른 특색없이 배치 되어있다.
만약에 스텝스켤쳐2 키캡이 적용된 키보드에 스텝스켤쳐가 적용되지 않은 키캡을 장착하게 되면 그 것이 바로 스텝2가 되는 것이다.
외형상의 또 하나의 특징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자엔터 스타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멤브레인 키보드에서 일자형 엔터를 접하기는 조금은 힘든 일이니까 특징으로 잡아본다.
일자형 엔터가 편한 것이 아니라 일자형 엔터가 되면서 BackSpace가 길어져서 편한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리뷰를 쓰다보면 엔터키 입장에서 보면 일장형 엔터보다는 L자형 엔터가 편하다. 대충 근처를 치면 엔터가 걸리기 때문인데, 이 역시 단점은 BackSpace가 짧은 것이 단점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일자 엔터를 좋아 한다는 거을 따진다면 충분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좋은 특징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이 보드는 보강판이 들어가 있어서 무게만큼은 왠간한 기계식 만큼이나 묵직하며 그로인해서 이 보드의 진정한 특징이자 명기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 부분은 키캡과 키감에 관한 부분이라서 아래 섹션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한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외형상의 마지막 특징은 바로 양옆이 깍아지듯이 꺽인 각도라고 볼 수 있다. 필자의 경우는 네모난 키보드를 선호하는 탓에 이 디자인적인 부분에 대해서 "좋다"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분명히 이 시대의 다른 키보드와는 조금은 신경쓴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키캡과 키감
사실 외형상의 특징보다는 키캡과 키감에 많은 장점을 가진 명기라서 이 섹션이 진정한 KB-9965의 리뷰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맨 첫음의 인트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보드의 키캡은 PBT 키캡(어쩌면 그 키캡일 수 있음)처럼 뽀송 뽀송하면서 손가락에 키캡에 대한 구분감을 주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실제로 타건을 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오래 사용한 이색사출의 부드러움과 미끄러우면서도 찰지는 감촉을 가진 키캡이다. 뭔가 매력인 느낌을 가진 키캡이 아닐 수 없다. 키캡에서도 여러개의 장점만 모아 놓은 느낌이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타이핑이 시작되었을때 필자는 이 키보드를 처음 타건했을 때 정말로 많은 생각이 머리 속에서 뒤죽박죽 뒤섞이기 시작했다. 가끔 키감을 설명을 할 때 유저들이 사용했봤을 것 같은 키보드를 비유해서 설명을 하고는 하는데, 이 보드에 녹아있는 키보드들이 너무 많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 버린 것이다.
설명이 불가능할 것 같은 키감에 대해서 필자는 3일동안 사용해보고 나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아주 천천히 느껴지는 키감의 특징들을 시간적인 순서에 따라서 나열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하는 이야기는 이 보드의 키감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한다고 생각하고 필자의 설명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처음 키캡에 손가락이 닿았을 땐 구분감이 확실한 까끌함과 부드러움이 전해진다. 그리고 하나의 키를 클릭하면 키가 바닥에 닿으면서 리버돔을 누를 때 정확한 느낌이 손가락에 전달이 된다. "또깍"거리는 느낌, 분명히 소리없이 내려갔는데 구분감이 확실했다.
그리고 그 구분감은 체리 청축의 구분감과 유사했다. 그 느낌은 청축보다는 무겁지만 분명히 이 것은 구분감 그 이상의 느낌이였다.
"또깍"이라고 소리는 나지 않지만 분명히 키를 클릭했다는 것을 알려줬다. 청축의 구분감과 리얼포스 저소음 모델 정도의 키음이 전달되었다.
키가 바닥까지 갔을 땐 보강판의 무게가 느껴지면서 그렇게 강하지 않지만 적당한 반발력을 느껴면서 손가락을 튕겨내는 것은 정확히 해피해킹 라이트의 반발력을 느끼게 했다. 마치 음악을 들으면서 코딩을 할 때 키보드의 음이 들리지 않아도 손가락의 구분감으로 키의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이 보드의 키감은 그런 느낌이 정말로 강했다. 침묵속에서 청력이 아닌 손가락의 감각으로만 머리로 소리를 들려주웠다. "또깍"이라는 소리를 그러면서 키감의 쫄깃함은 해피 해킹 라이트의 느낌을 전달해주고 있었다.
