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건 작년, 대학교에 입학하고
프로그래밍 동아리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부터였습니다.
동아리 방에 놓여진 아론 기계식 키보드.
그 경쾌한 타격감과 '내가 정말 타이핑을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클릭소리가 저를 유혹하더군요.

당시 저는 MS 엘리트 셋트를 쓰고 있었는데...결국 아론을 질렀죠//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요;; 동아리방의 키보드와는
전혀 다른 키감, 소리는 같지만 뻑뻑함에
경쾌하기는 커녕 조금만 타이핑을 해도 손이 많이 피곤하더군요 ㅠ
[나중에 알아보니 중국에서 생산되게 되면서부터 그렇다는 글을 본거 같습니다만...]

결국 몇일 쓰다가 룸메이트에게도 미안하고, 키감도 별로고 해서
[어떻게 같은 키보드의 키감이 이렇게 다를수가...라는 생각을 할정도였죠;]
동아리방에 버렸습니다. 좌절이었죠 ㅠ

그리고 해가바뀌고 키보드에 대한 기억을 잊어갈 무렵 이곳 사이트를 알게되고..;;;
몇일뒤 뽐뿌를 견디지 못하고 프로2를 구입해버렸습니다..[ㅜㅜ 그것도 펀샵에서요ㅠ]
[덕분에 여름에 돈을 메우느라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구입은 순조로웠지만 사용은 험난했지요.
받은 후 사용을 하려 하자 왠일인지 제 컴퓨터에서는 usb기기가 잘 인식되지 않더군요 ㅠ
다시 좌절.... 룸메이트 컴퓨터에서는 너무나 잘 된다는게 야속하기까지 했습니다.
키보드를 바꾸려고 했다가 결국 컴퓨터를 고쳐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포멧도 몇번 해보고 ㅠㅠ 아무리 애를 써봤지만...실패.
결국 제대로 한번 타이핑하지 못하고 두달간 봉인했지요

봄학기가 끝나고 'ㅁ' 이러쿵저러쿵해서 결국 컴퓨터를 고친 뒤 [메인보드의 문제였습니다.]
그제서야 프로2와 저는 제대로된 첫 만남을 가질 수 있었죠.
제가 알고있는게 없던지라... 그냥 기계식키보드는 다 같을줄 알았습니다만..
[나중에 알고보니 전기용량 무접점방식이라는건 -_- 기계식과는 다르더군요]

하여튼 프로2의 키감은 뭐랄까요.... 멤브와 아론만을 접했던 저에게는
뭔가 구분감 없이 없는.... 좀 밋밋한 느낌이었습니다.
적은 반발력 때문인지 타이핑 속도도 잘 안나왔었고요....

...그래도 비싸게 주고 산건데..라는 마음으로 ms 키보드를 봉인했습니다 'ㅁ'
그리고 잠시동안에는 적응에 힘들어했죠.

남들보다는 이르게 _-_ 4살때 처음 컴퓨터를 접했고, 사용경력은 길다고 자부하던지라,
전 당연히 무각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채팅, 글쓰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지만 코딩에만 들어가면 문제가 생기더군요 ㅠ

제 코딩 습관상 &*()[] 이녀석들을 오른손으로 shift를 누르며 왼손으로 치는데 'ㅁ'
이건 완벽한 감이 아니면 오타를 자주 내더라고요,
또한 손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데도 돌기를 가끔 못찾아서 헤멜때도 있고,

게다가 vi에서 프로그래밍할때는 괜찮았는데 .net에서 코딩하게 되면서부터는 ctrl + 펑션키...
의 조합을 누르기 상당히 버거웠습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다 적응은 할 수 있더군요.
나중에는 레이아웃이 정말 옵티멀 하다는것을 느꼈습니다. 손의 동선을 최소화한 것에 감탄했지요.

그런데 문제는..다른 레이아웃 키보드에만 가면... 다시 또 헤멘다는 것이었습니다ㅠ

그리고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를 준비하게 되면서 정규 배열로 다시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회에서 개인 키보드를 허용안할수도 있고, 3명이 한 팀이 되어서 프로그래밍을 하는지라
저만 다른 키보드에 익숙하면 안되거든요.

그러면서 다시 ms 키보드[레이아웃자체는 정규키보드와 많이 흡사하죠]
를 꺼내서 타이핑하려는 순간... 손이 거부하더군요...

마치 좋은차를 타던 사람은 나쁜차를 탈 수 없다...라는말처럼 손가락이 키보드를 거부했습니다.
[결코 나쁜 멤브레인 키보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는데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다시 ms 키보드를 봉인하고 어떤 키보드를 쓸까 고민하던중
마제 영문배열이 눈에 들어왔죠/ 갈축이더군요. 디자인도 멋지고요.
그러나 구입할 수 있는곳을 못찾아서 장터 눈팅만 하던 차에
같은 갈축을 쓴 체리 키보드가 iomania에 입고되면서 체리 갈축을 한번 써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손에 익었던 프로2를 방출할 결심을 했죠.
지금은 광주로 출발했을꺼 같네요.

지금 친구에게 빌린 계림 미니 키보드로 타이핑하면서 생각하면

깊은 키 스트로크가 참 마음에 들었고,
적응해서 그런지 처음에 밋밋하다고 생각했던 반발력도 참 좋았고,
서걱서걱한 느낌도 좋았는데..
[대부분 4100을 서걱이라는 느낌으로 표현하시던데, 친구의 4100을 잠깐 쳐봤을때는
4100보다는 해피프로가 서걱에 더 어울리지 않나..생각합니다.]
떠나보냈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만 합니다.
[돈만 많다면 -_- 소장하고 새로 지를수도 있지만....학생이 돈이 어디있겠습니까 ㅠ]

어쨋든 해피프로, 한번쯤 거쳐볼만한, 혹은 소장할만한 키보드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ㅋ

이 글 쓰기 바로 전 체리를 구매했는데 기대되네요.
다들 즐거운 키보딩 하시길.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