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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est but goodies" 이라는 말이 있다. "오래된 것이 좋은 것이다." 내지는 "오래되었지만 최고다." 라는 의미이다. 필자도 어리고 젊었을 때는 새로운 문화나 신제품이 좋았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세진 EAT1010은 필자가 젊은 시절, 어린 시절에는 새로운 키보드였을 것이다. 

이 말은 개인의 감성이 성장이 멈추웠을 때를 기준으로 이전의 물건들은 과거가 되면서 향수로 자리를 잡고, 새로운 물건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물건 또는 접근하기 어려운 물건이라 생각하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는 지금 젊은 세대들이 그렇게 될 것이고,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세진 1010이나 세진 1080은 필자처럼 중년의 나이의 분들에게는 향수와 같은 물건이다. 

오래되었다고 무조건 좋다라고 말할 순 없으며 오래되었다고 못쓰는 물건도 아닌 것이다.

사용에 있어서 이상이 없는 것은 둘째치고 중년에게는 향수를 그리고 청년들에게는 "허거덕~"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골동품과 같은 키보드일 것이다.


사설이 길었다. 필자는 이렇게 빈티지 모델을 보게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짠해지면서 향수에 젖는 것을 보니 나도 어쩔 수 없는 중년의 길을 걷는 것이 맞는가 보다. 자... 이제 시작해봅니다.


1. 외관
세월의 모든 것을 태닝이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작동 안되는 키가 없고 키감에도 전혀 무리가 없는 키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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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배열의 모습을 하고 있다. 1010K는 1010과는 다르게 엔터키가 "L" 형 엔터키이다.  또한 키보드 펑션열 위에 있는 튀어 나온 홈은 세진 구형 키보드의 특징인 것 같다. 이 녀석은 OEM 제품임이지만 툭 튀어나온 홈은 기존 모텔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전의 리뷰에서 작성했던 1080 OEM 제품과는 다르게 세진 키보드의 특징을 잘 살려내고 있으며, 기존 세진 키보드보다는 펑션키열 윗부분이 좀 더 길어보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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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ALT,CTRL키의 모습이다. 빈티지 모델답게 한영키와 한자키로 각인되어져있다. 한자 변환키가 무척이나 낯선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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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린시절에나 볼수 있었던 "품"자 마크이다. 예전에는 공산품이라고 불렸던 제품에는 "품" 내지는 "검"이라는 마크가 붙어야지만 명품 취급을 받았던 시절이였다. 그 당시에는 Made in Japan 이나 Made in U.S.A 정도가 찍힌 학용품이 집안의 재산을 대변해주던 시절이 아니였던가... 그리고 당시에는 Made in Korea는 지금과는 다르게 크게 대우 받지 못하는 시절이였다. 믿거나 말거나 중국만큼이나 짝퉁의 나라였던 과거가 있었다.


외형은 일반적인 빈티지 키보드와는 크게 다를바가 없다. 동일 회사의 1080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OEM제품인 경우에는 납품업체의 요청에 따라서 모양세는 조금씩 변화가 있을 것으로 판단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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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패드 부분의 스텝스컬쳐2가 적용된 모습, 요즘의 체리 키보드보다 아랫열이 훨씬더 많이 휘어진 것을 볼 수 있다.


2. 키감

필자가 1080을 리뷰할 때만 해도 워낙에 깨끗한 상태였고 윤활까지 된 상태라서 실제 키감의 느낌은 보정된 키감이라 생각이 들었다면 이 녀석의 키감은 과거의 세련되지 못한 둔탁함과 우직함을 가지고 있다.

청축의 청아함과 모델엠의 타격감을 가진 못했지만 나름의 가벼운 키감에 둔탁한 키감은 타자기 같은 소리가 아니라 그냥 타자기를 생각나게 했다.

사실 키감에 대해서는 요즘의 체리,알프스 등등의 키감과 비교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기는 하지만 굳이 이 녀석 안에 있는 느낌을 끌어낸다고 한다면 1080처럼 키압이 낮은 모델 엠의 느낌이 이 녀석의 타건음이라고 정리하고 싶다. 이런 키감은 분명 다르지만 들리는 소리는 역시 같은 형제인 1080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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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 키보드의 유명한 이중사출 키캡, 키캡 만큼은 어디에 내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

이것은 1082,1080, 2238 을 사용할 때만다 느끼는 거지만 이 정도 퀄리티의 키캡이 체리나 알프스와 호환이 된다면 아마 중고 장터에서 고가에 거래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키캡 만큼은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다. Kant님의 말을 빌리자면 키감의 20%이상을 좌우하는 부품이 아니던가...

또한 보강판이 들어있어서 무게 역시 묵직하고 느낌이 있는 키보드이다. 체리 스탠다드 같은 경우에는 보강판이 없어서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가끔은 기계식의 느낌이 없지만 이 녀석은 그 무게감이 하나의 신뢰로 작용하는 키보드가 아닐까 생각이들게 한다.




3. 마치며...

필자는 기계적인 성능을 비교하거나 하는 부분에 있어서 빈티지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게 아닐까 생각한다.


몇 번의 키감 리뷰를 작성하면서 1010 만큼은 이상하게 감성에 많이 치우치게 된다. 

이 감성은 사실 키매냐 대부분의 회원들과 공감할 수 없는 감성일지도 모른다. 불혹의 나이에서 느껴지는 중년의 감성을 20대,30대 초반의 회원에게 바란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일 것이다. 

나 또한 그들의 문화를 적응 못하듯, 그들 또한 우리의 문화를 적응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지금의 시간은 그들의 중년,노년까지 간다. 그들이 내 나이가 되었을 땐 지금 2010년의 시대를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그저 변하는 것은 그들이나 나나 가지고 품고 사는 또는 살았던 젊은 시절의 문화가 다른 것 뿐이다.



1010을 보내주며선 초코초코님께서는 많이 오래되었다고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받아서 리뷰를 쓰는면 필자는 초코초코님 덕분에 필자가 20살 시절인 1990년를 자유롭게 느낄 수 있었으며, 필자가 컴퓨터를 선물 받았던 1984년의 여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렇게 추억에 빠질 수 있게 해주신 초코초코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비루하고 남루한 리뷰지만 이 리뷰를 초코초코님에게 헌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리뷰는 체리 스탠다드 청축의 키감 리뷰가 준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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