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Extended ll FLSS


##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실력도 없다. 아는 것도 없다. 타인의 행보를 쫓아 가는 일은 언제나 버겁기만 하다.
각각의 사람들이 키보드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코딩하는 사람, 설계를 위해 도면을 그리는 사람, 책을 펴내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 짝사랑의 설렘으로 편지를 쓰는 사람등등.
목적은 누구나 다르지만 키보드가 수행하는 일은 항상 같다. 사용 주체의 생각으로 눌리는 키값을 화면에 보여주는 일.
여기에서 문제가 파생한다. 3천원짜리 키보드를 써도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데 왜 50만원짜리 키보드가 필요한가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와 우리를 힐난詰難 한다.
적어도 우리들에겐 '단지' 쥐를 잘 잡는 고양이면 그 어떤 고양이도 상관없다는 이론은 무용지물이라고 얘기해보지만 그 말의 정당성을 서술할 능력이 나에게 없다.
나는 그저 쫒아가기 위해 애만 써본다. 그  일이 실로 무척이나 버겁더라도 해볼 수 있는 것들은 해보고 싶어진다.
키보드의 단순한 목적을 넘어서 나의 고양이는 목적을 위한 고양이가 아니라 내 마음과 외로움의 친구라고 소심한 나는 오늘도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다.



##  집을 만들고, 이름을 붙여주고...

언젠가 일년전쯤의 사용기에서 FC-1800이라는 제멋대로의 작명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제 기억과 생각의 산물이 읽혀지고 이곳에서 한 시절의 유산이 된다는 것이 어찌 생각해보면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더욱더 한개의 단어를 선택하고 하나의 문장을 조합하고, 생각을 투영하는 일에 신중을 기해야함을 깨닫고는 있지만 워낙에 제멋대로인 인간이라 그렇게 하기가 어렵네요.


<스위치만 장착한 후>


<스위치 장착 후 키캡을 꽂고서>


<와이어링을 마치고 - 요즘 초절정 고수분들이 많이 등장하셔서 참 창피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지만..ㅡ.ㅡ>


오늘 사용기의 키보드는 알프스 백축 클릭 스위치로 변경했던 Apple 확장2 에 이은 두번째 확장2 사용기입니다. 하지만 제 모양의 확장2가 아니기에 별칭으로 FLSS를 붙여봤습니다. 나치 친위대가 갑자기 생각나는데요..ㅎㅎ
FLSS는 <Functionless Slim Saver> 의 머릿글자를 따서 역시나 제 멋대로 지은 별칭을 추가했습니다.
펑션키가 없는 날렵한 모양새의 키보드는 이곳에서 무척이나 오래된 제 바램이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올드델의 맘에 들지 않는 하우징을 버리고 속 내용물과 키캡과 블루 스위치를 기반으로 한 '펑션키 없는 슬림 세이버' 를 구상해왔지만 생각만 있을뿐 생각을 현실화할 기술력이 제게 없었기에 고수분들께 부탁을 드려볼까 하는 맘을 많이 가졌었습니다. 하지만 기판과 보강판을 잘라야하고, 와이어링을 해야하고, 아크릴로 하우징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할만큼의 뻔뻔함이 제게 없었기에..
그런데, 그냥 생각만 하던 것이 현실화 될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문제의 핵심인 와이어링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볼 때 어쩌면 자신만의 키보드를 만드는 일에 있어서 가장 쉬운 일은 와이어링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만 어쨌거나 키보드의 핵심인 키입력 구현의 중심점은 와이어링 이었기에 그것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오랜 바램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습니다.





