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기입니다. (__);;

한동안 체리를 등지고 고속 알프스 등정(총알이 많이 나갔습니다.--;;)을
정상어귀까지 갔다가 하산하는 길에, initialD님께서 흔쾌히 대여를 해주신
제니스 그린트리 알프스 블루 스위치 이식 키보드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한동안 체리에 빠져있다가 제가 찜한 알프스 색상은 블루와 핑크(또는 오랜지)로
축소가 되었습니다. 이미 녹축, 옐로우, 구형백축등 갈축이외의 알프스 스위치를
만져보았고, 개인적으로 리니어보다는 넌클릭이나 클릭을 편식하기 편이라 블루와 핑크를
같은 기종이라도 여러개 구매를 해보고, 블루도 몇개.. 주변에 계신 회원분
및 분당모임을 통해서 알프스 블루도 몇개 만져보게 되었습니다.^^;;

경험해 본 알프스 블루 키보드중 지금 떠오르는 건 다음과 같습니다.

1. 리딩엣지 3014 - 대구맨님 대여
2. 썬터치 블루 - 구매
3. 리딩엣지 2014 몇 대- 구매 및 대여
4. 리딩엣지 3014 - 이환진님 소개(분당모임)
5. 옴니키 102 골드 - 구매
6. SGI 900 개조버전 - 대윤님 보유품
7. 옴니키 101 개조버전 - 대윤님 보유품
8. 제니스 블루 - initialD님 대여..(오늘 소개드릴 놈이죠^^;; )

체리는 개조품, 알프스는 순정 그대로를 좋아하기 때문에 알프스 개조품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편입니다만, 위에 나열된 키보드중에서 옴니키101의 경우는, 제가 구매했던 102골드
신품에 버금가는 키감과 좋은 상태를 가지고 있는 키보드입니다.

사실 위의 몇몇 키보드들을 경험하면서, 가장 맘에 드는 키보드는 리딩엣지 블루였습니다.
제가 구했던 2014가 그랬고, 상태가 매우 훌륭한 이환진님의 3014가 그랬습니다.
물론 옴니키102 골드 신품 박스는 대단했습니다. 하루만에 제 손을 떠난것이 왜 이리
아쉬운지.. --;;

어떻게 보면 알프스 블루의 키감을 가장 잘 살려주는 키보드는 옴니키가 아닌가 싶습니다.
체리블루가 두꺼운 키캡과 잘 어울리는 것과 달리 알프스 블루의 경우는 옴니키의 얇은
이색사출속에서 가장 스위치의 맛을 제대로 살려주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옴니키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단단하고 견고한 하우징은 더욱 블루 스위치의 클릭음과 구형백축의
짤깍거림보다 약간 부드러운.. 미묘한 맛을 잘 표현해줍니다.

다만 리딩엣지 두터운 이색사출(보통의 이색사출과는 다른, 만듦새가 훨씬 좋습니다.) 키캡은
마치 NEC블루의 그것과 유사한데, 앞서 말씀드린 옴니키처럼 알프스 블루 본연의 맛은 아닌
것이 좀 더 정숙하고 중후한 느낌을 잘 살려줍니다. 이런 느낌을 매우 선호하기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하우징이 옴니키에 비해 조금 밀리는 면은 있지만 리딩엣지를 무척 선호합니다.

썬터치는 아직 경험해 보신분이 많지는 않으실걸로 생각됩니다. 치코니 키보드 OEM제품이구요,
백축의 경우 메탈로고와 플라스틱 로고 두가지가 더 있습니다. 한가지 재밌는 것은 썬터치의
경우 알프스 블루도 좋지만 구형백축이 매우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주변의 몇몇 고수분들도
썬터치 구형백축을 눌러보시고 거의 블루 스위치와 비슷하거나 더 선호하는 의견을 피력하시기도
했습니다.

