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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앞서서...

예판 전부터 필자가  유심히 기대했던 키보드가 바로 포커 X 키보드였다. 많은 호불호를 가지고 있으면서 어쩌면 특정 사용자에게 특화된 키보드라는 생각과 더블어 이동성에 최대한 장점을 가진 포커 X...


필자가 이 키보드에 들어가기 앞서서 미니 키보드에 대한 몇가지 생각을 정리하고 이 보드의 리뷰를 작성할까 한다. 미니 키보드라고 하는 것은  그냥 작게만 만드는 키보드가 아니다.  최소한 풀배열에서 중복되는 키를 제거하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키들을 "조합"으로 만들어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특화하는 키보드이다. (가끔은 그 특화에 사용자가 익숙해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에 여러분이 미니 키보드를 선택한다고 한다면 최소한 자신의 타이핑 스타일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미니 키보드의 선택에 있어서 실패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펑션키를 자주 사용하는 유저라면 펑션열이 스탠다드 배열과 크게 달라서는 안되며, 엑셀 작업을 주로 하는 사용자라면 텐키를 대체해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각오를 해야만 한다.  포커 X와 같이 문자열만으로 구성된 미니 키보드의 경우는 글을 쓰는 분들 그리고 서버에서 작업을 하는 개발자에게는 최적의 키보드이다. 그러나 최적의 키보드라고 해도 사실상 많은 부분은 익숙해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미니 키보드 선택에 있어서 자신이 버릴 부분과 도저히 버리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구매를 해야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필자는 이 보드의 정보를 보면서 머리 속으로 많은 상상과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와 필자가 타건(지금 이 리뷰도 X로 작성하고 있다.)하는 이 순간에도 상상했던 만족도와 실제의 만족도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미니 키보드라는 선택의 기준은 절대 디자인이나 키감이 우선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텐키가 좋은가요? 텐키리스가 좋은 가요?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 아마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그 정답을 스스로 알고 있다. 즉, 스탠다드한 배열이 아닌면서 이렇게까지 최소화 된 키보드의 경우에는 본인 스스로의 타이핑 스타일을 먼저 알고 나서 접근하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미니 배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풀배열의 키보드는 커추장 스러운 항공 모함의 느낌일 뿐이고 반대로 풀배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니 배열의 키보드는 "과연 이 것을 쓰라고 만든걸까?"라는 생각이 먼저 하게 될 것이다. 결국 자신이 키보드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 키보드가 나쁜 것이 아니다.(물론 정말 나쁜 키보드도 있다. 우리는 지금 대중적이지 않은 예를 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미니 키보드의 선택에 앞서 본인이 이 키보드로 뭘 할 것인지를 정해 놓고 접근한다면 미니 키보드가 내 키보드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들며 이제부터 시작하는 리뷰는 필자가 생각하는 Pocker X의 리뷰를 쓸 것이다.


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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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키보드에서 문자열 부분만 떡하고 떼어놓은 외형을 가지고 있다. 필자의 와이프는 이 키보드를 보자 마자 이미 찜했을 정도로 작고 아담하다. 그러면서 사이즈에 비해서 키피치나 키캡의 사이즈는 풀배열의 키캡과 호환이 된다.


즉, 이 부분은 미니 키보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키피치(키캡의 중심과 그 옆의 키캡중심과의 거리)가 스탠다드 상태에서 좁거나 넓어지면 사용자는 환장한다. 그 것은 손이 기억하는 거리의 개념을 리셑해서 다시 외워야하는 것이며, 그렇게 외우기까지 타이핑을 하면서 머리는 그 거리를 계산해야할 것이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X의 경우에는 필자가 이전에 계속 소개했던 미니 키보드와 마찮가지로 풀배열의 키피치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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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X의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높낮이 조절 다리가 없다.라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높낮이 다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지만 다리를 세워 놓고 사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다리를 과감하게 버린 것은 아무래도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가 뭐가 되었던 간에 아무리 하우징이 높다 한들 습관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변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에서 옆모습을 보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계속해보자.


