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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오늘 소개할 리뷰는 "시뱀의 흑단 팜레스트"이다. 리뷰에 앞서서 이렇게 완성도 높은 팜레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과 선물을 해주신 시뱀님에게 이 리뷰를 헌정합니다.


문진(文鎭)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등학교시절 미술 시간에 서예를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필자 또한 국민학교 시절인 1980년대에도 매년 미술시간에 서예를 하곤 했었는데 그럴 때면 반에 한,두명은 꼭 문진을 가져와서 나름의 간지를 뽐내곤 했다.

필자는 사실 네모난 쇳덩이가 뭔지도. 알지 못했거니와 왜 필요한지도 몰랐었다. 그저 필자에게 서예를 하는 미술시간(필자는 미술을 무척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은 너무도 지루한 시간 이였다.


요즘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미술 시간은 2시간인데 1시간은 신문지에 1시간은 화선지에 서예로 작성을 해서 선생님에게 제출하는데 2시간째에 팔에 토시를 끼고 화선지에 문진을 놓고 수직으로 세운 붓을 글씨를 쓰는 반장의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선비"같은 느낌이였다. 대충 먹갈고 휘갈기 듯 서예를 했던 필자와는 격이 달라보였던 느낌...


어쩌면 그 것은 모든 것이 준비가 되어서 느껴지는 격이 아니라 모든 것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에서 부터 나오는 격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린 나이에 자기 스스로 준비했겠는가? 부모님이 잘 챙겨주신 것이였겠만 그 또한 집의 내력이 아니겠는가?


문방사우(종이,먹,벼루,붓)라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이다. 그저 비싸고 좋은 것을 수집하는 의미보다는 자기 자신을 준비하고 가듬기 위한 하나의 마음 가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나름의 의미가 깊은 문방사우에 들어가지 못하는 물건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문진이다. 실제로 문방사우를 좋아하는 선비가 문진을 허투로 준비하진 않았을 것 이다. 다만 그 역활이 있으면 편한 것이고, 없으면 크게 불편하지 않은 물건이기 때문에 아마도 옵션 취급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팜레스트를 리뷰하는 문진의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바로 디지털 문방사우에 문진에 해당하는 것이 아마도 팜레스트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과거에도 문진이 없으면 돌맹이를 올려놓고 글을 썼듯이 지금도 많은 유저들은 팜레스트 없이 키보딩을 하거나 나름의 다양한 물건을 이용하여 대체품을 만들어서 사용한다. 이렇듯 팜레스트나 문진은 비슷한 운명을 타고 난 느낌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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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팜레스트 이전에는 소위 말하는 손목받침대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그건 불편한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키보드에 관심을 가지게 시작을 하면서 TG3를 사용하면서 손목의 불편함 때문에 팜레스트라고 불리지도 못하는 손목받침대를 사용하면서 5,000원짜리 대부분 PC구매하면 서비스로 주는 손목받침대 하나가 타이핑에 많은 알락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알게 되었다.


시뱀의 흑단 팜레스트

위에 말했 듯 필자는 손목받침대에서 시작해서 아크릴 팜레스트 짧은거, 풀배열 타입, 가죽 타입을 사용했을 때 가장 큰 불편함은 팜레스트의 폭이였다. 손목은 보호를 해주는데 정작 손모가지(?)는 보호를 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키보드의 스탠드를 세워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팔의 많은 부분이 바닥에 닿게 된다. 결국 손모가지까지 보호가 되는 팜레스트를 찾기 위해서 얼마 전에 구매한 것이 폭이 9Cm짜리 팜레스트였다.


전체적인 편안함이 전달이 되고 필자가 사용했던 팜레스트중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줬던 제품인데 이번에도 문제는 생긴 것이다. 손목과 손모가지는 보호를 해주는데 팜레스트가 끝나는 지점의 마감처리가 고리지 못하고 부드럽지 못해서인지 타이피을 하다보면 손목가지 끝에 칼자국처럼 자국이 생기면서 은근히 신경이 쓰이고 업무에 집중이 어려운 것이다.

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이벤트에 당첨이 되면서 시뱀님의 팜레스트를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신경이 쓰이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그 당시 11시간 가까이 리뷰를 쓰면서 시뱀님의 팜레를 사용하면서도 한번도 손목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바로 "기울기"와 "섬세한 마감" 처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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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일반 9Cm 기성 제품의 아크릴 팜레스트이고 아래는 흑단 팜레스트이다. 두 사진으로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키보드의 스텝스컬쳐 라인을 따라서 떨어지는 팜레스트의 기울기가 다르다. 


