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기계식 키보드 입문 후, 최초로 구입했던 모델이 체리 ML-4100 입니다.

당시 대충 제가 느낀 주요 장/단점은 이렇더군요.

 

단점)

1. 키캡의 면적 작아서 조금 불편 (사용초기 오타 발생)

2. 중고라 색깔이 깔끔하지 못함

3. PS2 버젼이라 USB converter 필요

 

장점)

1. 독특한 키감 마음에 든다

2. 얇고 작고 가볍다.

3. 깔끔한 승화각인 

 

이후, 점점 욕심이 생겨서 인기있다는 텐키리스나 미니키보드를 이것저것 써보고 리얼과 해피까지 가 봤습니다만 결국은 다 방출하고 현재는 ML-4100 만 사용중입니다.

 

왜일까요? 물론 4100 이 저렴하기에 "저거 팔아봐야 몇 푼이나 받는다고?"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한가지 이유가 되겠죠.

 

하지만 4100 에게는 다른 기계식 키보드들이 가지지 못한 뚜렷한 몇가지 매력이 있습니다.

 

첫째, 키 스트로크가 짧습니다. 마치 노트북용 펜타그래프 키보드 느낌이 날 정도입니다. 4100 을 쓰다가 다른 기계식 키보드 쓰면 마치 키가 쑤욱~ 하고 한참 들어가는게 둔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참, 한가지 추가하면 스트로크가 짧아서인지 키캡의 좌우 흔들림이 적은 것 같습니다. 정확히 아래위로만 움직인다는 느낌. 근데 다른 키보드 쓰면 키캡이 좌우로 흔들흔들 하는 듯, 마치 스프링위에 키캡이 그냥 아무런 지지대 없이 달려있는 그런느낌이 들어요)

 

둘째, 키보드가 매우 작고, 가볍고, 얇습니다. 이중에서 제가 제일 장점으로 꼽는 것은 얇다는 것입니다. 다른 기계식 키보드는 키보드가 두꺼워서 팜레스트 없이는 손목이 쉬 피로해지더군요. 그렇다고 공간 확보를 위해 미니 키보드를 쓰면서 키보드 만한 크기의 팜레스트를 또 따로 사용할 수도 없구요.  

 

세째, 키감입니다. 물론 해피나 리얼 포함하여 키감 좋은 키보드 많습니다. 하지만 4100 의 ML 키감은 또 다른 맛을 선사합니다. 어떤 것이 낫다 좋다가 아니고 서로 다른 맛이라고 생각 됩니다. 어떤 놈은 키가 바닥을 칠때 챙챙 ~ 하는 금속성의 느낌... 또 어떤놈은 쩔걱쩔걱 하는 느낌, 어떤 놈은 마치 마작패를 탁탁 치는듯한 약간은 차갑고 정밀한 듯한 느낌... 다양한 느낌이 있겠습니다만 4100 은 제 개인적으로 가장 또각또각~ 이라는 의성어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가격이 매우 착하죠. 아마도 이 가격에 이 정도의 재미 (키감뿐만 아니라 크기, 얇기등을 전부 고려해서) 를 주는 키보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4100을 현재도 주력으로 쓰면서 약간의 욕심으로 이것 저것 들여봐도 결국은 4100 이 다른 놈들을 다 쫓아내더군요. 평생 가져갈만한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키보드질(?) 안한지 오랜만에 동호회에 들어와 횡설수설 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