드디어.. 올드델을 한대 구했지만 모 회원님께 제공해드리게 되어 다른 키보드를 물색해보던 중 신쿠지님이 부품용으로 쓰라고 주신 확장2가 한 대 생겼습니다. 원래는 확장2를 이용해서 슬림 세이버를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이 녀석을 이용하여 세이버를 만들어 보게 됐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글 승화인쇄 키캡 때문이었습니다. 저 자신은 한글 키캡을 쓰지 않지만 이 키캡을 보니 영문 자판은 없어도 되지만 한글 키캡이 있으면 편한 오랜 친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은 제가 닥달해서 한글자판이 없어도 타이핑을 할 수 있긴 하지만 가끔 버벅대기에 제가 한글키캡이 있으면 어떻겠냐고 물어보니 "있으면 편하겠지"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세이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펑션키가 없는 내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갖고 싶어했던 제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펑션키 부분을 배제시켰고, 저와는 달리 그래도 가끔 펑션키가 필요한 친구를 위해 펑션키 부분을 따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 부분은 usb컨트롤러를 가진 멤브를 아직 확보하지 못해서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확장2는 원래 하우징을 쓰지 않고 아크릴 등으로 하우징을 만든다면 하우징 자체가 굴곡으로 인해 높낮이가 심한 편이고 그 차이를 키캡의 높이로 커버하고 있는 키보드이기 때문에 사진상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단부로 갈 수록 아크릴 하우징 밖으로 키캡이 많이 올라와 있슴을 확인하실 수 있을겁니다. 펑션키까지를 아크릴로 하우징을 만든다면 매우 높은 가공력을 필요로하겠죠. 펑션키가 없는 키보드가 제 바램이었기에 약간의 키캡 돌출은 감수할 수 있지만 전체키를 쓰는 세이버를 구상한다면 하우징의 상부가 수평에 가까운 (예를 들면 WYSE같은) 키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듯 합니다.



<사용하는 손목 받침대와 딱맞는 사이즈>


아크릴 하우징 만들기는 이미 다른 고수분들이 사진게시판등을 통해서 많이(?) 보여주셨기에 저도 어떻게 해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바램에서 시작됐는데 생각처럼 단순한 것만은 아니더군요. 우선은 절단을 위해 치수를 재야 하는데 특별한 공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줄자를 이용해서 재야했기에,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거 같습니다. 막상 비용을 지불하고 아크릴을 주문했는데 맞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다시 재고 또 재고.. 그때마다 조금씩 차이나는 수치는 아크릴 하우징 만들기에 있어서 가장 버거웠던 부분 같군요.
여하튼 두 번의 실패를 겪었는데 그 첫번째는 아크릴 색상을 잘 못 선택한데 있었습니다. 아크릴을 주문할 쇼핑몰에서 보여지는 백색 반투명 아크릴의 느낌이 무척 좋아서 백색 반투명으로 주문 했는데 일전에 주방의 '도마' 버전 이라고 불리우는 백색 아크릴을 쓴 하우징과 별반 차이없는 도마 느낌에 심한 좌절감을 느꼈습니다..ㅠ.ㅠ 그리고, 나사체결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서 그냥 본드체결식으로 해결 하려고 했는데 본드결합 방식은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저처럼 수전증에 손재주가 진짜 없는 사람에게 깔끔함도 있어야만 하는 본드결합 방식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회원님들을 볶아서 나사체결에 대한 얘기도 전해듣고 나사를 수급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서 나사를 구하러 청계천에도 다녀왔습니다. 물론 생각대로 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었지만 나사와 고무다리를 확보해 놓고 새로이 재단한 도면을 업체에 보냈고 투명 아크릴이 도착을 했습니다.
뀨뀨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제작에 있어서의 오차를 감안해야했지만 오차에 대한 감각또한 경험의 산물이기에 그저 치수대로 주문한 아크릴은 생각처럼 맞지 않았고 나사를 결합하는데 퇴근 후 이틀을 소비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키보드의 멋진 모습에 반한 것도 잠시 요즘 손에서 뭘 잘 놓치는 탓에 키보드를 들고 책상위로 옮기다가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고 케이스가 깨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두번의 실패에 따른 좌절감은 꽤 큰것이어서 다 엎어버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완성된 키보드를 받고 좋아할 친구생각에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하나의 완성품을 내지 않고 다른 것에 도전할 수 없었기에 이것은 꼭 완성되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번째 도전에서야 완성의 결실을 보았습니다. 미끄러짐이 큰 아크릴을 잡을 때 바닥면까지 잡고서 옮겨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언제나 초절정 고수분들의 산물로만 여겨졌던 그런것을 나같은 마이너스의 손을 가진 허접한 인간도 만들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기쁨도 경험했습니다.