_Resize_IMG_6769.jpg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스텝스컬쳐2 뿐만 아니라 하우징에서 스텝스컬쳐1 처럼 기울기와 높이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높낮이 다리를 과감하게 제거했다고 생각이 들지만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사용자에게 이런 부분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서는 습관이라는 것을 쉽게 접을 수 없다. 결국 이 것은 "어...없네"의 느낌으로 다가오게 한다. 하지만 다리 없이 사용하다고 해도 사실상 크게 불편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설렁탕을 먹을 때 "간되어 있습니다. 그냥 드세요."라고 말을 해도 소금을 넣지 않으면 뭔가 아쉬운 것과 같은 느낌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습관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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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는 정말 작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30센치도 안되는 크기라는 것은 정말로 들고 다니기 좋은 사이즈이며 집과 회사 그리고 PC방에서의 활용도는 무척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크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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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강에 붉은 기판이 사용된 모습이다. 필자의 경우는 보강판의 유문에 대해서는 "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X의 경우에는 보강판을 사용하지 않고 기판 자체의 체결력을 높혀서 키감의 안정성을 확보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든다.

실제로 이동성을 고려한다면 보강판이 없는 편이 더 좋을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느끼기에 재밌는 사실은 X 는 실제 보기보다 묵직한 편이다. 마치 보강판이 들어있는 듯 한 착각을 가질 정도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아마도 시각적인 느낌과 실제의 무게가 달라서 느껴지는 착각이겠지만 마치 순정 체리 G80-3000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을 상상하면 어느정도 이해가 되리라 생각이 든다.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무게감이 실제로는 생각보다 가벼워서 느껴지는 당혹스러움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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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형으로 되어있는 USB 포트의 모습이다. 분리형은 이동시 엄청난 장점과 케이블을 둘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뒷판에 있는 딥스위치의 모습니다. 필자는 기본적인 세팅인 1~4까지 모두 OFF 로 놓고 사용하고 있고 그 기능에 대해서는 리뷰를 쓰지 않는다.


키캡과 키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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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재질로 된 키캡이다. ABS 재질의 키캡이다. 사실 뭘로 합성했느냐에 따라서 손가락의 느낌도 달라지지만 검은색 키보드에 기본 키캡이 POM 이였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X와 자주 저울질이 되는 나프촙의 키캡의 재질이 두꺼운 POM이 것에 반해서 ABS 키캡은 다소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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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의 각인의 모습과 조합키 각인의 모습이다. 필자가 예판도 되기 전에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우선은 크루즈 커서 기능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이 키보드를 디자인하는 사람이 한국인이 아니였기에 오른쪽 ALT키에 대한 부재는 조금 많이 불편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는 오래전부터 TYPE3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불편한게 없지만 그 것은 필자의 경우이고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용자는 사용 설명서에서도 명시 되어있듯이 레지스터를 설치해야하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이 번 기회에 TYPE3로 설정해서 사용하는 것도 크게 나쁘진 않다. 그러나 어떤 이유라도 자발적인 변화가 아닌 필요에 의한 변화는 불편함을 유발하게 된다. (대중적이지 않은 방법이나 소수의 특이한 방법은 다소 불편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 외에 자주 사용하는 DEL 키의 경우가 "?"키와 조합이 되는 것은 다소 의외의 배치가 아닐까 생각이든다. 보통 개발자의 경우 편집키들과 백스페이스는 자주 사용하는 키들인데 해피해킹처럼 FN+백스페이스를 DEL키로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지만 FN의 위치가 2개도 아니고 오른쪽에 위치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나..."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하지만 미니 배열에서 FN+Q의 조합은 참 마음에 드는 조합이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 키를 ESC로 크루즈 커서 처럼 고정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이든다. 그런데 ESC키가 켜져있는 상태에서 FN+~를 누르게 되면 기분상 "~"가 나올 것 같은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것 역시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이든다.


