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pfu.fujitsu.com/direct/hhkb/option.html현재 제가 소장중인 키보드 단체사진 이구요, 각 키보드에 담긴 사연들을 소개합니다.



1. IBM ThinkPlus USB Keyboard with UltraNav

먼저 정중앙 즈음에 보이는 IBM ThinkPlus USB Keyboard with UltraNav
언젠가 IBM 펜터그래프의 키감이 최고라는 소문을 듣고 질러버렸던...
역시나 특유의 쫀득한 키감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윈키의 부재로 인해 '봉인'의 운명에 처할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키보드라지요.
습관이란 그런 것이더군요. ㄷㄷㄷ



2. DELL 번들 키보드

IBM ThinkPlus 아래에 보이는 DELL 키보드...
업무용 데탑에 함께 달려온 녀석이라지요.
스페이스바 너비가 좀 작은 대신 상대적으로
한영키가 누르기에 딱 좋은 위치에 있는 녀석입니다.
(한영키는 K키 아래 정도에 있어야... ㅎㅎ  개인적인 소견)
대충~ 막 사용하기에 만만한 녀석입니다.
한동안 별 다른 불만 없이 이녀석과 잘 지냈는데...



3. 계*산업 RBK-371UHW

어느날 문득 좀 작은 키보드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수소문 하던 중 알게 된 것이 우측 상단의 키보드(계*산업 RBK-371UHW)입니다.
키배열이 미니키보드 중에서 풀사이즈 키보드에 근접하다는 것이 선택의 이유였습니다.
물론 제가 알아 본 것들 중에 말이지요.
역시 이 녀석과도 한동안 잘 지냈더랬습니다. 그 녀석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지난 8월 말, 누님네 일이 있어서 갔다가, 교체시기에 다다른 키보드와 마우스를 보게 됩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컴맹인 누님을 대신해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알아보던 중...



4. 토프레 리얼포스 86

가격비교 사이트 그 끝자락에 조용히 자고 있던 '토프레'라는 녀석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비싼 '가격'이었고,
무슨 키보드가 이렇게 비싸냐는 생각에 콧방귀 뀌고 고개를 절래절래 도리질 치는 순간,
머리 한 구석에서는 이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웁니다.

- 왜...? 비싸지...?

그리고는 검색에 들어갔고, 이런 말들과 만나게 됩니다.

정전용량무접점
차등키압
쫀득쫀득
최고의 키감
이젠 다른 키보드를 칠 수가 없어요

등등...

- 과연...? 어떤...?

결국 누님네 키보드, 마우스를 알아보다가 토프레 리얼포스 86을 지르게 됩니다.
저기 중간 위쪽에 보이는군요. 저는 화이트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화이트라고는 하지만 저는 아이보리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키감에 대한 많은 분들의 의견과는 좀 다른 생각이 있는데...
키감이 쫀득쫀득 하다고들 그러시는데,
저는 뭐랄까... 통통 튀며 미끄러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ㅎㅎㅎ
토동통통~ 토동통통~

사용 결론은...
역시... 비싼 이유가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반면
그래도... 너무... 아니... 조금... 비싸다...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녀석을 지른 이후 키보드에 대한 집착에 가속이 붙기 시작합니다.

롯*닷컴이었던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을 했었는데,
리얼포스 박스의 레*폴드 스티커를 보고 사이트에 접속하게 됩니다.

- 아뿔싸...



5. HHKB Professional 2

처음에는 리얼포스 86 영문 키캡에 눈독이 들어 사이트를 들락거렸습니다.
(결국 리얼포스 86 영문키캡은 안질렀습니다. ㅎㅎ 뭐 자랑이라구.. ㅡㅡ;)
그러다가 그러다가...

- 난... 해피해킹 프로2(HHKB Pro2)를 알게 되었을 뿐이고!

끝장 난다느니, 환상의 키보드라느니, 감동의 키감이라는 둥의 말들을 뒤로한 채...
정말 불편하기만 할 것이라고, 스스로 억지로 위안하며 잘 참고 지냈는데,
한 지인이 해피해킹을 집에서 사용하는데 키감이 너무 너무 좋다는...

너무 너무 좋아요~
너무 너무 좋아~
너무 너무 좋~

- 난... 그 말에 무너졌을 뿐이고!