<고무다리를 부착한 모습>


<키보드 바닥면의 모습 - 컨트롤러로 인해 비는 공간을 좌/우 가운데를 아크릴로 지지하고 있어서 키보드가 출렁이거나 하지 않는다>


쓸데없이 개인적인 얘기만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네요. 최고의 몸매를 가진 여자연예인들도 다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하듯 첫 작품인 이 키보드도 나중에 다시 도전한다면 좀 더 개선하고픈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큰 단점으로 생각되는 하우징의 전체적인 두께문제는 바닥면에 위치해야 하는 컨트롤러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이 부분을 좀 더 최대한 낮게 한다면 키보드의 전체적인 두께와 높이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지금은 키보드 개조에 손댈 여력이 없고, 키보드들도 다 시골에 있기 때문에 다음 하우징 제작품은 꽤 오랜 시간이 걸려야 완성될 듯 하네요. 새로이 키보드를 구입해서 개조할 금전적 여력이 없기에 가진 키보드를 개조해서 몇 회원분께 선물하고픈 희망사항이 있습니다. 키보드를 선물하고픈 세명 정도의 회원분이 계시는데 잘 될지는..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네요. ^^



##  희귀하다rare 는 말이 가지는 권력성

'레어품' 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키보드, 또는 스위치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귀한 물건을 소장하고 있다는 우월성 이전에 한 집단의 소유하고픈 의지의 발현이 가지게 되는 단체의 권력성이 부여되는 듯 합니다.
레어한 무언가를 소유하게 되는 이는 표면상의 우월감안에 감춰진 소수의 것에 부과된 집단의 권력성을 암묵적으로 즐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또한 그런 감춰진 힘에 지배받는 우매한 민초일터이기에 레어품 소장을 자랑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부러워하며 배아파하며 살 수 밖에 없는.. 그냥 그런 사람인 듯 합니다.
노바님이 늘 말씀하시듯 키보드가 언젠가부터 자신의 머리꼭대기로 올라가 자신을 지배하게 되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권력성의 지배를 받는 대다수 민중의 선에서 즐기는 것은 좋겠지만 보이지 않는 힘의 노예가 되어 끌려다님은 진심으로 조심하고 경계해야할 일인 듯 합니다.
말은 늘 이렇지만 제 마음은 왜 노예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네요..ㅎㅎ





알프스 핑크 스위치는 블루만큼의 희소성은 아니겠지만 '도각거림의 지존' 이라는 오랜세월의 의미부여를 통해 그 자체가 하나의 상징성을 가져 버린 듯 합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바라는 스위치로써의 의미를 가짐을 넘어 '핑크 스위치' 라는 단어 자체가 독립적인 힘을 가진 채 알프스 블루 클릭, 체리 구형 청축 이라는 이름과 함께 힘의 균형을 이루는 삼각형의 한 꼭지가 되어 이곳을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라 본다면 저 자신이 이곳에서 늘 기우뚱거리고 위태해 보이는 것은 힘의 삼각형의 한 축인 체리 구형 청축을 만나지 못하고 있음에서 기인한다고, 그래서 일부러 체리 구형 청축을 구하고야 말겠다는 합리화를 하고 있지만 '만족' 이란 이름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단지로, 화수분의 반대축에 서 있는 이름이며 인간은 채워질 수 없는 단지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사는 어리석은 존재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도 전 그 텅빈 단지안에 핑크 스위치 탑재 키보드 하나를 기억에 넣어 담아둡니다. 그 헛된 의미의 시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원대한 바램과 함께...