순간 필자는 정말로 신기했다. 무겁다, 가볍다로 설명하기 힘든 키감... 그리고 왜 명기라고 불리는 이유를... 첫 외관으로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포스를 가졌지만 이 보드는 겉과 속이 다른 그런 진국의 키보드였다. 스텝2의 기울기가 불편할지라도 그런 것은 이 키감을 맛본다면 절대 단점이 될 수 없는 키감을 가지고 있다.
이 보드보다 더 좋다는 타일랜드산의 차이가 무엇일지 궁금하게 한다. 그리고 컴팩에서 나온 화이트 KB-9965도 뭐 다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정도의 멤브레인이 있다는 것. 가격대비 좋다의 개념이 아니다.
이 보드는 멤브레인 중에서는 거의 상위 2%안에 들어간다 해도 절대 이상하지 않을 키보드였다. 아니 최소 모든 키보드 상위 5%에는 들어갈 수 있는 키보드라고 생각한다. (물론 거기에는 가격에 대한 매리트도 있다.)
이쯤에서 필자도 주관성을 버리고 객관성을 찾는다면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속담에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아도 고가의 키보드보다 좋을 수는 없다. 아무리 꽁치가 맛있다고 해도 자연산 돗돔보다 뛰어난 맛을 낼 순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좋아도 15만원 이상 호가하는 고급 키보드 보다 좋을 순 없다.
그러나 최소한 이 보드를 사용한 유저가 고가의 키보드를 사용했을 때 이런 생각을 하게 할 것이다. "정말 이게 이 정도의 가격을 받는 이유가 뭘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된다.
아무리 꽁치가 맛있어도 돗돔의 맛을 능가하지 못하지만 그로 인해서 돗돔의 맛을 의심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보드가 바로 KB-9965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더욱 더 필자를 놀라게 하는 것은 멤브레인 키보드 중에서 이 보드를 능가하는 전설의 보드가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필사적으로 구하고 있는 RT235라는 제품이다. 어떤 멤브레인 키보드이기에 이렇게 대단한 KB-9965를 작게 만드는 것일지 말도 못하게 궁금하게 만든다.
총평
다소 불편한 스텝2를 가지고 있지만 보강판이 들어가있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구분감을 가진 멤브레인 키보드 KB-9965에 대해서 알아봤다. 중간에도 표현했듯이 고가의 다른 키보드보다 뛰어난 부분은 없다. 그러나 가격대비가 아닌 키보드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키보드이다.
타이핑 소리가 큰 것을 좋아하거나 타격감을 좋아하는 유저라는 이 보드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리얼포스 저소음 버젼 정도의 타이핑 소리가 좋고 확실한 구분감을 원하는 유저라면 충분히 권해드리고 싶은 키보드이다.
오늘 이 리뷰가 끝이 나면 이 보드는 필자의 지인에게 선물로 배달이 될 것이다. 처음으로 키보드를 선물하면 "조금 아깝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보드이다. 마지막으로 타건 동영상을 보면서 이 번 리뷰를 마치도록 한다.
Developer, PhotoGrapher and Fortune-teller
리뷰 잘 봤습니다..아마 HP KB-2880의 영문판이 아닐까하네요.
제가 가는 PC방에 KB-2880이 있는데 멤브 중 정말 괜찮은 키감이었습니다...신품으로 구하고 싶은데 구할 곳이 없는게 문제네요. ^^
일자엔터도 마음에 들구...하나쯤은 구매하고 싶네요.
타일렌드산 인피니티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멤브죠. 한때는 이 키보드 사재기하는 유행이 있기도 했었던것 같은데...ㅋㅋㅋ
하지만 컨트롤러와 PS/2 케이블 재활용으로 다 분해되어 버렸군요~
멤브레인이라지만 사진상으로 보이는 재질의 질감이 참 좋아보이네요. 동영상 보고는 놀랐습니다. 도서관에서도 사용해도 될만큼 정숙하지 않나 싶네요.^^
청비서신님 리뷰는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오타가 하나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아무리 좋아도 15만원 이상 호가하는 고급 키보드 보다 좋을 순 없다. 그러나 최송한 이 보드를 사용한 유저가 고가의 키보드를 사용했을 때 이런 생각을 하게 할 것이다."