FN의 조합은 누구에게나 좋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개개인에게 설정을 할 수 있게 만들게 되면 단가가 높아질 것이니 최소한의 자유도인 딥스위치를 통해서 스스로가 키보드에게 익숙해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또한 조합의 호불호는 개인차가 큰 부분이라서 공통적인 부분만 이야기하기로 한다.


키감, 그리고 변흑

필자는 흑축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편이라서 청,갈축도 왠간하면 흑축 스프링으로 교체할 만큼 키압이 높은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X의 흑축은 필자가 사용하는 흑축과는 다소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보강판이 있어서 안정적인 키감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닥을 치는 느낌도 아닌 어중간한 압박감 같은 느낌이였다. 스프링의 반발력보다 하우징의 공간이 없어서 생기는 이질감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찰떡 아이스 같은 느낌이였다. 쫄릿할 것 같은 느낌인데 딱딱한 느낌... 결국 필자는 키캡의 높이를 변경하기 위해서 키캡을 체리 PBT 얇은 레이져 각인 키캡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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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키캡을 교체하고 나서 조금은 쫄릿한 흑축의 느낌이 조금 살아나기는 했지만 왠지 모르는 압박감은 여전히 손가락의 타이핑을 즐겁게 하지 못하지 못했다.


[순정상태+PBT 레이져 키캡 타건음]


결국 필자는 고민을 통해서 얻은 결론은 변흑으로 스프링 교체를 고민하게 되었다. 이럴 때면 X에게 보강판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당행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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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은 60 짜리 스프링으로 교체했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크게 키압이 낮아진 것은 아지만 실제로 흑축 특유의 존득함보다는 적축과 유사하면서 조금 키압이 높은 쫀득한 체감 느낌을 통해서 딱딱한 느낌이 대부분 사라졌고, 스테빌라이져 부분도 구리스로 잡음을 잡고 나니 한층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실제 LED 부분은 구분감 때문에 원래 흑축 스프링으로 놓고 나머지 부분만 교체했다.



[60 변흑의 타건음]

다소 키감을 결정하는 많은 요소들중에서 어떤 조합으로 딱딱해졌는지 모르겠지만 만약에 하우징의 체결등의 이유로 그렇게 된 것이라면 갈축이나 청축 유저들에게는 어떤 키감으로 다가오게 될지 궁금한 부분이다. 키압이 낮은 경우 바닥을 치게 되면 손에 무리가 많이 가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필자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다른 축도 테스트를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지금은 단언하지 않고 흑축의 경우만 집고 넘어간다.


마치며

미니 키보드는 언제나 호불호의 경향이 강하다. 특정한 무엇 때문에 쓰게 되고 특정한 무엇 떄문에 별로 안좋은 키보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X의 단점은 누군가에는 장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자신의 타이핑 스타일을 알고 있는 유저라면 미니 키보드 선택에 있어서 크게 실패는 없을 것이다. 무턱대고 작고 이뻐서 신제품이라 덮어 놓고 사는 것보다는 한번 이상 키배열에 적응이 가능한지 그러지 못한지에 대해서 생각 해봐야 할 문제인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크게 부담감 없이 이 키보드를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키보드였다. 다소 불편한 부분은 있었지만 그 것을 적응 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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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키캡 교체후 레터링 작업과 크루즈 커서를 쉽게 보게 하기 위해서 키캡을 개조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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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를 오늘 받아서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하루 종일 이 키보드만 가지고 작업을 한 결과는 만족스러운 편이면서도 초기의 "나와 맞는 키보드인가?"에 대해서 꼭 생각 할 수 있게끔 해준 키보드였고, 할 말은 많지만 필자의 몸상태가 별로 안좋아서 2,4,6,8,10으로 리뷰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서 죄송한 말씀을 전하면서 크루즈 방향키 키캡 작업 동영상을 끝으로 말도 많고, 탈고 많은 X의 리뷰를 여기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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