부품용으로 얻은 스탠다드1은 말 그대로 부품용이기에 상태는 말하지 않아도 아실 듯 합니다. 원래는 영문 키캡을 쓰기 위해 얻은 것이었지만 묵은 때를 제거하는데 실패하여 포기하고 그 속에 들어 앉아있던 핑크 스위치를 분리했습니다.
때가 많이 낀 슬라이더와 먼지낀 스위치.. 이 상태의 것 그대로 스위치를 쓸 수는 없기에 슬라이더를 칫솔로 깨끗하게 세척하고 먼지낀 스위치 하부는 버리기로 마음먹고 구형 백축 스위치 한벌을 희생했습니다. 스위치 상/하부는 백축 스위치 깨끗한 것을 사용했으며 슬라이더와 스프링, 판스프링은 원래 핑크 스위치의 것을 끌어와 윤활 후 이식했습니다. 다행히도 판 스프링은 특별히 휘어짐 없이 동일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었기에 스위치 기반만 깨끗한 것을 쓰면 좋은 넌클릭 키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두 벌의 스위치를 조합하여 양품의 한 스위치를 만들었습니다.
항상 윤활을 많이 하는 편이라 고수분들의 손길에서는 눅눅하다는 평이 나올 것도 같지만 막손인 제게는 참 좋은 느낌을 주는군요. 가장 오래전에 만나봤던 확장1 오렌지보다 좀 더 가벼운 느낌을 받습니다. 원래 사용감 적은 핑크 스위치는 오렌지보다 무겁다는 것이 정평이지만 가벼운 느낌을 받는 것을 보면 스프링의 사용감이 많았던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러버돔의 탄성이 죽은 해피해킹의 느린 반응감이 주는 답답함 같은 건 아니지만 오랜 시간 사용된 스프링이 주는 가벼워진 느낌은 애써 가벼움을 추구하는 이곳에서는 환영받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스위치를 두 벌 조합하고 윤활한다라고 간략히 표현하는 문장 안에 숨겨진 고되고 고된 노동의 시간은 사실 경험해보지 못하신 분은 알기 힘든 부분입니다. 분해결합이 쉽고 빠른 체리 스위치와 달리 까다롭고 조심스러운 알프스 스위치 분해결합은 최초로 했던 왕 키보드에서 다시는 하지 말자 했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해왔고, 이번에도 하게 되고, 앞으로도 하게 되겠죠. ^^;

  



키감은 어쩌면 도식화된 언어에 의해서 의식안에서 구현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역시 그 도식화된 활자를 보면서 커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핑크 스위치를 신격화(?) 해왔을 것이고, 그저 무조건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더군요. 하여 이번에는 키보드를 실 사용할 친구에게 타이핑을 시켜보고 그 느낌을 얘기해봐 달라고 했습니다.
보강판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는 친구지만 역시 사람의 손은 대단하더군요. 책상위에서 같이 놓여있던 보강판 없는 Deck 파란불과 비교타이핑을 해보면서 (같은 넌클릭이기에) 덱은 바닥에 닿지 않는 느낌이 좋고, 이번에 만든 키보드는 더 내려가줘야 할 거 같은데 뭔가가 바닥에 부딪히는 느낌이 과히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덱 백축의 활발하며 섬세한 느낌이 더 좋다고하는군요. 추가 부연 설명을 하자면 자신이 쓰는 0.2mm의 펜이 deck의 느낌이라면, 알프스 핑크의 느낌은 더 굵은 지름의 볼이 사용된 펜을 쓰는 느낌이라고 하네요..ㅎㅎ 그러면서 제가 예전에 선물해줬던 1800 청축의 경쾌한 느낌이 가장 좋았다고 하는 걸 보면 역시 클릭 키보드가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확실한 어필이 될 수 있음을 새삼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키감에 대한 결론은..뭘까요? ^^
다수의 사람들이 좋다라고 하는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그럴만큼의 합당한 무언가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지만 다수의 느낌이 소수의 느낌 모두를 덮을 수는 없겠죠. 활자화된 키감의 정답은 오므라이스 표면을 계란지단으로 싸놓았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반드시 볶은 밥이 들어있지 않다는 것은 아닐지 황당한 결론을 내려봅니다. 다른 이들이 오므라이스라고 하니 이 안에는 반드시 내가 좋아하는, 또는 좋아할 맛있게 볶아놓은 밥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사전지식이 주는 생각의 눈속임일 수 있다는 것을..
키감은 계란 지단안에 밥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들어 있을지 모르니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떠먹어 본 후에 정의하고 얘기할 것.. 여기까지 적다보니 점심 시간이 다가왔네요. 배가 고팠나봅니다. 이해해주세요..ㅎㅎ