위의 아크릴 제품의 경우는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제품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쉽움 남았던 것이 수평으로 만들어져 있고 그 끝의 마감이 날카롭다(?)라는 표현보다는 무디지 못해서 실제로 장시간 사용에 불편했던 것에 반해서 아래 흑단팜레스트는 키보딩의 자연스로운 라인을 형성 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업무에 집중을 하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흑단 팜레스트를 사용해서 "와... 무지 편하다."라는 느낌보다는 아크릴 팜레스트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함과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완벽한 모습인 것이다.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좋다"라는 감탄 마저도 느끼지 못한게하는 완벽함을 제공하는 것... 필자는 이런 상태를 감히 "조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한다.


선비가 난을 치는데 문진이 자신의 역활을 하지 못하고 바람에 종이를 잡아주지 못한다면 과연 선비가 난을 칠 때에 집중할 수 있겠는가? 문진이 자기의 역활을 충실히 할 때 선비는 바람을 신경쓰지 않고 난에 집중을 하게 된다. 

이 것은 문방사우를 조화롭게 하는 역활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흑단 팜레스트 리뷰의 제목을 "디지털 문방사우의 화룡점정"이라고 정한 것이다. 


단순히 기울기 하나도 모든 불편함을 제거 된 상태이며, 끝 단의 정성스러운 마감은 타이핑시에 더 이상 필자가 손목을 신경쓰지 않게 해주었다. 물론 가죽 팜레스트도 기울기는 있었다. 2단으로 처리된 기울기는 만족스러웠지만 키보드와 맞지 않은 높이가 결국 완벽한 조화를 가지지 못하게 한 것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팜레스트의 높이 때문에 시뱀님께서는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팜레스트 밑에 붙은 고무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다양한 제품을 테스트하고 점검을 했었고 그 결과 최소한 필자에게는 완벽한 조화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나무라는 재질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용자의 몸에 맞게 변형이 될 것으로 생각이 든다. 요즘은 모든 MDF로 만들어진 책걸상을 사용하지만 필자가 학교다닐때에는 원목으로 된 나무와 책상을 사용했다. 그런 책상과 의자도 필자와 1년을 같이 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변화하게 된다. 


그런 것 처럼 흑단 팜레스트 또한 오랜 시간 필자와 같이 하면 필자의 성격대로 이 녀석도 변화해주지 않을까 감성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다소 필자가 흥분을 해서 리뷰가 아니라 찬양처럼 흘러갔지만 필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와! 정말 좋다." 가 아니라 불편한 것을 느끼지 못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니 적당히 걸러서 읽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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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 기존 기성 제품들과 흑단 팜레스트와의 비교 사진이다. 기울기와 끝선의 마감을 자세히 보면 기계 바인딩과 수제 바인딩의 차이가 보일 것이다. 아래 사진들의 키보드와 팜레스트가 놓였을 때의 비교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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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과 마감 부분의 차이 위주로 보면 확실히 차이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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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흑단 팜레스트의 오일 도포로 인한 광택을 표현하기 위한 사진이다. 처음에 이 팜레를 받았을 때 오일향인지 나무향이지 모르겠지만 그 향이 3일째 사용하면 서서히 필자의 체치와 유사해졌고, 광택고 사람의 인이 닿으면서 자연스러워졌지만 처음의 받았을때의 광택과 느낌은 저렇게 은은한 광택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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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텐키리스 키보드에 장착했을 때의 사진이며 필자의 경우에는 왼손이 키보드에서 상당히 많이 빠져 있기 때문에 상기와 같이 왼쪽으로 많이 빼서 사용하는 편이다. 


화룡점정

이번 리뷰는 제품의 길이, 각도, 성능이 아니라 어쩌면 전체적인 팜레스트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해서 시뱀의 흑단 팜레스트의 장인 정신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흑단 팜레스트가 기존의 기성 제품보다 월등하게 좋다라고는 결론 지을 수 없다. 치명적인 단점인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연이 닿아야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라는 점은 치명적이지만 강렬한 유혹은 될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명품을 만드는 기본은 "한번 더 생각한 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흑단 팜레스트는 시뱀님의 생각이 녹아져 만들어진 유니크한 명품이다. 많은 것을 생각하고 실천을 했을 것이고, 그 것을 사용하는 필자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서 더욱 더 그 생각이 굳어지게 된다.


디지털 문방사우의 화룡점정... 흑단 팜레스트가 있어서 키보드의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집중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그래서 업무(또는 키보드로 하는 모든 행위)가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장승요가 안락사 용의 눈동자의 점을 찍음으로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되는 것 처럼 흑단 팜레스트는 키보딩을 하는데 있어서 현재 자신이 가진 장비를 더욱 더 완벽하게 해주는 물건이 아닐까 감히 말하면서 흑단 팜레스트의 사진들과 함께 이번 리뷰를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흑단의 팜레스트는 필자의 감성이 많이 녹아든 리뷰라서 다소 주관적인 요소가 많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화룡점정의 이름을 가질 수 있는 많은 팜레스트들이 많다는 것 또한 리뷰 끝에 말씀을 드리면서 처음으로 팜레스트의 리뷰를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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