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키보드 매니아에 들어와서 어느 키보드를 쓰는 것이 좋은지를 고심하다가 무언가에 홀린듯이 모 구매대행 서비스를 통해 지른 것이 필코 FKB91JUM입니다. 덕분에 지금은 주머니가 얄팍해져서 주변에 팔 수 있는 것들을 내다파는 상황입니다만 -.-...대행 수수료랑 해서 무려 쓴 돈이 167000원.... 구매 보증금 육만원 따로...
최대 입찰 금액을 13000엔으로 놓았는데 10000엔에서 계속 올라가지 않길래 그냥 되겠거니 했다가 잘못하면 낙찰받지 못할뻔했습니다. 나중에 누가 13000엔으로 입찰하긴 했는데 제가 먼저 입찰해서 제가 낙찰 받았더군요... (미 이베이와 야후 옥션에서는 최고 입찰가를 정해 놓고 그 금액까지 남들이 입찰해도 자동으로 올라가는 시스템이더군요...)그래도 이제 단종되어 살 수 없는 제품인데 품 얼마 팔지 않고 좋은 키보드를 사게 되어 다행입니다.  

갑자기 요즘 약간 돈이 생겨서리 이것 저것 직름신이 팍팍 강림, 본 키보드를 받고서도 약 한 5일동안 미 이베이에서 먼저 구입한 IBM 우주지킴이를 쓰다가 오늘에서야 본격 연결하고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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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깔끔한 디자인입니다. 손목 보호대의 필요 없이 케이스 부분에 손목을 거치하고 타이핑을 할 수 있습니다. 키감은 제가 찾던 적당한 반발력인 세진 기계식 키보드보다 약간 센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점이 제게 제일 맘에 드는 부분입니다. 전체적인 감촉은 기계식의 감이고 클릭의 느낌은 별로 크기 않습니다. 그리고 일반 키보드와 키캡 크기가 동일하여 일반적인 타이핑을 하는데 특수키 등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적응은 필요 없습니다. 특히나 Back Space의 자리가 절묘해서 일반 키캡의 크기를 가지고서도 헤매는 일 없고 별도의 적응기 없이 잘 누르는 편입니다.
역시 명품 답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약간 안습인 부분은 펑션키 와 하우징부분의 갭이 약간 있어서인지 안에 부품의 훤히 보입니다. 한정생산 탓인지요...
또 사용하면서 약간 안습인 부분은 숫자키 부분의 키 하나가 한글 윈도우즈에서는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고 스페이스바 바로 오른쪽의 두 키도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한/영으로 전환되면 좋을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키보드 리매핑을 하면 되겠지만 한 일주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자주 키보드를 바꿔 쓰는 저로서는 썩 내기지 않는 부분입니다. 죽은 키에 대해서도 리매핑을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고수님들 알켜 주세요...)
그리고 무심결에 Shift키를 누르고는 키보드를 힐끔 보며 괄호를 칠 때 숫자 9와 0을 쳐야 하는데 키보드에 적힌대로 8과 9를 종종 칩니다. 그냥 치는대로 안보고 치면 괄호를 제대로 치는데 이거 안되는 군요... 이건 유럽식 키보드에서도 우리 키보드랑 같은데... 좀 어렵군요...
개인적으로는 미국 키보드(이건 우리 키보드랑 별반 다른 바 없죠 뭐... 한글하고 한자키 빼놓고...), 영국키보드, 프랑스식 키보드까지 써봤는데 이점 때문에 일본 키보드가 젤 어렵군요... 쩝... 그냥 글자만 타이핑 한다면 문제 없겠지만... 쩌비...
가장 좋은 것은 스페이스바를 칠 때 약간 찰칵하는 소리가 난다는 점입니다.... 글구 NumLock 등의 LED가 파란색인게 좋네요...
뭐 아직 키보드에 미친지 얼마되지 않아 허접하지만 대략 써본 사용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