## 끊임없는 기다림을 배우며...



또뀨 세이버 윈키리스 버전의 공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 자금이 확보가 안된터라 참가를 못하고 있지만 윈키 버전이 나오고 금방 나올 거 같았던 윈키리스 버전이 나오는데 정말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루는 지겹지만 일주일, 한달이 얼마나 빨리 흘러 가는지 다들 아시겠죠.
이곳에서의 삶이란건 항상 그렇지만 조바심 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곳에서 배우는 건 개조에 대한 어설픈 내공이 아니라 뭔가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끊임없는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을 배우는 것에 다름 아닌 듯 합니다. 만들고 싶은 것이 있어서 재료를 구함에 조바심을 내면 정작 자신만 힘들어집니다. 필요한 것은 긴 시간을 두고 구하다 보면 100%는 아니지만 대부분 얻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를 보신 분들은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으시겠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뭔가를 하고 싶을 때 굉장히 성격도 급하고, 빨리 빨리 만들어야 하고, 재료도 미리 다 구비해놔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성격인지라 이곳의 생활에서 구해지지 않는 것들 때문에 속 끓인적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한 템포 성질 죽이는 훈련은 많이 된 듯 합니다..ㅎㅎ
지금 무언가를 열심히 갈망하는 동지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급한 마음으로 서두르면 넘어진다고.. 기다림을 배우고, 그리고 지금 쓰이지 않는 무언가도 언젠가 쓰임이 생길 수 있으니 잘 보관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키보드.. 키보드를 사들이고 개조를 한다고 즐거움과 행복이 여러분의 것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키보드 매니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우리들이 살아감에 있어 키보드가 빠진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기다림과 인내의 계절 위에서 살아가는 것과 나에게 있어서 키보드의 의미 모두를 찾는 시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여름이 성큼 가까워졌습니다. 짜증은 덜어내고 행복은 넘치도록 채워가는 날들 되시길 부엉이가 염원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 감사함을 전하며..



이번 사용기의 키보드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만큼의 의미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을 거 같네요.
아크릴 하우징 제작에 조언과 도움, 그리고 새로운 소재에 대한 숙제를  남겨주신 꾸락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소규모로 가공해주는 업체를 찾지 못할 거 같네요. 숙제는 그냥 숙제로 남겨둬야 할 듯..)
사용 스위치의 기반인 된 알프스 백축 클릭 스위치를 무상 제공해주신 민성아빠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어디 가셔서 요즘 전혀 보이지 않으시네요)
메탈 스티커를 공구해주시면서 공구의 힘겨움을 배우셨을 이온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보내주신 컴퓨터 부품들 아직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 동생이 망가진 컴퓨터를 계속 잊어먹고 가져오지 않네요)
보강판을 어떻게 자르나 걱정했는데 깔끔하게 잘라주시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도색까지 예쁘게 해주신 왕형님이신 naga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도색해주신 덕에 친구가 키보드 예쁘다고 너무 좋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했던 핑크 스위치 추출용 스탠다드1과 확장2 한대를 무상 제공해주신 shinkuzi◀님께 고마움과 말로 다 못할 감사함을 전합니다. (확장2 스페이스바 선탠 제거하느라 무진장 애먹었습니다..ㅋㅋ)
마지막으로 와이어링하는데 옆에서 와이어 길잡이용 테이프를 잘라주신 꿈꾸는 아이님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