마지막부분입니다~ 그래도 이런 오타로 청비서신님의 리뷰의 질이 낮아지진 않겠지요^^;;
항상 좋은리뷰 써주셔서 저같은 초보유저들이 참 많은 도움이 되는거같습니다~ㅎㅎ
리뷰 잘 보았습니다. 9965 좋은 키보드죠.
저는 예전에(멤브레인 키보드에 전혀 관심도 없을 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들고와서 막 쓰는 용도로 굴리다가
점점 가치를 인정하여 이젠 그래도 좀 중요한 곳(?)에 붙여 주는 편입니다.
프로야구 팀에서 어떤 선수를 청소년대표 4 번 타자 출신인 것을 모르고 연습생으로 데려와 합류시킨 경우랄까요^^;.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스텝 스컬쳐가 아닌 것이 단점은 아닙니다만, 아쉽기는 하더라고요^^;.
저는 중국산과 태국산을 각각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이것들이 특성이 확실히 다릅니다.
테스트만 해 본 것이긴 하지만 태국산은 중국산에 비해 훨씬 부드럽습니다. 중국산은 그에 비해 반발력이 크고 피드백이 확실하고요.
어느 쪽이 좋다기보다 특성이 다르다고 해야 할 듯 하고,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듯 합니다.
멤브레인 중에서는 넷피니티 정도와 비교가 될 듯 한데, 키감 하나만 놓고 보면 9965 는 넷피니티보다 훨씬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청비서신님 리뷰를 볼때마다 멤브레인을 좋아하는 유저 입장에서 정말 좋은 보드를 소개시켜주시는거 같아서 감사합니다~ㅎ
이녀석도 언젠가 구해봐야 할 키보드네요 ㅎㅎ
근데 청비서신님 리뷰에 나오는 명기 멤브들은 구하기가 힘든것 같아요 ㅜ,.ㅠ
항상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ㅎ
#### 예전에 사용하던 키보드네요...^^'
사용할때는 좋았는데 청소 안하고 오래쓰니 키감이 변해서...
지금은 다른사람 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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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비서신님의 리뷰를 보면서 멤브레인 키보드도 관심이 많이 생기고 있네요.
이 키보드도 한번 가져보고 싶습니다. 키감이 얼마나 좋으면 그런 느낌을 받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키캡이 정말 고급스러워 보여서 왠지 탐나네요. 어떤 재질인지도 궁금하네요.
저는 치코니 기계식키보드가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하던데요... 구하시게 된다면 리뷰하나 부탁드립니다.
이래서.. 제가 멤브를 모았던 이유입니다 ^^ ㅎㅎㅎ 9965 키감 정말 좋지요. 타일랜드, 중국산 2종류가 있으니 참고하셔요
청비서신님 리뷰 참으로 잘 보았습니다.
저보다 청비서신님이 가지고 계시니 더욱 빛이나는것 같습니다.
저도 몇년전 처음 RT235를 찾는 것이 9965를 찾게 되었지요 갈수록 기계식에 맛이들어가니 태국제품 보다는 중국제품이
제 손가락에 더욱 맞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빨간색 컴팩마크가 그렇게 좋았었는데 위제품은 무로고의 블랙에 깔끔함을
더해 주었지요.
지금 리얼이로 타이핑을 하고는 있지만 키감의 정숙면이나 장기간 타이핑시에는 아무래도 9965.. 거기에 중국제품이
더욱 좋았다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메카닉적인 타이핑감은 없지만 어디까지나 러버돔 멤브 키보드 이기에 그리고 기계식이 대중화 되어가는 오늘날
분명한것은 9965란 그냥 지나치기에 아쉬운 감질맛나는 키보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아 몇년전에 제로쿨님의 블로그에서 수많은 멤브를 보았지요...
저도 멤브를 거의 방출하고 남은 RT235 NIP이 두어개쯤 있을듯 한데 찾게되면 입양 바랍니다. ^^
리뷰 정말 잘 봤습니다. ^^
몰랐던 숨은 명기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
일자엔터를 선호하는터라 그 부분에선 아주 마음에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