결국 리얼포스 구입 이후 3주가 채 안되어 해피해킹 Pro2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해피해킹 구입 할 때만 하더라도 무각인은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백색 각인모델을 구입했는데,
이게 몇 일 쓰다보니 무각인 모델을 살 걸.. 하는 후회가 들기 시작하더군요.
왜냐하면 해피해킹의 키 개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어렵지 않게 외워졌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무각인 모델을 다시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 해피해킹 프로2용 키캡세트입니다.



6. HHKB Professional シリーズ用 キートップセット

HHKB Pro2용 키캡세트...
여기저기 찾아보았지만, 국내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pfu 일본 홈페이지를 찾아 갔는데...
9월 16일자 토픽에 이런 내용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2008年 9月16日 HHKB Professional シリーズ用 「キートップセット」を販売開始
(PFUダイレクト 限定販売商品)

번역하면...

2008년 9월 16일 HHKB Professional 시리즈용 「키탑세트」를 판매개시
(PFU 다이렉트 한정판매상품)

날짜도 잊을 수 없군요. 이 것을 본 날이 9월 18일 이었습니다. ㅎㅎ
찾아다닌 물건이 엊그제부터 판매가 시작 되었다니... 그것도 '한정판매상품'으로...!!!
마음 한편으로는, 기다리면 국내 수입이 되지는 않을까... 그 때까지 기다려 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한정판매상품'이라는 말을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라고 생각을 해버려서...

- 난 과감하게 질렀을 뿐이고!

(지금 생각해보면 'PFU 다이렉트 한정판매상품'이라는 말은 PFU 사이트에서만 판매한다는 말인 듯...
그 말은 결국 '공식적으로는 수입되지는 않을 제품'으로 생각이 됩니다.)

사진 왼쪽에 해피해킹와 백색 무각인, 먹색 무각인 키탑세트가 보이는군요.
남들이 뭐라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뿌듯~하네요. ㅎㅎㅎ

(참고로, 해외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공수를 했는데 수수료, 배송료 등 모두 해서...
생각보다 비용이 꽤 나오더군요. 그나저나 환율이 좀 잡혀야 할텐데...)

이 때부터 주위의 시선이 좀 이상해 지더군요.
불과 한 달도 안되는 동안 키보드에만 60만원을 넘게 질러댔으니...

- 제대로 미쳤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저라도 같은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쿨럭~



7. 마제스터치 텐키레스 넌클릭(갈축)

예전에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아론 기계식 키보드를 구입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음이 심해서 결국 사무실에서 추방당했고, 집에서 사용하다가 결국 '봉인'당해버린...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향수가 마음 한구석에 있었던지,
레*폴드를 들락날락 하는 동안 마제스터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안그래도 집에서 사용중인 데탑에 새 키보드 하나 맞춰줄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지난 주에 마제스터치 텐키레스 넌클릭(갈축)을 구입해서 집에 룰루랄라 들고갔었습니다.

하지만...

손에 익숙한 것이 좋다는 마눌님을 설득하지 못하고 결국 사무실로 돌아와 '봉인'되어 있습니다.
아.. 집에서 사용하는게 뭐냐구요? 아*락스 예전 모델입니다.

아무튼... 이 마제스터치 텐키레스 넌클릭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쫀득쫀득 소문난 기계식 키보드이기는 하지만 정전용량무접점 키보드 사이에서 빛도 못 볼 것 같고,
그렇다고 집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거 참... ^^;;

(정전용량무접점방식이 기계식보다 조금 나은 것 같다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소견이구요,
손에 익은 펜터그래프가 쫀득쫀득한 기계식보다 낫다는 것은 제 마눌님의 견해입니다. ^^;)



8. 결자해지, 회자정리

이렇게 키보드를 늘어놓고 보니 이제는 저질러놓은 것들을 수습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궁금했던 각종 키보드에 대한 호기심이 이제는 충분히 충족되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신랑 철 없다고 시름에 잠겨있을 마눌님의 근심도 이제는 덜어줘야 하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사진의 키보드들에 얽힌 사연입니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고,
편력기라기 보다는 구입기가 맞겠네요. 쩝...
결국 제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마눌님 애먹이는 팔랑귀 캐릭터'가 되버렸군요.
꼭 그런건 아닌데... 뭐 하나에 꽂히면 그게 문제라면 문제...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