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G80-3484를  꽤나 오랜 시간동안 구하려 했습니다.

대략 1년 정도는 족히 된 듯 합니다.

그 목적은 키보드 자체라기 보다는 하우징과 키캡을 쓰기 위함이었습니다.

투톤 베이지 3000을 주력으로 쓰고 있었는데, 이게 나이를 먹다보니 하우징이 색이 변하더라구요.

검은색은 썬텐에서 좀 자유로울꺼라 생각해서 하우징과 키캡을 바꾸어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구하다 구하다 안돼서 결국 얼마전에 NCR윈키레스 하우징을 썰어서 윈키로 만드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http://www.kbdmania.net/xe/3377245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얼마전 G80-3484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음...

뭐야...  며칠만 기다릴껄....ㅡㅜ

 

크기변환_3484.JPG

 

이넘의 최초 출시는 2006년 즈음 입니다.

갈축 3000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서 나온, 순정상태의 3000 갈축입니다.

순정 갈축 3000은 아마 이게 가장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확한 모델명은 G80-3484HKCUS이며, 제조국은 독일입니다.

당시 체코에 공장이 있어서 주로 그쪽 물건이 많이 들어왔는데, 이게 독일 제조인것을 보면 독일에도 라인이 남아있기는 했는가 봅니다.

검은색 이색사출 키캡과 검은색 바디가 채용된 제품이며, 인터페이스는 usb/ps2 콤보입니다.

 

이넘을 구한 소기의 목적,  키캡과 하우징의 촵촵을 위해 분해를 하였습니다.

근데... 이건 뭐임?

 

크기변환_3484지지대 상판.JPG

 

크기변환_3484기판.JPG : 체리 G80-3484 - 세상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3000과 다를 바 없었는데 뜯어보니 영 딴판입니다.

하우징 아래쪽은 원래 걸리는 정도로만 체결되었는데, 이넘은 4개의 걸쇄가 상하판을 꽉 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우징 중간의 지지봉도 다릅니다.

 

크기변환_3484지지대.JPG

 

보시다시피 원통형의 커다란 지지봉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더 작은 기둥형태였습니다.

상판을 보면 더 명확하지요.

 

크기변환_상판비교.JPG

 

그리고 옛날 것은 요렇게

 

크기변환_크기변환_3000하판.JPG

 

나사 체결이 가능하였으나, 3484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우징과 기판의 형태가 예전 생산품과는 상당히 다르며, 결론적으로 호환불가능입니다.

머야 이거... 왜 샀어... ㅜㅜ

 

컨트롤러 역시 다릅니다.

예전에는

 

크기변환_3000컨트롤러.JPG

 

요렇게 기판에 모두 붙어있었으나, 3484는

 

크기변환_3484컨트롤러.JPG

 

요렇게 별도의 컨트롤러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기판에 요상스런 나사로 연결되어있어서, 억지로 분리하면 되돌리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기판의 등짝은

 

크기변환_3484기판후면.JPG

 

요런 모양입니다.

ROHS마크까지 있네요.

 

다리는 11800 등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것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크기변환_3484다리.JPG

 

지금까지 본 체리 중 가장 골때렸던 넘은 요넘인데(http://www.kbdmania.net/xe/517117), 3484도 만만치 않습니다.

키감은 머... 걍 쓸만합니다.

순정상태의 체리 3000은 통울림도 많고 기판이 부실해서 키감이 이쪽저쪽이 들쑥날쑥하기 일쑤인데, 이넘은 그래도 좀 나은 편입니다.

 

이번에는 키캡입니다.

크기변환_크기변환_키캡비교.JPG

 

왼쪽은 3484의 검은색 이색사출, 오른쪽은 몇년동안이나 혹사당하는 투톤 베이지 이색사출입니다.

둘다 닳을만큼 닳았는데, 번들거림은 검은색이 더합니다.

투톤 베이지는 약간의 변색이 있기는 하지만, 번들거리는 것이 훨씬 덜합니다.

아마 색상에 의한 차이인 듯 합니다.

청소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검은색이 더러움이 더 눈에 띄더군요.

결론적으로, 소기의 목적을 위한 구매는 완전 실패입니다. ㅡㅜ

 

크기변환_크기변환_떼샷.JPG

 

체리, 알프스, IBM 등 얼추 돌기는 돌았다고 생각하고 다 팔아버렸었는데, 어느새 이만큼이나 되었습니다.

특히나 체리를 좋아해서 체리만 여러대가 되었네요.

3484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강판 개조가 되어있습니다.

보강판 개조가 잘 된 것은 체리의 오리지널리티를 간직하면서도 그것을 훨씬 능가한다고 느껴집니다.

 

위로부터

-구형청축化 개조, 철판 보강

-구형흑축, 알루미늄보강

-구형갈축(5000, 5100), 알루미늄보강

-구형갈축(11800 혹은 1800으로 추정, 1800일 가능성이 높음), 철판보강

-3484(순정)

 

사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는게 이 취미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매일 매일 만지는 물건이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암튼간에....

3484의 구매는....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준... ㅜㅜ

케이맥이라도 빨리 왔으며 좋겠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