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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의 세계가 있다.

오묘한 감각의 세계인 키보드 월드엔 각각의 스킬을 뽑내는 무수한 키보드가 있다.

그들의 계급은 각각 멤브레인, 펜타그래프, 기계식, 정점무접전으로 나뉜다.

 

가장 흔하고 접근성이 용의한 입문도 멤브레인은 전자식 키보드의 다른 말이고, 강호의 첫발을 들이는 자의 시작이다.

가장 흔한만큼 길거리에 채이는 게 멤브레인이다. 쓰면 쓸쓰록 질리기만 한다. 내구력도 약해서 몇만타 쓰고 나면, 갈아야하는

마데치나산 키보드가 바로 멤브레인이다.  멤브레인에서 각성하지 못한채 생을 접는 강호인은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멤브레인은 그렇기 때문에 강호인에게 소중하다.

 

펜타그래프은 그래서 탄생되었을까? 아니다. 멤브레인의 개량형이다. 고무를 사용해서 개같은 감각으로 강호를 오염시키는

멤브레인의 키감각을 그나마 개량시킨 것이 바로 펜타그래프다. 저기 대나무잎 먹고 있는 펜다는 아니다... 고무판대신 플라스틱판을

사용하였다. 그래서 같이 수만타를 쳐대도 HP가 덜 소모된다. 주로 노블레스 노트북사용자들이 착용하는 펜타도.

펜타는 꽤 고급스럽다. 그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제다(무슨뜻 인지도 모르고 썼다. 기름칠하기 위해) ..

저기 사과공방의 알류미뇸 펜타그래프 키보드는 그야말로 된장냄새나는 키보드의 대명사. 하지만, 된장냄새 나도 인기는 만땅이다.

저기 남쪽 바다건너 손휘공방의 팬타도 두 몫은 한다.

자.. 펜타는 멤브레인보다는 고급이다. 하지만, 내구력은 멤브레인보다 더 좋지 않다.

몇만타도 쓰기전에 박살난다. 키감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누르는 맛도 사라진다. 마치 오래된 연인의 무엇처럼.......

 

기계식은 로망이있다. 과거 전설의 시대, 무수한 영광이 그들과 함께였다.

아이비엠이 그러했고, 체리가 그러했고, 세진도 그랬었고, 레오폴드도 그러하고 있다.

된장냄새는 당연하다. 과거엔 모두들 이 전설들과 함께 했었다. 그들의 키감은 쓰면 쓸수록 날카로워졌고, 자신에게 적응되었다.

기계식 자체가 강호인에게 맞춰서 커스터마이징되는 인꽁쥐능 초감각 성장하는 키보드였다.

기본은 수백만타다. 보통의 기계식의 수명은 생산후 오늘날에도 지속된다.

기계식이 천만타의 경험치를 가지게 되면 그 기계식은 이미 레어가 된 것이다.

자. 이게 된장질일까? 멤브레인이든 펜타그래프이든 잘봐줘서 수십만타면 사망이다.

기계식은 수십만타이후 개인에게 절대종속된다.

기계식은 수백만타가 넘어서면 개인에게 커스트마이징을 넘어서 흠? 업그레이드? 된다.

기계식은 일천만타가 넘어서는 시점, 환골탈퇴되어서 기계가 사람이 되고 사람이 기계가 되는 무념무쌍의 신비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레어인 것이다.  잘 만들어진 장인의 솜씨가 깃들린 기계식의 최종점은 그런 것이다.

 

정전용량무접점

아무나 구할수없다. 구해지지도 않는다. 소문만 들리고 있다.

누군가 사용하더라도 하이레벨의 무접전키보드는 아무 주인을 맞이하지 않는다. 발음하기도 어렵다.

돈도 있고, 지름신의 축복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덩달아 오게 되는 면식수행의 주화입마에도 초연해야 한다.

한글각인과 무각, 흙색, 백색들의 무접전은 이미 살아있는 전설의 개성이다.

일련의 행운이 강호인을 덮치게 되면 그들은 이미 키보드계의 최정상을 맞이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행운도 무접전의 냉혹함은 철저히 주인을 가리게 되는 것이다.

앞서 말한 기계식의 업그레이드? 아니다. 최소 두단계의 진화형이다.

그들이 내뿜는 찬란함은 이미 왕족급이다. 외모로 먹고 들어가는 세상. 이놈의 키보드도 마찬가지다.

내구력은 최소 삼천만타부터다. 그들을 둘러싼 엑세사리(키스킨, 손목보호등의)도 기타 기보드의 기본 가격과 맞먹는다. 미쳤다.

더욱 악날한 것은, 단지 맛만 보기 위해서 그것을 보거나 만지는 것만으로도 눈이 멀어버리고, 어딘가의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게 된다는

마공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이는 멤브레인계도 펜타그래프계도 기계식계도 다 똑같다. 아니 갈수록 더 심해진다.

 

후기.

본인은 평범한 강호인이었습니다.

난 단지 업무에 시달리면서 멤브레인 키보드 3개를 본의아니게 사망시켰을 뿐이었습니다.

노트북의 펜타그래프키보드의 허약한 키보드에 저의 손가락이 타격을 주는 것이 안타까웠을 뿐입니다.

노트북키보드 망가지면 그 비싼 수리비를 어찌 감당합니까?

그래서 전 국내의 가장 가격대성능비 뛰어난 세진키보드106을 사용하게 되었을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이 되었고, 이윽고 체리키보드까지 가게된 것입니다. 그랬을뿐입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레오폴드빨강ESC에 눈이 가게 되었고,

또한 필연적으로 해피해킹마력에 빠지게 된겁니다. 그저 그랬을뿐입니다.... 흑흑..




* Sad Nova™에 의해 이미지가 본문에 첨부되었습니다. (2009/5/23 01:41)