서론이 무척 길었군요..--;; 그럼 오늘의 주인공을 소개해 드립니다.
frontside.jpg

제니스 그린트리입니다. 이미 그린이나 옐로우 버전은 몇몇분께서 경험, 소장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가지 이 키보드가 다른 그린트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하판입니다.
backside.jpg

아시다시피 ZKB-2X 계열의 키보드들이 하판에 철판을 가지고 있고, 그린트리의 경우 상하판
모두가 플라스틱인 경우와는 달리 이 녀석은 하판에 ZKB시리즈와 같이 무거운 철판이 덧대어져
있습니다. 매우 안정감이 있으며 타이핑시 안 그래도 견고한 제니스가 더욱 견고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제니스 그린 트리의 로고..^^;;(한때 모씨와 유씨가 800불 이상 경합을 벌였던.. 바부팅이들..)
greentree.jpg

독특한 LED키캡들..
numlock.jpg

알프스 불루 스위치 및 철판입니다.
switches.jpg
제가 알기론 이 키보드는 제니스 메니아이신 initialD님께서 몇대의 제니스 키보드를
가지고 좋은 상태의 부품만을 이용해서 개조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철판도 무척
깨끗하고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아보입니다.

단, 민감하신 분들은 눈치를 채셨겠지만 스위치의 상태가 몇개 고르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사진에서도 스위치의 색감이 고르지가 않습니다. 구형 그대로의 강한 블루감 스위치가 있는
반면 색이 좀 발해서 하늘색의 슬라이더가 보입니다.

그렇다고해서 슬라이더 색깔이 다르다고 키감이 다른것은 아닙니다. 제가 오픈한 부분보다
오히려 다른 몇개의 스위치의 느낌중 조금 걸리는 놈들이 몇몇 있습니다. 스위치를 추출한
키보드의 상태가 최상급이 아니었거나 여러대의 블루스위치를 사용하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스위치의 상태는 상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스위치중 몇개는 스위치 교체를 통해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다른 알프스블루 키보드들과 비교를 해 본다면, 전체적으로 키압이 조금 높게 느껴집니다.
정확히 비교해 보지는 않았지만, 제니스의 키캡이 여타의 알프스 키보드보다 키캡높이나
사이즈가 미세하게나마 작기 때문에 키압이 높게 느껴지지 않나 싶습니다.

체리 스위치 중에서도 구형백축의 경우가 슬라이더의 크기가 다른 스위치보다 미세하게나마
커서인지, 동일한 키캡을 갈축등에 쓰다가 구형백축에 넣으면 키캡이 꽉 물리는 것을 경험해
보신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반대의 경우 갈축에 넣은 키캡이 헐겁다고 하시는 얘기도
들어봤구요^^;;
(점자돌기 11800에 구형백축+갈축스프링이 명품인 이유가 이것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꺼운 레이저키캡도 좋지만, 구형백축이 키캡에 꽉 물려버려서 보강판 없이도 견고하고도
구분감이 있는 멋진 키보드가 되죠^^)

제니스의 경우, 스위치는 다른 알프스에서 추출해 온 것이라 동일한데 오히려 키캡의 사이즈
때문에 키캡을 뽑아내려면 꽉 물려있는 키캡을 빼내는데 힘이 더 들어갑니다.
keycaps.jpg

리딩엣지의 중후하고 부드러운 블루키감, 옴니키의 가볍고 부드러운 키감에 비교한다면
조금 단단하고 강한 클릭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드럽고 가벼운 키압을 선호하기때문에
앞의 두가지가 더 맘에 들지만, 파워타이핑을 즐기시거나 분명한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좋은 키보드라고 생각됩니다. 기존의 알프스 블루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같이 테스트해보신 대윤님과 저의 의견을 종합하자면..

일단, 무척 공을 들여서 만든 흔적이 보인다입니다. 상태가 일단 좋고 개조에 소요된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두번째, 철판 하판과 스위치 아래의 보강판으로 견고한 느낌은 거의 옴니키급입니다.
하판 철판의 그린트리 자체가 레어한 품목이기도 하지만, 상태가 무척 좋은 보강판과의
조화가 견고한 느낌을 더욱 더 살려주고 있습니다.

세번째, 스위치는 개선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윤활은 제가 별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몇몇 거슬리는 스위치는 교체를 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반적인 순정 알프스에 비해서 키압이 강하고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키캡에서 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이 부부분은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딱히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이 키보드를 통해서 체리는 개조, 알프스는 순정이 좋다는 제 굳은 의견에 조금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까지는 알프스 개조에 손대고 싶은 맘이 거의 없었는데
다음 사용기는 알프스 개조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좋은 키보드를 흔쾌히 대여해 주신 initialD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