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부터 데스크탑을 주욱 써오다가 노트북을 처음 접한게 96년 팀 공용노트북으로 구입한
컴팩 놋북이었습니다. 아마 386급으로 생각됩니다.
화면도 작고 해상도도 떨어지는 (800*600) 넘이었고 지금은 보편화된 터치패드도 없이 화면
한귀퉁이에 트랙볼 마우스가 내장되어 있는, 지금 생각하면 허접하기 짝이없는 그런 넘이었지요..

관리담당자로 주로 제가 썼었는데, 딱 하나 마음에 드는것이 처음 접해본 노트북 키보드의 키감이었습니다.
그땐 키보드 형식이 기계식인지 러버돔인지 팬터그래프인지 관심도 없던 때였고 그저 조용하고 조그맣게
들리는 노트북 키의 타이핑음이 좋았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1에서 이단헌트가 맥스에게 세계 각국어로 메일보낼때 나던 그런 키 타격음...
저만 유심히 들었나요?)

한참 노트북의 팬타그래프 키보드와 데스크탑의 싸구려 키보드를 번갈아 쓰다가 완전히 노트북으로
갈아탄게 2005년이었네요.. (싸구려 키보드 오래도 썼습니다.)
타이핑 스피드 800 쯤 기록하던 나름대로의 고속 타이피스트라 생각해서 아이락스의 팬타그래프
외장형 키보드를 구입해서 노트북에 연결해서 썼습니다.
그때만해도 외장형 팬타그래프 키보드가 그리 많지 않던 때였죠..

하지만...
노트북 (엑스노트) 자체 키보드에서도, 외장형 키보드에서도 예전에 컴팩노트북에서 느꼈던 그런 키감은
느끼기 힘들더군요..

그런 밍숭맹숭한 타이핑 생활을 하던 중에, 이상하게도 컴팩 노트북 이전에 집에서 썼었던 뉴텍컴퓨터
(기억하실라나요..)에 딸려나왔던 키보드의 키감이 그리워지데요..

뉴텍컴퓨터 중에서도 SCSI 형태의 하드디스크를 최초로 달고 나왔던 모델이었는데 키보드를 누를때 마다
착착 소리가 나는 그런 놈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게 기계식 키보드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기억에도 어슴푸레한 그 키감을 찾아서 웹서핑질을 하던 중 "키감은 기계식이다!!"라는 네이뇬의
지식in 대답을 듣고 그만 지름신 강림... 키보드매니아 사이트 발견, 아이오매니아 사이트 발견...
마제스터치 넌클릭 구매까지 약 이틀만에 해치워버렸습니다.
마눌이 옆에 있다가 미친넘 취급합디다.. (지가 무슨 프로 타이피스트라고...) ㅡㅡㅋ
꿈에까지 나타나는 걸 어떡하라고.. ㅡㅡㅋ

서론이 너무너무 길었습니다.. 지금부터 사용기 드갑니다..

포장상태 및 외관은 키보드매냐에도 너무 많은 사진이 있어서 생략하고... (아... 지긋지긋한 귀차니즘..)
포장을 열기보다는 찢어발기다시피 해체하고 그 옛날에 두들기던 뉴텍컴퓨터 키보드의 키감을 상상하면서
마제의 키를 눌러보았습니다.

어..... 뉴텍꺼 하곤 느낌이 많이 다르군요... 스페이스바의 키감은 비슷합니다. 투컹투컹거리는 소리까지..

부드럽게 눌러지긴 합니다.. 만.. 뉴텍이의 착착 거리는 소리는 나지 않습니다.
그저 플라스틱과 플라스틱이 맞닿는 듯한 소리 뿐.. 아마 넌클릭이라 그렇겠지요..
뉴텍이보다 키압도 작고 소음도 작습니다.

어떤 소리냐 하면...
제가 영화와 애니메이션 광이라 예를 주로 그런쪽으로 들겠습니다.
에반게리온 애니에서 마기의 관리자 (이름이 리츠코였나요?? 가물가물..)가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릴 때
나는 바로 그소립니다.. 궁금하신 분은 예전 에반게리온 티비판을 한번 보시길....

실망만 한 것 같은데... 그렇진 않습니다..
기존에 쓰던 키보드가 아이락스 팬타그래프 형식이라 그넘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쫀득하고 적당한 타격음
이 맘에 듭니다.. 다만 눌리는 깊이가 팬타그래프의 그것과는 차이가 많이 나서 좀 헤메고 있습니다.. ㅡㅡㅋ

104키라 Alt 키와 한영전환키가 같이 있습니다만 전혀 신경 안쓰입니다.
Ctrl 키와 같이 있는 한자 키는 아직 안 써봤습니다.
키에 무광 코팅이 되어있는데, 제가 기름이 좀 많은 체질인 관계로 하루만에 키 상단이 빤딱 거립니다.
손톱을 짧게 깎고 다니는 편이라 긁히는 건 잘 모르겠네요..

오늘 사무실 갖다놓고 쓰는데 아무도 키보드 바뀐걸 모릅니다.. 섭섭하구로...
하지만 타이핑 하는 입장에서는 예전 팬타그래프보다 소음이 좀 있다 보니 신경 쓰이는 정도입니다..
옆에서 들으면 '일 열심히 하는구나..' 싶겠지요..

예전 뉴텍이의 소음있는 키감을 느끼려면 클릭을 하나 더 사야 할까요??
이거 사면서도 미친넘 취급 받았는데... ㅡㅡㅋ
지방에 살아서 직접 두들겨 보지 못한다는게 아쉽습니다..

이상 허접한 기계식 복귀기(?)와 사용기 마칩니다.. ^^*

이넘의 소리도 맘에 들지만 꿈에 나타나던 그런 소리가 아니라 1점 감점.. 9점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